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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신문기자다!” “나 방송국에 다녀!”
이런 자부심과 긍지로 살아가는 한국 언론인들에게 이 땅에서 70여년을 살아 현대사를 몸으로 절절히 밟으며 겪어 온 백성의 한 사람으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언론인에게 간절히 고합니다.
필자는 해방이 된지 삼년 만에 태어나 공산침략으로 인하여 살던 집에 불이나 모두가 불덩이가 되고 형제가 죽어 시신이 길바닥에 나뒹굴었고 황금 들판에 다 익어가던 곡식이 불바다가 되었으며, 철사 줄에 손이 묶여 북으로 끌려간 삼촌을 그리며 울다 지쳐 강물에 뛰어 든 숙모님 사건을 눈으로 보았으며 4.19, 5.16, 유신, 새마을, 전태일, 박종철 등등 실로 파노라마. 슬라이드 같은 생을 살아오면서 온 몸으로 이 땅, 가시밭길, 피눈물 나는 자갈길 위를 디디고 살아 온 역사 속의 한줌 모래알 같이 보잘 것 없는 백성입니다.
그 흑백 영화 같은 세월 속에 매일 같이 접하는 신문지 위에 기름 냄새 나는 활자의 신문과 때로는 귀를 기울이며 들려오던 방송의 뉴스를 기울이며 살아온 한이 서린 인생이었습니다. 그 언론 속에는 우리 국민들의 희망을 지펴 주는 새벽 별 같은 반가운 소식이 있었는가 하면 무서운 공포에 소름이 돋는 포악한 소식과 움직이는 것은 모두 죽이겠다는 탱크가 깔려 있는 광화문거리의 사진이 있는 신문도 쏟아져 나오곤 했습니다.
언론인들이여, 당신들은 나라의 제4부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입법·사법·행정, 그 다음으로 제4부 언론이 있는 것입니다. 이는 나라의 방향을 제시하고 국가의 잘못된 곳을 지적하며 모니터하고 희망의 길로 제시, 유도하는 위대한 사명을 가진 직업이자 의무요 책무요 숙명입니다.
한국 언론을 논하기 전에, 먼저 외국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972년 6월 17일 미국의 대선기간 동안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닉슨이 상대당의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한 것이 발각되었습니다. 이를 보도한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는 이 사건을 신문에 보도하지만 처음에는 별로 호응을 받지 못하다가 훗날 닉슨이 이 신문의 보도로 인하여 결국 대통령에 당선이 되고도 사표를 내는 기적 같은 일을 해내고 말았습니다.
한국의 언론 투쟁사는 수 없이 많지만 1974년 10월 유신 때 있었던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건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당시 군부의 유신 헌법 제정으로 인하여 언론이 숨이 막힐 정도의 통제 단속이 심했다. 그러나 동아일보 기자들이 이에 강력하게 저항을 하자 군부정권은 동아일보의 모든 광고를 싣지 못하도록 재벌이나 기업체 광고주에 압력을 가했다. 이로서 신문사는 광고 난에 광고를 싣지 못하고 하얀 백지상태로 신문을 발행하게 되었다. 신문사 재정이 바닥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안, 자유 언론을 지키려는 독자들의 충정이 있어 그 공간을 구입하여 대신 광고를 내주는 운동이 벌어졌었다.
“동아일보 기자님들의 애국 저항운동을 지원합니다. 용산 김 아무개”
이런 식의 광고가 게재되었고 이는 들불처럼 번져 전국의 애독자들이 호응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독재를 이기려는 국민과 언론인의 거룩한 투쟁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어느 국가에서든 언론은 나라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으며 심지어 부정한 대통령까지 교체하는 거룩한 일을 해내는 것이 언론이다. 반면에 나라를 좀먹고 전쟁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는 히틀러 아래 ‘괴벨스’의 전쟁광 같은 자들을 옹호하는 전쟁범죄의 광신도가 되는 언론도 있다.
이 땅의 언론인들은 주로 집권당의 정부나 정치인들의 부정한 행태를 바로잡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의를 지키며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한 많은 사례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과 같은 돌연변이 언론 상황은 처음이다. 현재의 언론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주 놀라울 정도로 타락하고 변질되어 추락한 사태다.
사실보도를 하는 뉴스와 방송이 아니고 사실을 호도하여 집권당에 유리하게 교묘하게 단어를 집어 사용하며, 결론을 맺을 때는 모든 정쟁에서 일단 정의와 정도는 아니고 언제나 좌파 독재 집권당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또 일체의 사안에서 야당을 꾸짖는 것을 일삼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공영이든 민영이든 지상파 방송은 천편일률적이다.
필자는 지난 10월 3일 광화문의 문 정권 규탄 집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당시, 현장을 취재하던 모 방송 차량 앞에 수많은 시민들이 방송차량에 대해 마구 주먹질을 하면서 심하게 질책을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잘못된 보도를 일삼는 방송을 시민들은 너무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방송 차량 위에서 카메라를 메고 있던 젊은 기자들은 시민들의 호된 질책에도 들은 척도 않으면서 카메라 작동에만 신경 쓰는 것을 보고 과연 저들이 이 땅의 언론인들이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촛불집회 때, 이 땅의 모든 방송들이 경쟁하듯 박근혜 대통령을 난도질하며 온갖 거짓보도를 하며 사기성 질주를 계속할 때, 저들의 언론관, 국가관이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4.19가 터지고 관제 언론이던 당시 ‘서울신문사’에 시민들이 습격하여 공무국 기계를 부수고 발행 중인 신문을 모두 찢어 버렸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
모 언론사 간부의 말에 의하면 이 땅의 언론인들 대부분은 ‘민노총’ 출신 기자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전언을 듣고 놀라움과 통탄을 금할 수 없었다.
언론인들이여!
당신들은 노동자로 자기 스스로를 추락시키지 마십시오!
당신들을 스스로 돈을 위해 일하는 막노동 일꾼으로 추락시키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이 땅의 거룩한 지킴이이며 당신들은 경건하고 엄숙한 용기 있는 마이크이며 이 땅의 장래를 걸머지고 국민들이 의지하는 정의로운 활자 치기입니다.
당신들의 펜에 이 나라가 부강하고 당신들의 마이크가 이 나라의 서슬 퍼런 독재의 마귀가 춤을 추면서 국민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추락시키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독재를 막아내며 나라의 안녕과 질서를 리드해 가는 거룩한 임무와 직책을 가졌다는 사명감으로 업무에 임해야 합니다. 당신들의 필설 하나하나에 이 나라의 운명이 걸려있고 당신들의 혓바닥 하나하나에 이 땅의 미래가 결정지어 집니다.
눈이 있고 귀가 있으면 보십시오!
이 땅이 이토록 경제가 바닥이고 이 땅의 국민들이 이토록 힘겹고 고난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온갖 꼼수와 어긋난 이론으로 썩은 자아에 마취되어 있는 자들, 이 땅이 해방된 지 70년 이래 가장 교활하고 사악한 정치모리배들이 판을 치는 세상인데 당신들이 그들의 장단에 “에헤라 디야” 춤을 추고 승리의 나팔을 불어대며 이 나라를 암흑의 수렁으로 밀어 넣는 것에 발맞추어 기뻐 행진하렵니까? 그것은 나쁜 충성이며 잘못된 충성입니다.
당신들이 사랑하던 노무현 씨의 울분을 토한 연설입니다.
“부귀영화를 위해 권력에 줄서서 머리 숙여야 합니까? 세상에 그 어떤 부정 불의가 저질러져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 척, 고개 숙이고 외면하고 눈감고 귀 막고 비굴한 삶을 목숨을 부지해야 하는가?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살며 비겁한 아부를 해야 합니까? 불의에 떳떳하게 맞설 수 있는 새 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무엇을 위한 아부 입니까? 누구를 위한 진군나팔입니까? 어느 나라를 위한 기쁜 노래와 박수찬양입니까? 2020년 새해에는 더 없이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당신들의 손에 이 나라의 운명이 결정지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어느 때 보다 당신들의 임무와 책무 그리고 정론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언론인들이여! 당신들은 지금 막 노동자들입니다. 일당을 받기 위한 집권당의 초라한 박수부대입니다.
한국의 언론인들이여! 당신들은 역사의 증인이자 사초(史草)들입니다.
자성하라! 뉘우치시라! 깨우치시라! 다시 일어서라!
올곧게 올바르게 정의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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