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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생일파티 도중 아들을 사제총기로 살해한 뒤 자택에 폭발물까지 설치한 인천 송도 총격 사건의 피고인 A씨(62)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범행 동기를 둘러싼 피고인의 망상적 확신과 추가 살인을 예비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죄질이 극악하다”는 검찰 평가가 재판부에 제출됐다.
결심공판은 8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기풍)에서 열렸다. 검찰은 “피고인은 친아들을 치밀한 계획 아래 살해했고, 며느리·손자·가정교사 등 일가족에 대한 추가 살인을 예비했다”며 “자택에 설치된 폭발물이 제때 발견되지 않았다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작할 사유가 전혀 없다”며 극형을 구형했다.
사건은 7월20일 저녁 송도동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벌어졌다. 아들 B씨의 집에서 A씨의 생일파티가 열리고 있었고, 자리에는 며느리 C씨와 손자 2명, 외국인 가정교사까지 모두 6명이 있었다. 파티 도중 잠시 외출했던 A씨는 약 20~30분 뒤 귀가했고, B씨의 안부 전화를 받고 집 안으로 들어온 직후 사제 산탄총을 발사해 B씨를 살해했다.
이어 A씨는 가정교사 등을 향해 두 차례 추가로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다. 그 사이 가족들은 아이들을 방으로 숨기고 문을 잠갔고, A씨는 문을 열지 못하고 현장을 벗어났다.
수사 결과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범행 전부터 서울 도봉구 자택에 시너·세제통·우유통 등에 인화성 물질을 채운 15개의 사제폭탄을 설치하고 타이머로 자동 발화되도록 설정해 두고 도주했다. 그는 경찰에 붙잡힌 뒤 “다음 날 정오에 불이 붙도록 해놨다”고 진술했으며, 폭발물은 즉시 해체됐다.
범행 동기는 ‘망상적 피해의식’이었다. A씨는 성폭력 범죄로 이혼한 뒤 일정한 직업 없이 아들 B씨와 전처 D씨로부터 매달 생활비를 받아왔다. 본인이 이중 지원을 요구해온 사실이 드러나 2023년부터 경제적 지원이 끊기자, “전처와 아들이 짜고 자신을 고립시켰다”며 앙심을 품고 지난 1년간 유튜브로 사제총기 제작법과 자동 발화장치 조립법을 익히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기의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20년 전 구매한 실탄을 직접 개조한 정황도 확인됐다.
A씨는 아들을 살해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다른 가족과 가정교사에 대한 살인미수·자택 방화 계획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1심 선고는 내년 2월 인천지법에서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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