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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실질적 ‘안주인’이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이자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이 사실상 이미 바통을 받아들고 뛰기 시작한 모습이다. 이 같은 징후들이 최근 들어 확연히 보이기 시작했다. 정몽구 회장의 자금통으로 운명을 같이해 온 이정대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에서부터 그룹 종합기획실의 자금기능 추가 및 조직개편 등이 후계구도 굳히기를 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그룹 관계자들도 정의선 체제 행보에 대해 숨기지 않고 의중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룹의 오너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키룸의 키잡이가 정몽구에서 정의선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재계는 물론 정치권의 이목까지 집중되고 있다. 정의선 직할부서의 종기실이 강화되면서 자금관리까지 맡게 되면 후계구도의 상당부분이 완성된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가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신병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현대차그룹의 변화를 긴급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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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부회장 후계체제 굳히기 행보를 서두르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자금통이었던 최측근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정의선 체제의 종합기획실 기능이 대폭 강화되는 수순이 진행중이다. 정 회장은 증권가에서 신병설이 나돌고 있다. <사진은 올 상반기 판촉 전진대회,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정의선 부회장, 사진제휴:뉴시스 >
▲ 현대차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을 정의선 부회장
정몽구 회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며 현대차 ‘곳간통’(재무통)인 이정대 현대 모비스 부회장이 현대차에서 모비스로 옮긴지 단 열흘 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현대차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MK(정몽구)의 남자’로 불린 이 부회장의 사의표명이 주목되는 가운데 때마침 현대차그룹 종합기획실의 대폭적인 기능 강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정몽구 회장의 신병(身病)설까지 나돌고 있어 현대차 그룹 내부에 후계구도와 관련해 체제변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무통 돌연 사의표명에 ‘알력설’ 제기
이정대 부회장은 충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후 승승장구하면서 정몽구 회장과 운명을 같이해 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의표명이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정 회장의 두터운 신임 속에 현대차 경영관리실장 이사대우와 전무, 재경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요직인 현대·기아차 기획조정실장 사장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차 경영기획 및 CL사업부담당 부회장을 담당하면서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 자리를 지켰었다.
▲ 이정대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과 운명을 같이해 온 현대차의 자금통이다.
현대차 현금통이자 정몽구 회장의 재무집사로 까지 불린 이 부회장은 끝내 형사사건도 운명을 같이 하는 고난을 겪으면서 세간의 주목을 더 받았다.
그는 지난 2006년 4월 정몽구 회장의 비자금 사건 당시(재경본부장) 이듬해인 2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었다.
이 부회장은 2008년 8월 정 회장과 함께 광복절 특사로 특별 사면되면서 ‘MK의 남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 부회장이 이번에 건강상의 이유로 돌연 사표를 낸 것이 예사롭지 않게 논란이 되는 배경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모비스로 자리이동을 하면서 이미 정의선 부회장 중심의 후계체제와 파워게임을 벌였다는 ‘알력설’이 제기되고 있다.
종기실에 재경 기능 추가...정의선 체제 굳히기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종합기획실 기능이 대폭 강화돼 그룹의 무게 중심이 정의선 부회장 후계 체제로 쏠리고 있다.
그룹 관계자들도 후계 체제 구축이 본격화되는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 신병설이 나돌고 있는 정몽구 회장. 현대차는 신병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종기실은 특히 자금 부문을 대폭 강화하는 식으로 조직이 확대·개편될 것이라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의를 표명한 이정대 부회장이 담당했던 재경본부는 상대적으로 기능이 대폭 축소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으로 후계체제 구축작업이 가속화 되고 있는 중이다”고 밝히면서 “이는 종기실의 기능강화와 관련이 있다”고 공개 피력했다.
한편 정몽구 회장의 신병설과 관련해 현대차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회의에 매일 참석하고 있는데 무슨 말이냐”며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끊이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정 회장의 신병이 더 악화되기 전에 후계구도를 마무리하기 위해 공신들을 무리하게 밀어내는 인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
정몽구에서 정의선으로 측근인사 줄줄이 교체
정몽구 회장의 가신그룹이 물러나고 정의선 부회장의 측근들이 기용되는 상황은 최근 2년 동안 계속돼 온 일이다.
이정대 부회장에 앞서 지난해 12월 정 회장 가신그룹에 대한 1차 교통정리가 있었다.
정 회장의 2세대 가신그룹인 김창희 현대건설 부회장,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 노재만 북경현대 사장, 임흥수 현대위아 사장, 안주수 현대다이모스 사장 등이 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 1월에는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이현순 현대차 부회장, 양승석 현대차 사장, 조위건 현대엠코 사장 등 공신들도 지난해 초 후임자로 교체됐었다.
이번에 이정대 부회장이 물러나면 현대차그룹의 부회장은 10명으로 감소한다. 나아가 총괄 부회장은 설영흥(67·중국총괄), 신종운(60·품질총괄), 김용환(56·기획총괄), 양웅철(58·연구개발총괄), 김억조(62·노무총괄), 최한영(60·상용담당) 부회장 등 6명으로 줄어든다.
이중 설영흥 부회장, 김용환 부회장, 최한영 부회장 등 3명만이 정몽구 회장 가신그룹으로 분류된다.
반면 정의선 부회장의 측근기용은 두드러진다. 지난 2009년 5월 정 부회장의 최측근인 김경배(48) 현대차 부사장이 글로비스 대표이사에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3대에 걸친 로얄티가 강한 일꾼으로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글로비스로 옮긴 것은 정 부회장의 가신이 옆에 앉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글로비스는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의 31.8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정몽구 회장은 2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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