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모집수당 개선하려면 근본부터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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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모집수당 개선 이후 실적 맞추려 설계사 양산…전문성 우려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9-08-05 12:59:24

금융 당국이 최근 보험사 간의 경쟁심화로 인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그 중 하나가 보험설계사의 모집수당 개선방안이다. 특히 GA라 불리는 법인보험대리점(다수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곳)들에게 과도한 보험 모집 수당과 시책 지급에 따른 보험료 인상과 소비자 부담증가에 따른 소비자의 피해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아주 그럴싸한 대안이다. 하지만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선 그렇게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모집수당이 줄어서가 아니다. 주변 설계사들과 얘기해보면 이구동성 하는 말이 있다. 바뀐다고 할지라도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것들이 진짜 해소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강한 동의를 하는 바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피라미드식 구조의 보험설계사 조직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영업실적을 채워야 하는 영업조직 입장에서는 과거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실적이 줄어든 다는 것은 열심히 영업을 뛰는 보험설계사의 입장에서 불리한 것일 뿐 영업조직을 꾸려가는 지점장이나 본부장의 직책을 가진 사람들로서는 그 피해가 그렇게 크지 않을 뿐더러 피해가 있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결국 사람을 더 뽑으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이는 무분별한 인재채용으로 이어진다. 그럼 각종 보험민원의 발생이 더 발생하면 발생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제자리인 셈이다. 당장 눈앞의 문제가 해결이 된다고는 할지라도 규모의 경제를 내세우는 보험조직 입장에서는 검증 과정 없는 설계사 양산에만 더 치중할 것으로 예상돼 결국에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바뀌지 않는 소비자의 보험가입에 대한 자세도 근본적인 문제로 분류하고 싶다. 물론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소비자의 과도한 대가성 선물 요구가 보험시장에서는 아직도 비일비재 하다는 것이다. 보험료의 대납 요구부터 크고 작은 선물 요구에 심지어는 대놓고 현금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많다.

이러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보험설계사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줄건 주고 계약을 받을 건 받겠다는 설계사들도 많다. 불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객을 잡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험 수당 지급 방안이 개선돼 당장의 소득이 줄어든다면 이러한 부분도 동시에 개선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리 연고를 통한 보험가입이 많다고 할지라도 갈수록 온/오프라인의 개척영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험 전문가라는 인식보다는 내가 하나 들어준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은 제도가 개선돼도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보험설계사의 직업지위를 상승시킬 만한 강력한 제재와 감시를 할 수 있는 법안을 차라리 만들어 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뜻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바로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 고치고 잡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금융당국 대안은 문제의 뿌리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얘기할 뿐이라고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고 싶다.

보험모집 수당을 더욱 분급으로 나눠진다고 할지라도 결국에는 보험설계사들이 정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시스템이 없는 보험업의 현실에서는 금융당국이 바라는 바는 단순히 이상적인 얘기일 뿐이다. 그리고 소비자의 보험설계사에 대한 인식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한 유능한 인재들이 보험업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재들만 시험대에 올라가는 꼴이 되는 것이다. 결국 또 바뀔 것은 없다. 금융당국이 정말 소비자를 위한 개선방안을 내놓고 싶은 것이라면 보험회사의 속 내용을 부정하지 않는 제도를 만들어 시행해야 할 것이다. 수박 겉핥기식은 이제 지겹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