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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요한복음 16 : 24>
풍요와 복을 상징한다는 황금돼지해가 열린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기해년 새해 우리 경제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거시경제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당연히 국가 전체에 빨간 불이 들어온 ‘아슬아슬한 대한민국’이다.
소비·생산·투자 어느 하나 온전한 게 없다. 그야말로 만신창이다. 그나마 버팀목이던 수출에도 불길한 먹구름이 드리웠다. ‘최대 실업률·최고 취업자 증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권이 올해 처음 받아든 고용 성적표 내용이다. 지난달 실업자만도 무려 122만명에 달하는 등 19년 만에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올해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까지 침체의 초입을 지나 본격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다. 고용 참사 수준으로 악화된 일자리 기상도 역시 더욱 흐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재앙 수준의 실업난과 꼬여버린 탈원전, 흔들리는 한·미동맹 등 난항 속에서 국정과제들이 ‘빛 좋은 개살구’처럼 말잔치뿐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부는 ’사람 중심의 경제’를 지향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을 해왔다. 그러나 청년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20대 젊은이들 중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만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의 통계상 공식 실업자가 어림잡아 34만7000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다른 어떤 연령대보다 20대에 실업자가 많다.
이달 학교 졸업식이 끝나면 더 많은 실업자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기뻐해야 할 졸업이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시련의 시작이다. 올해 졸업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에코세대(1991~96년생)가 졸업하면서 구직자는 많아졌지만 경기 부진과 교육, 산업 구조의 문제로 인한 일자리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문재인 부가 일자리 예산으로 수집조원을 투입했지만 저성장·저투자로 고용이 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취업자가 전년대비 3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공공일자리를 계속 늘리고 있지만 장기적인 국가 재정 부담을 감안하면 한계가 있다.
청와대 전임 경제보좌관이 청년들에게 취직이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아세안국가로 진출하라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해외에서 제대로 일자리를 찾아 취업하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통계청도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한발 물러섰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정부는 딴청을 핀다. 건물이 흔들리고 쩍쩍 금이 가는데 인테리어로 바꾸는 말만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도대체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고용재앙은 무엇보다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린 것에 기인하는 영향이 뚜렷하다. 도소매·숙박업·음식점·사업시설관리 분야에서 일자리 18만3000개가 사라졌다.
정부가 자신 있게 내세우던 ‘일자리의 질’ 또한 곤두박질쳤다. 주당 36시간 이상 근로자는 33만8000명이 줄었고 36시간 미만은 근로자는 42만명이나 증가했다.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때문에 업주들이 15시간 미만의 쪼개기 알바를 늘린 탓이다. 이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도 4만9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주도 성장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피해는 고스란히 임시·일용직·경제적 약자의 몫이 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양극화는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생활물가가 오르고 수출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여권의 경제 인식이 계속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설 민심이라면서 현 정부의 경제성적에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한 당직자는 “이번 설 물가가 매우 안정적이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경제 성장률 1위다”고 자랑을 했다.
이런 주장이 지금 한국경제에 합당하다고 보는 경제 전문가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더욱 엄중한 현실은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던 수출이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마이너스라는 사실이다. 낙관적 전망을 폈던 한국은행조차 올 수출이 1.4% 감소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국 올해 전망도 어둡다는 것이다.
여당의 인식은 현실과도 괴리돼 있다. 최저임금 여파로 초토화 되면서 지난해 일자리를 잃은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19만5000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파는 나아가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으로 인상하고 치킨·자장면·배달료 등 생활물가를 일제히 끌어올리고 있다.
경제 현실이 이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이나 여당 의원들은 “시민이 많은 사실을 왜곡되게 알고 있다”며 “정책 방향이 옳은데 경제가 나쁘다는 프레임이 강해 국민이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다”는 식의 일방적 주장을 쏟아내고 있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국민 모두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과 최저임금 결정 기준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유독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분배)을 마치 도그마처럼 끌어안고만 있다.
그러나 정부가 여기에 매달리는 한 고용은 늪에서 헤어날 수 없다. 가격(임금)을 인위적으로 급격히 올리면 수요(일자리)가 줄게 마련이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주류 경제학자 1200명의 진단은 명료하다. 억지로 소득을 먼저 높여 성장을 끌어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이 ‘역주행 경제 정책’ 이라 불리는 이유다. 문 정부가 계속 고집을 버리지 않으면 자칫 한국 경제는 ‘고용 감소 – 소비 위축 – 투자 감소 – 고용 감소’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정책 역주행을 멈추고 혁신성장 우선으로 전환해 돌파구를 찾는 게 시급하다. 머뭇거릴수록 한국 경제는 더 깊은 늪에 빠져들 뿐이다. 하지만 비관만 해선 곤란하다. 그렇다고 더불어당민주당 의원들처럼 한 눈을 가리고 장밋빛 전망만 늘어놓아서도 안 된다. 잘못된 진단이 잘못된 처방을 불러와 엉뚱하게도 국민의 삶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아전인수식 진단으로 경제 현실을 호도하는 일은 중단돼야 한다. 두 눈을 뜨고 경제 현장의 실상을 직시할 때 경제 먹구름을 헤쳐 나갈 수 있다. ‘국민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고 현장 목소리를 들어라’는 문 대통령이 공직사회에서 늘 주문하는 단골메뉴다. 맞는 말이다. 집권 세력의 국정 철학도 현실과 맞지 않으면 돌아가는 탄력적 판단이 필요하다. 대선 공약이라도 밀어붙일게 있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바꿔야 할 것도 있다.
좋은 민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과감한 정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다.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의료·관광·금융·교육·사업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과 융복합산업의 규제를 철폐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과 중견 기업에 지원을 늘리고 근무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개인의 능력을 키우고 제대로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립보서4 : 1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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