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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갈수록 짜증스럽고 힘만 빠지면서 살맛이 잘 나지 않는다. 온갖 비리 적폐에다 엽기적이고 비도적적인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져 나온다. TV는 관심에도 없는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한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생중계를 하듯이 내뿜어댄다. 북한에서도 하지 않은 짓을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TV 채널이 온종일 어설픈 정치 평론가들을 출연시켜 앵무새처럼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쏟아낸다. 뭔가 주객이 전도되고, 전후좌우가 뒤집어진 느낌이다. 정부는 무능으로, 정치권은 국민의 삶과 국가의 안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불필요한 소모전으로만 일관한다.
정권이 바뀌고,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데도 우리의 본질은 전혀 바꾸지 않는다. 과거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왜 그럴까? 사람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얼굴만 달라졌을 뿐 대표 선수라고 하는 사람들의 본질적 수준이나 실력이 별반 차이가 없다.
오죽하면 ‘강남 좌파’ 혹은 ‘입만 좌파’라는 말까지 나오나. 그러면서 제도 탓으로 돌리고 하드웨어를 바꾸는 엉뚱한 소모전을 한다. 왜 공수처가 필요한 지, 선거법 개정이 국민의 뜻인지도 잘 모르겠다. 또 다른 꼼수고, 밥그릇 챙기기가 아닌가 싶다. 그야말로 ‘내로남불’의 극치이다.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사람들은 모두 뒤에 숨거나 세상을 등진다. 반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좀비 집단들이 전면에 등장하여 판을 친다. 이들의 특징은 의외로 비도적적이며, 전문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한 국가에 제대로 세금을 내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과는 애당초 거리가 먼 부류들이다. 그러면서도 막무가내로 자신들만이 정당하고 정의롭다고 굉음을 낸다.
최근 외교나 경제에서 잇따른 참사가 일어나고 있는 이유도 여기서 찾아야 한다. 제대로 된 직업 혹은 생활 전선에서 일한 경험이 없고 모두 뜬구름만 잡는 일만 하다가 코드 꿰맞추기에 편승하여 자리를 차지하면서 활개를 친다. 이들에게 특히 부족한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한 무지이다. 글로벌 무대의 처절함과 냉혹함을 알 리가 없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미래에 대한 설계나 경쟁에서 이기는 전략에 대한 것들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가 전략의 우선순위에 대하 개념이 있을 리가 만무하며, 엉뚱한 데에 힘을 다 빼다 보니 국가는 표류하고 국민의 삶은 갈수록 더 피곤해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면서, 때로는 촛불을 들고 분노한다. 군중 속에는 오직 정치적 목적만을 노리는 정치꾼들도 있지만 순수하게 국가를 걱정하여 거리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그토록 몸부림을 치지만 우리 정치나 경제, 그리고 사회가 꿈쩍도 하지 않고 답보 상태를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좌든 우든, 보수든 진보든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모두가 맹탕이고, 도덕성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토양에서는 성장 동력이 생겨날 수 없고, 모두가 현실을 도피하기에만 급급해진다. 우리 앞에 놓인 것은 모두가 절벽이다. 인구, 생산, 수출, 내수, 성장률, 일자리, 출산율 등 하나같이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 없다.
가야할 길이 첩첩산중인데도 과거 적폐 청산, 북한과의 화해, 평화 대박 등 비생산적이면서 비현실적인 이슈에 매몰되어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은 그 어디에도 없다. 슬픈 현실이지만 국가가 계속 뒷걸음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3만 불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중진국 함정’이라는 새로운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듯하다.
국가 전략 우선순위 전면 재조정, 위기 극복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이 필요
글로벌 경제가 나빠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우리 경제가 나빠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 어떤 정권이나 국가도 경제가 나빠지면 실패하기 마련이며, 여기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모든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도 누구도 믿지 않는 조금만 지나면 괜찮다는 궤변으로 일관한다. 이게 아마추어 정부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비웃기라도 하듯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중국은 ‘제조 2025’으로 우리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그들은 경제가 최우선이라는 것을 익히 잘 안다. 마침내 올 1분기 성장률이 9년 반 만에 가장 낮은 마이너스 0.3%를 기록했다.
정부는 미세먼지·산불·5G·수소차 등을 얹어 6.7조의 추경을 편성하고 있다. 돈만 쏟아 붓는다고 해서 효과가 나는 것이고, 이에 걸맞은 규제완화·기업 기(氣) 살리기·현장 중시·합법적 노동 정책·생태계 복원 등 실질적인 조치들이 동반되어야 한다.
탁상행정이나 전시행정으로 눈과 귀를 가리지 말아야 한다. 경제에 요행수는 절대 없다. 해야 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엄격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요즘 야구·축구·골프·농구·배구 등 국내 프로 스포츠에는 관심이 없고, 해외 스포츠에 열을 올리는 팬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 듯하다.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이유는 국내 스포츠가 재미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든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나 팬 서비스가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해외 팀을 응원하면서 기를 쓰고 시청을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 이유도 이와 매우 유사하다. 정부나 정치판이 하고 있는 것들을 보면 국민들의 요구나 수준에 비해 너무 많은 괴리가 있다. 자칫 정치나 경제도 스포츠처럼 국민의 관심이나 참여로부터 멀어질까 두렵다.
사람을 바꾸어야만 간판과 메뉴가 바뀐다. 시스템에 혁신이 동반하고, 동력이 다시 생겨난다. 더 이상 방치하면 사람이나 기업이 한국에 있기 싫어하고 밖으로만 나가려는 유인을 막을 방도가 없다. 진정한 포용적 성장의 가치는 모두가 잘 사는 것으로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 서민, 노동 약자, 소비자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을 아우르고 포용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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