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담 위한 재무설계는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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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집중하는 보험설계사…전문성 키워 소비자 맞춤 재무설계 진행해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9-12-16 12:30:32

청년을 대상으로 재무설계를 앞세워 보험 상담이 이뤄지는 경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한 번 쯤은 경험한 소비자들과 상담을 할 때마다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곤 한다. ‘말로는 재무설계 해준다지만 막상 상담을 받고 나면 보험 얘기밖에 한 게 없어요’, ‘보험 가입하고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보험설계사가 그만두어서 지속적인 관리는 커녕 배신감만 커졌습니다’, ‘결국 보험 가입하라는 얘기 아닌가요’ 등의 이야기다. 물론 상담을 잘 받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 수는 극히 드문 게 현실이다.

보험시장에서 재무설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보험 상담을 해온 시간은 생각보다 꽤 길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은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더불어 보험설계사들의 전혀 준비 없는 직무수행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보험설계사들이 말하고 있는 재무설계에 대해서 거창하게 현재의 현금흐름표를 만들고 지출과 수입에 대해서 꼼꼼히 정리해가며 틈새 없을 정도로 돈에 대한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는 얘기는 일단 하고 싶지 않다. 이는 지극히 이론적인 얘기다. 그냥 현실적으로 얘기하고 싶다. 물론 처음부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꼼꼼히 잘하면 좋겠지만 습관이 몸에 배어 있지 않은 이상 처음부터 계획을 잘 세워서 지키기란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재무설계는 ‘일단 저축하는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하는 일련의 과정이다’고 현장에서 늘 얘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저축습관을 가질 수 없다면 재무설계를 받는 가장 큰 목적 또한 없다고 생각하라고 함께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저축하는 습관을 만든다’는 것은 겉으로만 보았을 때는 전혀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특별하지 않은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저축하는 습관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게 아니라 필자의 경우 저축을 하고 남은 돈에서 어떻게 소비를 할 것인지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준다는 목표를 세워주기 때문에 이 관점에서 본다면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저축을 준비하기 위해 보험설계사가 재무설계를 해주면서 각 연령대마다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이벤트(변수)에 대해서도 소비자와 충분히 의논을 같이 해야 한다. 그럼 이 과정에서 보험가입에 대한 목적을 보다 정확하게 정할 수 있게 된다. 말 그대로 보험 가입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럼 조금은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것과 목적에서 조금 벗어나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조절하면서 해지를 할 수 밖에 없는 보험이 아닌 조절과 유지를 통하여 진짜 리스크를 준비할 수 있는 보험을 준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 추후 부족한 부분에 대한 것도 언제쯤 어떻게 준비해야 부담이 적을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보험 상담을 비롯해 재무설계를 해주는 것에는 사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현명한 소비에 관한 것과 리스크 준비에 관한 것이다. 보통 소비가 잘 이뤄지면 저축을 할 수 있을 여유가 분명 생길 수 있을 것이고 이에 따라 리스크 준비에 어느 정도의 자금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지 윤곽 정도는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은 재무설계라는 테두리만 존재할 뿐 알맹이가 꽉 차 있는 조금은 만족할 만한 상담을 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숨은 고수가 많이 있다고는 하나 그 수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너무 소수이다. 또한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AFPK(Associate Financial Planner Korea)와 같은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성들 가진 보험 설계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나 실제 재무설계가 주목적이 돼 정당한 상담료를 주고받는 시스템이 주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결국 보험을 가입시켜야만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있기에 보험설계사로서 재무설계를 해준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환경적으로도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아 보인다. 그렇다고 부정적으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현재로선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결국 보험설계사들의 노력들이 모여야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험설계사들 모두 올바른 기준점을 가지고 상담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미래를 논해줘야 하는 직업이라는 사실을 망각하지 말고 보험설계사라면 지식을 습득하려는 자세부터 가지고 보험 실적을 채우기 위한 노력보다는 직업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에 좀 더 힘써준다면 분명 더 나은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좀 더 질이 좋은 재무설계를 받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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