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붕괴로 인한 네팔 대홍수 사망자가 1375명이다. 참사 12일째인 6일 실종자는 5531명이고 어린이도 600명 이상 행방불명됐다. 한국과 네팔 합동 구호팀은 5일 어퍼트리슐리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고립되었던 중국인 근로자를 구조했다. 네팔군이 한국 해외긴급구호대의 자유로운 도보 수색을 막았지만 우리 대원들은 한국인 실종자 9인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구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네팔 정부는 중국과 미국, 인도에 배상을 요구했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중국 등이 히말라야산맥 빙하 붕괴를 책임지란 뜻이다.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장관은 “선진국과 강대국의 탄소 배출로 생긴 기후변화 피해를 네팔이 감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요구를 철회했다. 중국과 인도를 겨냥한 보상 요구가 아니라던 카날 장관의 태도 변화는 강대국 눈치를 봐야 하는 약소국의 설움을 보여준다.
네팔 대홍수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여름 유럽 강물 수온이 상승해 원자력발전이 중단됐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조양기 교수는 “기후 변화가 만들어낸 복합 재난이다”면서 “강 건너 불구경 할 일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한국 원전은 연안 수온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국립해양조사원은 2100년까지 한반도 주변 해수면이 최대 82㎝까지 높아질 걸로 전망했다. 지반 침하와 극한 호우까지 생기면 연안 매립지에서 복합재난이 생길 수 있다.
정부는 복합재난을 대비해야 한다. 재해가 발생하면 수습하는 행정으론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의 심판을 막을 수 없다. 기상청은 하늘만 바라보고, 해양수산부는 바다만 쳐다보는 관행으로 어찌 연안 홍수와 원전 마비라는 복합재난을 대비할 수 있겠는가. 정부는 부처 장벽을 남김없이 허물고 정교한 통합 방재 체계를 마련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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