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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센 음성으로 외치되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마귀의 처소와 각종 더러운 영의 모이는 곳과 각종 더럽고 가증한 새의 모이는 곳이 되었도다”<요한계시록 18 : 2>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들이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에 따라 나라와 백성들이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조선시대 같은 전제군주국가에서는 백성들이야 벼슬아치들이 시키는 일만 따라서 해야 하는 처지여서 정치인들의 행위나 마음가짐이 나라를 움직이는 일임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다산은 공직자들이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떻게 행정을 펴야 하는가에 대한 사례와 원칙이 담긴 ‘목민심서’라는 방대한 저서를 남겼다. 다산은 몸가짐, 몸의 자세나 태도, 마음가짐으로 연결되는 문제를 언급하면서 “사욕(私欲)을 끊는데 힘쓰고 한결 같이 천리에 따르라(務絶私欲 一循天理)”는 원칙을 천명했다. 또 어떻게 해야 사욕을 끊을 수 있으며 천리에 따를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 썼다.
우선 사욕의 억제를 위해선 공정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일은 하지 않으면서 대접만 받고 놀고 먹으면서 해야 할 직무를 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사욕만을 채우는 일이요, 공무(公務)를 방기하는 일이니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범문정공(范文正公)에 따르면 내가 매양 잠자리에 들면 바로 하루 동안 봉양 받은 비용과 공무를 집행한 일을 헤아려 과연 서로 맞먹을 만하면 깊은 잠이 들지만 그렇지 않으면 밤새 편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날에라도 기어코 맞먹을 수 있는 일을 하고야 만다. 범문정공은 송나라의 범중엄(范仲淹)이라는 명현으로 높은 지위에 올라 천하에 이름을 전한 정치가였다.
다산은 또 시경(詩經)의 “저 군자(君子)여 일하지 않고 먹는 일이 없도다(彼君子兮 不素餐兮)”라는 말을 인용해 일하지 않고 먹고만 지내려는 사욕을 끊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요즘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을 보며 다산의 이야기나 범문정공의 사례와 비교하면서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법을 만들고 국정을 감시하고 새로운 정책을 정부에 제시해야 할 국회는 열려있는 시간보다는 닫혀있는 시간이 훨씬 많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세비와 수당만을 꼬박꼬박 챙겨간다는 공직자들이 많다는 말을 전해 들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거액의 월급을 받고 온갖 융숭한 대접을 받는 갑질의 고관대작들이 과연 그런 녹봉에 해당될 만큼의 일을 했는지,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돈을 벌려고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는 일, 땅 투기나 집 투기로 그냥 마구 돈을 버는 정치인들, 일을 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말이 자신에 해당되지 않는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특히 운(運)이 좋아 탄로가 나지 않은 공직자들이 더 많을 터인데 그냥 공(空)으로 돈만 벌겠다는 공직자들, 대오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조국 법무장관의 거짓과 진실이 뒤바뀌는 조록위마(曺鹿爲馬)가 요즘 횡행한다. 60억원대 자산가인 조국의 딸은 서울대학교와 부산대학교에서 낙제점수를 받고도 8번이나 장학금을 받았다. 서울대학교에선 가난한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생활비 16만9000원까지 알뜰히 챙겼다.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도 줬다고 한다. 참으로 염치가 없다. 장학금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외친 조국의 평소 언행과도 배치되는 위선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사람을 문재인 대통령이 사법개혁 적임자로 치켜세우자 여권과 지지자들이 한 목소리로 “말(馬)”이라고 소리친다. 말의 신봉자들은 청와대 게시판으로 몰려가 ‘윤석열을 처벌하라’는 청원을 넣고 양심의 소리를 낸 동양대학교 총장을 몹쓸 사람으로 집단 매도한다. 비양심이 양심을 짓밟는 격이다.
이들에겐 인간의 기본 덕목인 의(義)가 없다. 진시황이 죽자 간신 조고는 어리석은 2세 황제에게 사슴을 갖고 와 “폐하를 위해 귀한 말을 바친다”고 말했다. 황제가 “저게 어떻게 말(馬)이냐”고 하자 조고는 주위 신하들에게 “사슴이냐 말이냐”고 물었다. 조고의 위세에 눌려 모두 말이라고 대답했다.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그것이 조록위마(曺鹿爲馬)로 바뀌었다. 조국과 문 대통령을 떠올리는 대목이다. 누가 조고고 누가 어리석은 황제인지 모르겠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연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공자는 “사람은 마땅히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정직하지 못한 사람도 살기는 하지만 그것은 요행히 화(禍)를 면하는 것뿐이다”라고 했다. 정직하지 못한 자는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렇다. 만세 동안 지속될 걸로 믿고 만리장성까지 쌓았던 진시황의 나라도 그가 죽은 지 불과 4년 만에 무너졌다. 말을 사슴으로 바꾸는 거짓에 기초한 까닭이다. 사회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조국 사태를 바라본다면 현재까지 나와 있는 조국 장관의 관련 의혹이 결정적 불법은 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국민들이 장관직에 대해 어떤 수준의 도덕적 기대를 하느냐를 생각해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전 정권의 탄핵을 배경으로 탄생한 권력인 만큼, 과거와 유사한 수준의 일반적 도덕 기준으로는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것은 현 정권의 역사적 사명이다.
시민들은 높아진 도덕적 기준을 근거로 현 정권에 실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청와대든 정부든 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금 검찰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적폐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검찰 수사야 말로 살아있는 권력에 흔들림 없이 칼을 휘두르니 이것이야 말로 검찰 개혁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조국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180도로 돌변했다.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 검찰을 “미쳐 날뛰는 늑대”라고 성토한다. 또 고발까지 할 것이라고 으름장까지 놓는다.
이에 앞서 여당 대표는 100년 집권구상을 내비친 적도 있다. 진실에 기초하지 않는 거짓 장성이 언제까지 존속될 수 있겠는가. 딱한 것은 정권의 몰락이 아니다. 이 나라의 운명이다. 지금 한국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고 신봉하는 친중·친북 종북 좌파들이 아예 드러내 놓고 노골적으로 반일·반미 감정을 충동질하며 대한민국 허물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문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어리석은 자들도 있고 대다수 국민들은 위기를 느끼면서도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침묵하며 방관하고 있다.
조국 장관은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면서도 사노맹 골수로 국가전복을 꾀하다 감옥살이를 한 자이며 아직까지도 전향하지 않지 않았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조국을 정직과 정의가 최우선인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다. 그것도 많은 국민들의 반대를 무릎 쓰고 단행을 했다. 자연히 문 대통령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형버스 운전기사가 정상인이 아니라면 승객들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참화(慘禍)를 당할 수 있다. 종북 좌파들이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방관하고 침묵한 대가는 실로 끔찍할 것이다.
보스턴 대학살 기념관 밖에 있는 비석에 새겨진 그 유명한 마르틴 니묄러의 시(詩)가 떠오른다. “마지막에 그들이 내게로 다가왔을 때 나를 위해 말해 줄 이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글귀다.
이 시비(詩碑)를 도심에 세운 것은 침묵은 잠시 침묵자의 통행증이지만 결국 침묵자의 묘지명이 될 것이라는 점을 시시각각 사람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함이다. 자신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방관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자신을 위해 누군가가 말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땐 이미 늦었다.
미개한 동물들도 지진이 오는 것을 느끼고 대처를 한다고 한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처하는 우리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내일이 아니라고 방심하고 있다. 경제도, 안보도, 인사도 빵점인 문 대통령과 비전향자인 조국을 이대로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인가
“어떤 길은 사람이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니라”<잠언 16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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