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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 갈 길을 가르쳐 보이고 너를 주목하여 훈계하리로다”<시편 32 : 8>
한 나라의 지도자를 잘 만나면 나라도 부강해지고 국민들도 행복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 국민들이 지도자를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거대한 대한민국호(號)가 난파 직전에 직면해 좌우로 흔들리며 국민들이 스스로 불안에 떨고 있다. 국민이 속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진동을 하고 있다. 오죽하면 진보성향이 강한 단체로 알려진 경제실천시민연대(이하·경실련)까지 문재인정부에 낙제점인 ‘가(0~5.9점)’를 줬을까. 그나마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남북 및 한·미 관계인데 이마저도 6.1점이다. 다른 분야에서 워낙 점수가 낮다보니 어부지리로 나아보이는 것 뿐이지 전체 평점으로 따지면 ‘양’에 불과한 점수다.
인생은 ‘쫄리는 맛’에 산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우리 모습들이 그런 쪽에 가까운 것 같다. 특히 부채에 쪼들리는 정신적 압박이 역대급이다. 문재인 정부가 제일 기대하는 20~30대 새내기 직장인 중 절반이 평균 3500만원 정도의 빚과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각한 것은 레버리지로 이름까지 바꿔 부르는 ‘빚(債務)’의 속도가 ‘빛(光)’의 속도를 닮아간다는 것이다. ‘빚’으로 ‘빚’을 틀어막는(카드 돌려막기 등)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빚내어 집 사라’고 한 것은 빚쟁이를 양산 시킨 이전 정부의 탓이라고 문재인 정부는 실책을 뒤집어씌운다.
하지만 포퓰리즘 정책을 마구 쏟아내는 지금 정권의 나리 빚 중독도 그에 상응할 정도다. 도(度)가 넘치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0년 교육감 선거가 가장 두드러진 출발점이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무상급식·무상교육·무상의료·반값 등록금이란 ‘3무 1반’으로 거대한 태풍을 만들어 재미를 톡톡히 보았다. 우매한 유권자들이 당장의 실리에 현혹되어 지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그 후론 너나 할 것 없이 무상을 외쳐대며 선거판은 아예 복지 포퓰리즘의 검붉은 바다가 돼 출렁거렸다. 문제는 차곡차곡 현실화 되면서 나라 빚도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근래 정부가 추진하는 추경예산도 그렇다. 재원 대부분이 적자 국채라고 한다. 얼핏 봐도 ‘빚 덩이 추경 안’이며 꼼꼼하게 보면 내년 총선용 숫자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속셈이 드러난다.
정부는 미세먼지와 산불 대책용이라는 단서를 붙었지만 한마디로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관련 예산도 남아있고 예비비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와 경기 활성화도 거론하는데 이 또한 ‘눈 가리고 아웅식’의 핑계다. 막대한 예산 퍼붓기로 노인 일자리가 이미 늘었고 지금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마구 쏟아 붓는 중이다.
예견하건데 문재인정부의 진짜 속셈은 아마도 경제 활성화보다 정치활성화(유권자 표 확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 않고는 자고 나면 수십 조원 규모의 세금을 뿌려가며 초대형 토목공사를 속속 발표 할 까닭이 없다. 근래 들어 여당의원들이 있는 지역구에 ‘수십 억원의 공사비 책정’ 등의 현수막이 붙어 있는 것이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전 정권의 SOC건설을 ‘토건 삽질’이라고 두들겨 패며 우리는 그런 거 하지 않는다고 다짐했던 문재인정부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안 하는 건 예비타당성 조사뿐이다. 여당 지도부는 이를 무시한 채 전국을 순회하며 예산 정책 간담회로 개발 붐을 일으키고 있을 정도다. 물론 추경예산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필요하면 해야 한다. 문제는 꼭 해야 하는 것에 제대로 사용하는 지의 여부다. 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아동 수당·고교무상·고속도로 무료화로 이어지는 무상 시리즈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곧 세금이 덜 걷히고 저출산, 고령화로 복지 지출이 늘어나면서 더 큰 수렁으로 빠져 들것은 강 건너 불 보듯 뻔한 게 아닌가.
이미 두 번의 추경과 슈퍼 예산에도 청년 실업 대란은 요지부동이다. 공무원 증원이다 뭐다해서 나라살림이 거덜 날 지경인데 고용노동부는 지방 정부의 청년 수당을 사실상 전국에 확대했다. 구직 청년 5만명이 정부의 현금 뿌리기에 줄을 서서 있다.
지금 청년의 실업은 수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알바 한 시간만이라도 더 하고 싶은 잠재경제활동인구까지 포함한 ‘청년 확장실업률’이 과거 1929년 10월 미국 대공황에서 봤던 25.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감 실업률 반영을 위해 지난 2015년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최고치다.
기회만 있으면 일하겠다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주요 기업의 취업 담당자의 말을 들어보면 “요즘 지원자들의 스펙은 단군 이래 최고”라고 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청년 넷 중 한 명은 취업자의 기준인 ‘일주일에 한 시간’ 이라도 더 일하고 싶어도 오라는 곳이 없어 기약 없이 입사준비를 한다고 한다.
금융시장부터 초토화 되었던 대공황도 아닌데 우리 청년들은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유는 자명하다. 4차 산업혁명 흐름을 타고 미래를 기약할 만한 반듯한 직장이 없어서다. 한국 경제의 허리인 3040세대 일자리가 25만개나 감소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엄중한 현실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인식이 매우 안타깝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34만6000명 증가했기 때문에 안도하려는 건지 이런 일자리 상당수는 취업도 하지 못한 청년은 물론 지금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세대가 덤탱이를 쓸 수밖에 없는 재정을 쏟아 부어 만든 임시방편의 일자리가 아닌가.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고 편성한 일자리 안정 자금이 마구잡이로 집행 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지급 실적을 높이려고 온갖 편법과 무리수를 동원했다. 신청이 저조하자 대상자를 늘리려고 관련 규정과 지침도 20여 차례나 바꾼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일자리 안정지금이 4500억원이나 남아있다.
해당 자금을 받으려면 근로자가 일단 4대 보험을 들어야 하고 이를 고용한 사업체가 월 13만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부담을 느낀 영세사업자와 근로자들이 신청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사정은 되레 나빠지고, 폐업한 자영업자는 100만명이 넘어섰고 소득불평등도 악화됐다. 문제는 올해도 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것이다. 올해 정부가 편성한 2조8188억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은 국회에서 1원도 깎이지 않고 예산에 편성됐다. 여당은 그렇지만 야당마저 자영업자들의 눈치를 보며 반대를 하지 않았다. 막대한 나랏돈이, 국민의 혈세가 이런 식으로 낭비된다면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국민들의 허리만 쪼이며 허탈해질 수밖에 없다.
청년 체감실업률이 25%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취업은 커녕 알바, 인턴 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지금도 청년들은 취업에 필요한 스펙 쌓기에 열중하며 미래를 꿈꾸고 있다. 지금이라도 청년을 실업의 덫에서 풀어줘야 한다. 답은 뻔하다. 기업 옥죄기를 중단하면 된다.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 규제 완화를 외면한 채 내 돈 아니라고 8만명에게 청년구직 수당(월 50만원)을 뿌리는 포퓰리즘을 앞세우고 있다. 청년들의 지지도가 떨어지자 전, 전 정권이 교육을 잘못 시켜 일어난 현상이라고 탓을 했던 문재인정부가 아니었던가.
청년들은 이제 눈을 뜨고 현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청년 시민단체 자유로정렬은 잇따라 집회를 갖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제2의 촛불을 들자” 고 외치고 있다. 대학에도 ‘신(新)전학련’이 정부 실책을 비난하는 대자보를 붙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준비된 일자리 대통령으로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기업 경제를 악화 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는커녕 청년을 실업자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제도와 마찬가지로 소득주도성장은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낙인 찍혔다. 외신조차 정책성과가 나쁘다며 새 모델로 갈아타지 않으면 장기 불황에 접어 들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심지어는 타계한 진보 경제학자도 “이 땅의 진보는 현실의 모순을 지적하는 데 선수지만 바람직한 사회를 만드는 능력에는 소홀했다”며 “더 이상의 무모한 생체실험은 후유증만 키울 뿐이다”라고 지적 한 바 있다.
상황이 이런대도 재정을 퍼부으면서도 막연히 참고 기다리면 좋아질 것이라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알바조차 구하기 힘든 현실이 이들을 문재인정부의 반항아로 내몰고 있다. 청년들도 정치가 단박에 그들의 삶을 낫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공감이다.
“힘들어도 열심히 살면 된다”가 아니라 “열심히 살아도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 있다”는 뼈저린 공감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청년들이 분노하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발언은 공감은커녕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당인 민주당에서 비롯되어 20대 지지율 이탈이 가속화 되었다.
정부는 청년의 분노가 들리지 않는가. 요즘의 청년들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의 성향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떤 길은 사람이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니라”<잠언 16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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