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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입술은 기쁘게 할 것을 알거늘 악인의 입은 패역을 말하느니라.”<잠언 10 : 32>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이제껏 문 정권에서 하는 일들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빛 좋은 개살구였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여전히 바꿀 뜻은 없었다. 방향 선회를 바라는 국민의 생각과는 달랐다. 실속은 없고, 화려한 말잔치 뿐이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2019년은 정책의 성과들을 국민들이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구상한 성과가 나올 때까지 현 정책기조를 밀어 붙이겠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문 대통령은 줄곧 “경제 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하지 못한다”고 실책에 대해 반성은 커녕 언론과 국민 인식 탓으로만 돌렸다.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해 성과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이 느끼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판단이다.
지금 국민은 경제 정책의 성과가 아니라 부작용에 허덕이고 있다. 고용은 참사 수준이고, 기업투자는 얼어붙었으며 소득 불평등은 오히려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다. 이미 최저임금 인상 폭과 속도는 우리 경제가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다. 명목상으로만 2년 사이 30%가까이 오른 데다 주휴수당 강제까지 겹쳐 소상공인과 자영업체는 초죽음 상태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럼에도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이 90%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또한 문 정권이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의 폭주가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실업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소득 격차도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문 정권이 취약계층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형상이 되었다. 누군가 잘못 보고된 보고서를 올리지 않았나 싶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 이후 소득주도성장은 성역이 되어버렸다. 더 이상 논쟁은 금지되고 반드시 완수를 해야 할 목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지금 청와대 경제라인은 큰 정부를 신앙 삼아 국민과의 싸움도 불사하는 입장이다. 노동은 대접받아야 하고 기업은 손을 봐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로 몰고 간다. 어느 정부보다 더 이념적 색채가 짙게 묻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를 인지한 기업들이 지금 살길을 찾아 납작 엎드리고 있다. 그 결과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리고, 이익 공유제를 압박 할수록 기업은 공장을 해외로 유치하거나 부품 구매 선을 아예 외국 중소협력업체로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기업은 여전히 미래에 목숨을 걸고 있는데 청와대는 대기업의 과거 잘못만 들춰내는 ‘적폐청산’ 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통을 더 잘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고 출범한 정부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한마디로 이 정부가 오만함으로 경제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이나 국민과 기업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있는 사람으로부터 없는 사람에게 고르게 분배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소득주도 성장을 정확히 지적하자면 정부에 의한 ‘이전 소득주도 성장’이며 궁극적으로 이것은 ‘국가 부채주도 성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 조세부담을 계속 크게 늘릴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성장 없이 세수가 늘어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정책은 지속 불가능 것이라고 판단된다.
현재는 우리 재정이 건전한 수준에 있다고는 하나 5년, 10년 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의도가 좋은 제도라도 실제 운용은 다른 문제다. 벌써 노동계는 노사자율성을 해친다며 연일 농성을 벌리고 있고, 경영계는 공정한 운영에 대한 의구심을 표시하며 정부의 정책에 반발하고 나섰다. 지금 청와대는 너무 비대하고, 어둡다. 현재 청와대 비서실 조직은 490여명으로 알고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미국 백악관은 377명에 불과하다. 법정 정원 450명을 훨씬 밑돌지만 미국 언론들은 377명도 많다고 지적한다. 청와대는 워낙 몸집도 크지만 권력마저 집중되어 있다. 내각을 누르고 독주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 걱정스러운 것은 동정교배(同種郊配)다. 특히 청와대 경제라인이 대다수 경제전문가가 아닌 대학교 교수 출신들로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진보성향 일색이다. 동정교배의 문제점은 집단사고의 함정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운동권은 잘못한 것을 지적할 정도의 수준일 뿐 정책에 대한 지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 정권이 특히 청와대에 특정인들을 대거 포진시킨 것이 이 같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돌아보면 경제 정책 부작용이 정치의 지각 변동을 초래한 경우는 흔하다. 무리하게 대선 공약에 집착하다. 몰락한 실패 사례는 차고 넘친다.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노무현 정권은 지역균형 개발에 목을 매달았지만 강남 아파트가 폭등하자 속수무책으로 민심이 돌아섰다. 또 박근혜 정권 역시 대선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 가 불행의 씨앗이 되면서 몰락도 시작됐다.
문재인 정권도 이런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정책 전환이 절실하게 시급한 때라고 생각된다. 새해가 되면서 내각과 청와대의 물가리가 예고되는 가운데 청와대 비서진들이 예상을 뒤엎고 앞당겨 바뀌었다. 청와대 2기 인선은 여러모로 1기와는 사뭇 다르다. 나이·경력·캐릭터 면에서 그렇다. 취임 20개월만의 개편이다. 예상은 했지만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를 충족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수의 국민은 ‘청와대 정부’로 불릴 정도로 지나치게 권한과 역할이 방대해진 청와대의 제왕적 운영방식을 바꾸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참신하고 파격적인 인사를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참신한 변화는 커녕 대통령 직계인사들을 전진 배치하는 등 오히려 친문 색채가 강하게 두드러지는 인사가 단행됐다는 평가다.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교체로 정부 2기를 시작하는 문 대통령이 어디에 역점을 두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신임 비서실장이 경기 침체의 문턱에 서서, 우리 경제가 얼마나 더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을 감당할 체력이 되는지부터 점검하고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보고서를 제출, 현상황을 알고 발표하게 했으면 한다. 세계가 노동시장 유연화와 기업가 정신 살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유독 한국만 얼치기 실험으로 삐걱대고 있지 않은가. 더 이상 진보 학자들이 골방 책상에서 궁리한 설익은 경제정책으로 한국경제를 생체실험하는 것은 무모한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세계 10위 권의 경제가 결코 표본실의 청개구리가 되게 할 순 없다. 최저임금은 물론 소득주도성장의 출구전략을 진지하게 고민 할 때다. 지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고 편성한 일자리 안정 자금이 실적만을 위한 마구잡이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무리한 집행과 전산오류 등으로 지원금이 이중으로 나가는 등 중복·착오 지급도 적지 않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막대한 나라 돈이 허비되면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선량한 국민들만 옥죄는 현실로 허탈해짐을 느끼게 만들었다. 정부는 일자리 안정 자금 집행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 예산 낭비와 불·탈법 여부를 철저히 가려야 하고, 감사원 감사 등 국민이 공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애초 일자리 안정자금을 도입한 이유가 최저임금의 과속인상이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이 불러온 후유증을 냉철히 분석해 앞으로 대통령이 이 같은 참모가 써준 원고를 읽는 코미디 연출로 비웃음을 사는 정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다수 국민들은 대선공약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요란하게 말 잔치만 하는 문 대통령에게 실망감으로 신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제도 개선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합당한 실천의지다. 특히 대통령의 리더십의 바탕은 국민의 지지다. 국민의 뜻에 따라 경제 정책의 방향을 바꾸고, 기업 살리기가 현장에서 이행되도록 챙겨야 한다. 그게 문 대통령이 신년회에서 말 한 대로 ‘국민께 더 큰 희망을 드리는 나라’를 이루는 길이다. 그러나 누구든 그 말을 신뢰하지 않고 믿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네 말로 의롭다 함을 받고 네 말로 정죄함을 받으리라”<마태복음 12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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