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가 발주한 차량용 에어벤트 입찰에서 일본·미국계 부품사가 7년 넘게 낙찰자와 가격을 미리 짜고 들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7년 넘게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납품되는 차량용 에어벤트 부품 입찰에서 가격을 담합한 니프코코리아와 한국아이티더블유에 과징금 354억17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한다고 2일 밝혔다.
니프코코리아와 한국아이티더블유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7년 6개월 동안 현대모비스와 크레아에이엔이 실시한 에어벤트 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업체와 투찰 가격을 합의했다.
공정위는 “현대차·기아 신차 프로젝트에 쓰이는 차량용 에어벤트 부품을 둘러싼 경쟁 과정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국내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국내 완성차 생산의 80% 내외를 차지하는데 현대차 및 기아의 남품업체로 선정되는 게 중요한 사업 목표다. 니프코코리아 및 한국아이티더블유 입장에서는 현대차 및 기아의 주된 1차 공급사인 현대모비스가 최대 거래처에 해당한다.
공정위 조사 결과 두 회사는 기존에 납품하던 차종의 후속 차종이 입찰에 올라오면 해당 업체가 계속 수주하도록 합의했고, 신차종의 경우 따로 ‘수주 예정자’를 지정해 투찰가를 맞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낙찰 결과도 24건 중 20건이 합의대로 이뤄졌다.
니프코코리아와 한국아이티더블유는 현대모비스 에어벤트 구매 금액에서 최소 96.8%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한 협력사로 신차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6년 이상 납품이 이어지는 구조를 활용해 담합 이익을 유지했다.
현대모비스 입찰 구조는 협력사만 참여 가능한 지명경쟁 방식으로 운영된다. 품질·기술력·납입실적 등 6개 요소를 종합 평가하는 ‘심의입찰’이지만 가격 점수 비중이 높은 탓에 사전 가격 조율만으로도 실질적인 낙찰자 조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를 이용해 양사는 (니프코리아·한국타이티더블유) 각자의 주력 차종을 존중하고 후속 차종은 기존 공급사가 가져가도록 하는 기본 합의를 먼저 형성했다. 이후 신차종이 등장할 때는 별도 협의를 통해 수주 예정자를 정하고 그 업체가 실제로 낙찰되도록 투찰 가격을 맞추는 방식으로 담합을 실행했다.
그 결과 현대모비스 23건, 크레아에이엔 1건 등 총 24건 입찰에서 20건이 사전 합의한 대로 낙찰됐다. 일부 입찰은 제3의 업체가 가져가거나 프로젝트 취소 등으로 계획에서 벗어났지만, 담합은 7년 넘게 지속됐다.
해당 기간 니프코코리아와 한국아이티더블유는 현대모비스의 차량용 에어벤트 구매에서 최소 96.8%, 최대 100%까지 점유하며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과징금은 니프코코리아 143억3000만원, 한국아이티더블유 210억8700만원으로 책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동차 산업 분야의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적발 시 엄중하게 제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