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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국내 뷰티업계의 판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상장한 에이피알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LG생활건강을 제치고,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을 추격하고 있다. 올해 6월 상장한 달바글로벌도 K뷰티 붐을 타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업계의 지형을 재편 중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기준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6조5322억 원으로 LG생활건강(5조1072억 원)을 추월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시총은 최근 5년 사이 각각 25조 원, 12조 원대에서 5조 원, 7조 원대로 급감했다.
에이피알의 성장성은 현재 진행 중이다. 에이피알의 1분기 매출은 2166억 원, 영업이익은 546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도 컨센서스를 웃도는 성장이 예상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000억 원, 657억 원으로 전망했다.
에이피알은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하는 ‘밸류체인 내재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자사 연구소와 생산 자회사를 통해 디바이스 기술을 개발·생산하며, 주력 브랜드 ‘에이바이봄’은 감각적 콘텐츠와 SNS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달바글로벌도 ‘달바 미스트 세럼’을 앞세워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2016년 설립 이후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출은 2021년 690억 원에서 올해 3091억 원, 영업이익은 24억 원에서 598억 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9.4%에 달한다.
이들 신흥 기업은 △틱톡·인스타그램 등 SNS 마케팅 △해외 인플루언서 협업 △빠른 제품 출시와 소량 생산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ODM 업체 코스맥스·한국콜마와 협업해 초기 생산량을 1000개 단위로 낮추고, 트렌드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구조도 강점이다.
반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대량생산·면세점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뷰티 부문 매출은 2조8506억 원, 영업이익은 83.3%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같은 기간 각각 20.1%, 35.8% 하락했다. 고가 브랜드 중심 전략이 중국 애국소비와 서구 가성비 트렌드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두 기업 모두 인수합병(M&A)에서도 소극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 LG생활건강은 힌스 1곳만을 인수했다. 반면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3년간 5곳 이상의 K뷰티 브랜드를 인수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전문가들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다시 도약하려면, 제품력은 있으나 대중에 덜 알려진 중소 브랜드를 적극 인수하거나, ODM 기반의 민첩한 제품 출시 구조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고정된 브랜드 자산에만 의존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브랜드와 마케팅, 유통의 속도와 유연성이 뷰티 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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