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은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저성장‧고주가‧고환율의 건전하지 못한 현상이 노정되고 있다. 저성장기에는 주가 하락, 주가 상승기에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지금은 그 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고공 행진하는 환율이 물가 불안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도 오르게 된다. 물가와 금리가 상승하면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서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수출이 잘되고 경제가 성장한다는데 자영업자들을 손님이 끊겨 저녁 장사를 공치는 날이 허다하다며 외환위기 때보다 더 살기 퍽퍽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높게 잡은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발이 자리 잡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7%를 돌파하며 단일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 분야와 내수 시장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소비 부진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중소기업 가동률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외형적으로는 성장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특정 산업만 독주하고 나머지는 고사하는 K자형 양극화의 짙은 그늘에 가려져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여기에 한국 금융시장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신뢰가 회복돼야 해외에 막대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수출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려고 돌아올 것이고 국민연금 서학개미들도 국내 투자로 회귀할 것이다. 이는 현 정부 정책 기조의 근본적 변화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지금은 기업 경영을 압박하는 규제 개혁과 노란봉투법 같은 친노조 정책의 전환 등 시장의 신뢰를 얻는 정책으로 대전환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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