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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 16 : 9>
허공을 가로지른 총성의 날인 10월 26일. 이날은 40년 전 최고 권력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이 가장 믿었던 심복에 의해 두 번째 총탄으로 운명을 달리 한 시해사건의 날이다. 10.26 사태의 총성은 그의 주변 인물들의 삶까지 바꿔놓았을 뿐 아니라 역사도 바꾸어 놓았다. 이 시혜사건의 최대수혜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40년 전 시해사건으로 운명을 달리한 박정희를 돌이켜보고자 한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초, 중, 고를 다녔던 세대에게 박정희는 당연히 민족 지도자였다. 박정희 사진을 바라보며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다 틀리면 불충의 자책감을 느낄 정도였다.
세월이 흘러 정권이 바뀌면서 박정희는 전두환 다음으로 아주 나쁜 독재자로 낙인이 찍혔다. 이미 고인이 되신 박정희라는 거인(巨人)을 한마디로 평가 할 수는 없다.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평가나 마찬가지로 매우 민감하다. 현실은 복잡한데 주장은 단순하고 여론도 양분화 돼 있다.
역사(繹史)를 믿을 수가 없다. 정권의 힘에 의해 사실이 왜곡되는 것 같아서다.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박정희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는 눈(眼)이 필요하다. 우선 개념부터 정리해보자. 흔히 5.16을 쿠데타라고 한다. 특정 세력(주로 군부)이 무력으로 합법적인 정부를 무너뜨리는 것이 쿠데타다. 5.16은 쿠데타란 말이 맞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쿠데타가 과연 불가피한 선택이었나 하는 것이다.
5.16의 불가피성은 역사적으로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5.16은 쿠데타가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어난 군사 혁명이다. 그것도 무혈(無血)혁명이었다. 당시 집권당인 민주당의 실정(失政)으로 경제는 물론 안보 위기를 느낄 정도로 사회가 혼란스러웠다. 자칫 공산화가 될 수도 있는 위급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당시 박정희 소장을 중심으로 군사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당시 윤보선 대통령과 장도영 참모총장이 적극적으로 군사혁명군에 대항하지도 진압 할 의사도 없었고 사실상 혁명을 인정해줬다. 이 난국에 국무총리는 수도원으로 피신을 했다. 또한 절대적 존재인 미국 역시 별다른 반응 없이 관망만 하다가 곧 지지를 보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혁명이지 쿠데타는 아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5.16군사혁명이 5.16쿠데타로 탈바꿈을 했다. 후대에 와서 박정희는 친일파, 독재자로 불리는 아주 나쁜 지도자가 돼 버렸다.
지난 1945년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적잖은 나라가 개발독재를 택했다. 대입 수험생처럼 자유, 인권을 잠시 유보했다. 박정희가 그런 지도자였다. 박정희는 개인적 탐욕이 없는 애국 독재였다. 그 독재는 성공했고 국가는 부강해졌다. 흔히들 박정희가 경제발전은 이뤘지만 인권은 탄압했다고 비난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정치적으로 국민들이 새로운 정권에 의해 농락당하는 것이다. 모순 논리라 할 수 있다.
아름답고 달콤한 독재는 없다. 독재는 모두 추하고 가혹하다. 당시 현실에 맞는 그런 독재 없이는 경제개발과 안보, 국방이 어려웠는데 왜 독재를 했냐고 묻는다는 것은 끼니를 못 잇는 사람에게 왜 빵이라도 사먹지 그러느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런 박정희는 상대적으로 무혈 독재였다. 박정희는 집권(5.16)때도, 퇴진(부마사태)때도, 18년 통치 때도 반대세력을 거의 죽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과 부인이 죽임을 당했을 뿐이다.
박정희의 산업화 성과는 지금도 우리가 인정해야 하는 대목이다. 박정희의 조국 근대화는 곧 산업화다. 그럼에도 민주화 분야에선 혹평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쫓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산업화에 매진하기 위해서는 민주화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현 집권당은 박정희를 구태라며 정통 친일파로 매도하고 국민들에게 아주 나쁜 지도자로 인식시켰다. 박정희는 어찌 보면 친일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박정희는 일본제국주의가 만든 만주 군관학교에 들어갔고 천황에 대한 맹세도 했다. 또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만주국 장교로 복무도 했다. 액면 그대로 보면 원조 친일이다.
저들은 이뿐만 아니라 친미파 이승만도 친일파로 매도하며 공격한다. 반일, 반미 감정을 부추기며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그래서 이승만이 건국을 이루고 박정희가 새마을 운동을 통해 경제발전을 해 낸걸 폄하하고 부정하려든다. 좌우 구분 없이 독립운동을 한 것으로 임시정부수립을 건국일로 고집한다. 이는 좌파세력, 공산주의자들을 합법화해 독립운동 유공자로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히 담겨있다.
지도자와 국가에 대해서는 줄기와 가지 논리로 판단해야 한다. 가지가 썩거나 부러져도 줄기가 싱싱하고 곧으면 그 나무는 훌륭한 나무가 될 수 있다. 박정희에게 친일과 쿠데타(오명)를 가지라고 한다면 국민을 가난에서 구하고 현대 국가의 기틀을 완성한 업적은 줄기라 할 수 있다. 누가 뭐라 해도 박정희는 애국적이었으며 한강의 기적을 이룬 지도자다. 그런 지도자가 독립군 출신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박정희는 일본군 장교 출신이다.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당시 시대 상황에서 선택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반대로 박정희가 독립군 출신이었다면 오늘 날의 박정희가 존재 할 수 있었을까. 만주군 인맥이 없었다면 그는 군 지도자로 성장하지 못하고 쿠데타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나폴레옹의 조국은 프랑스 식민지인 코르시카다. 그의 아버지는 독립투사였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프랑스 육사를 택했다. 식민 모국에의 심장부에 들어가 포병장교가 되고 프랑스혁명 정부 편에 섰다. 나중에 황제가 되어 독재정치로 프랑스를 근대국가로 만들었다.
리콴유는 싱가포르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가 어릴 때 싱가포르는 영국의 식민지였다. 하지만 그 역시 나폴레옹처럼 식민 모국 심장부 런던으로 유학을 갔다. 그 후 그는 변호사가 되었고 조국으로 돌아와 애국적인 독재로 나라를 크게 부강 시켰다. 코르시카 주민과 싱가포르 국민들은 나폴레옹과 리콴유를 탁혈이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역사는 흐르는 물과 같아 돌이킬 수 없다. 그리고 역사의 인과관계는 철근과 같아 잘라낼 수 없다.
박정희가 없었으면 과연 우리나라가 오늘날 같이 경제부강국으로 될 수 있었을까. 상상도 하기 싫지만 공산화 돼 자유를 잃은 삶을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요즘 돌아가는 정부 작태를 보면 능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정희가 없었으면 김대중 정권도 없었을 것이고, 문재인 정권도 없다. 또 귀태를 말하던 홍익표도 없을 것이다. 그런 박정희에게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현대사에서 정적으로 지목하며 박정희를 들어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를 들어내려고 한다면 현대사 전체가 헝클어진다. 이승만도, 저들이 우상처럼 여기는 김대중도 마찬가지다. 지금 생각해도 귀태발언은 끔찍한 망말이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역사란 힘이 있는 권력 앞에서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잘못 가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18 광주사태가 어느 날 갑자기 정권이 바뀌면서 민주화 운동으로 바뀐 게 그 한 예다. 특히 이념의 전교조 교사에게 아이들 미래를 맡기는 것이 불안하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것은 반환점에 선 현 정권의 국민에 대한 태도다. 적폐청산을 부르짖으며 정적(政敵)을 무참하게 처단하던 문재인 정권이 공약(空約)만 남발하면서 달라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최근 대통령의 지지도가 39%대로 떨어졌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런데도 여전히 재집권을 자신한다.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소득주도성장, 북한포용, 공수처 신설 등 이른바 선의에 입각한 정책들에 대해 국민들은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 살기가 더 나빠졌다고 분노하지만 모든 것을 전 정부와 언론 탓으로 돌린다. 심지어는 조국 가족 사건에도 대통령을 비롯한 누구 하나 국민들에게 사과 한 마디 없다. 오히려 언론, 검찰 탓 만하며 허황된 검찰 개혁만 앵무새처럼 떠들고 있다.
오래 전 덩샤오핑이 마오쩌뚱에 대해 ‘공7 과3’ 라 평가한 것은 공(功)이 과(過)보다 많다는 뜻이다. 온갖 비판에도 불구하고 마오 시대를 인정하고 가자는 메시지다. 마오에 대한 평가를 둘러싼 국론 분열을, 이념 전쟁을 막자는 취지다.
박정희 시대에 대해서도 공7, 과3이란 평가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잠시 시간을 내어 박정희. 육영수 묘소를 참배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헌화하며 잔을 올린다.
"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느니라.”<요한일서 3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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