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새 집 공급 지연·로또분양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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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 하락 불가피…사업성 우려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10 09:59:48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면서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건설·부동산 업계 등에서는 아직 특정화되지 않았지만 실제 상한제가 도입되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최대 30%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 감정평가를 통해 결정하는 택지비를 정부가 얼마나 인정해줄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땅값이 전체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70% 이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토지비를 감정평가 한다고 하지만 시세의 50∼60% 선인 공시지가를 토대로 감정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시세를 감안해도 평가금액이 시세의 8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감정평가사가 감정평가한 토지비에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 분양가를 정하는 제도다.

이런 정부의 기조에 따라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 2007년 분양가 상한제 도입 당시를 떠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평균 20%의 분양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며 분양가가 낮아질 경우, 소위 ‘로또 분양’이 늘어나 시장이 과열될 수 있고 건설사와 조합은 사업을 잠정 중단해, 몇 년 후부터는 원활한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강남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3기 신도시로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아는데 결국 민간택지 분양가까지 통제하려 하고 있다”며 “현 정부가 끝나고 지금 늦어진 재건축 아파트들이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결국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서진형 대한부동한학회 회장 (경인여대 교수)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손질 없이 우리가 알던 대로 진행된다면 분양하는 새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시세 대비 한참 낮게 돼, 준공 후 시세가 급등하는 로또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물론 정부가 집을 10년 동안 팔지 못하도록 제한한다면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은 가능할지 모르나 이는 사유재산 침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정부의 기조로 많은 조합들이 후분양을 택하며 사업성을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이나 완공아파트 분양보증도 나올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007년 9월에 시행했던 분양가 상한제와 좀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로또 분양으로 여겨지는 분양가 상한제의 단점 보완을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건설사와 조합의 수익성 훼손,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로 인한 자금력 갖춘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기자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