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아이키가 뮤지컬 프리다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나섰다. 서울 유니플렉스 1관에서 9월7일까지 공연되는 이 작품은 그에게 새로운 예술적 전환점이 되고 있다.
프리다는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쇼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통증 속에서도 창작을 멈추지 않았던 프리다의 마지막 순간을 무대에 담았다. 그는 피카소와 뒤샹에게 예술성을 인정받고 프랑스 파리 루브르에 작품을 전시한 최초의 중남미 여성 작가다.
아이키는 극 중 쇼 ‘더 라스트 나이트 쇼’의 진행자이자 크루 '레플레하' 역을 맡았다. 레플레하는 프리다의 배우자이자 예술적 동반자였던 디에고 리베라를 상징적으로 재해석한 인물로 프리다의 내면과 감정을 무대 위에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번 작품 참여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특강에서 만난 교수와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아이키는 “여성으로서 프리다는 오래전부터 존경해 온 인물이었다. 첫 뮤지컬이 이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무대 경험은 충분했지만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는 뮤지컬은 아이키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노래하며 춤추고 대사까지 전달하는 건 처음이었다”며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오랜 시간 고민하며 연습에 몰두했다”고 전했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졌다. 디에고 리베라라는 복합적인 인물에 끌린 아이키는 자신만의 해석을 더해 레플레하를 구축했다. 일부 장면에서는 라틴 리듬을 활용한 안무도 직접 구성하며 감정과 움직임을 연결했다. 그는 “안무를 통해 캐릭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캐릭터에 대한 이해는 깊어졌고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어졌다. 댄서로서 눈물은 패배로 여겨졌지만 뮤지컬에서는 감정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표현이었다. “이 무대에서는 눈물도 예술의 일부라는 걸 깨달았다”고 전한 그는 보다 섬세한 감정 전달의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목 관리의 중요성도 새삼 실감했다. 선배 배우들은 “소리를 아껴라” “목을 보호하라”는 조언을 건넸고 아이키는 “뮤지컬은 감정을 소리로 전달하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무대를 통해 그는 예술가로서의 또 다른 정체성을 발견했다. 춤을 넘어 노래와 연기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고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뮤지컬 무대에서 더 오래 활동하고 싶다. 보컬과 연기 역시 계속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다를 연기하며 그는 자신과의 공통점도 발견했다. 프리다가 디에고를 향한 사랑을 놓지 않았듯, 아이키 역시 가족과 예술을 향한 헌신을 소중히 여긴다. “프리다의 사랑은 내 남편을 향한 내 마음과 닮았다. 예술에 대한 열정도 비슷한 결을 느낀다”고 했다.
그의 활동 원동력은 가족, 특히 아이에게 있다. “내 선택 하나하나가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는 걸 느낀다.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계속 도전하게 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아이키는 프리다를 통해 관객들에게 삶의 질문을 던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누구나 크고 작은 고통을 겪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이겨내고 예술이나 웃음으로 승화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뮤지컬 무대는 내게 치유였고 앞으로의 도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아이키의 첫 연기 도전은 새로운 예술의 시작점이다. 그는 감정을 무대 위에 펼치며 또 다른 서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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