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 꺾기, 보험저축상품 불완전판매 만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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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 보험

대출 조건 앞세워 반강제 가입 독촉…원금 손실에도 대출 불이익 우려에 전전긍긍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2-03 19:10:12

은행이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예금상품을 가입하도록 하는 것을 소위 ‘꺾기’라고 한다. 반강제성을 뛰고 있지만 대출을 받는 입장에서는 돈이 아쉬우니 울며 겨자먹기로 가입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나마 예금이나 적금상품의 경우 원금 손실이 없어서 괜찮았지만 보험상품 가입 실적을 올려야 하는 은행들이 이 ‘꺾기’를 통해 보험저축상품을 판매행위에 이용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사실 이 ‘꺾기’라는 불법행위는 오래 전부터 뉴스에 단골 손님으로 등장해왔다. 하지만 모두 그 때 뿐이었다. 잠잠하다 싶으면 역시나 또 피해사례들이 등장하였고 이런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는 갈수록 늘어났다.

이 중 보험과 관련된 피해사례는 정말 심각하다. 알다시피 보험은 단기간 내에 계약해지를 하게 되면 계약자가 납입한 금액보다는 훨씬 적은 금액을 돌려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억지로 가입하였다가 급전이 필요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조건으로 가입한 보험계약을 해약이라도 할 시에는 원금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전혀 모르거나 생각한 것과는 다른 경우가 정말 많다는 게 문제가 되는 것이다.

대부분 적금상품이라고 얘기만하고 보험상품에 대한 특성이나 기타 중요한 부분은 서류상 대충 짚어만 줄 뿐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고객이 전혀 인지를 못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필자의 상담을 예로 들어보자. 본인의 사업장과 관련하여 대출을 받았는데 실적도 채우고 대출한 부분도 있으니 적금상품을 하나 가입해야 한다고 해서 가입했다는 보험증권을 보여준 상담이었다. 상담 신청인은 본인은 주식이나 투자상품은 싫고 원금이 보존이 되는 적금은 가입해줄 테니 그와 관련된 상품으로 추천을 해달라고 은행직원에게 요구하였고 이후 부지점장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권유한 상품에 가입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변액저축보험을 가입시켜 놓은 것이다.

분명 투자상품은 싫고 원금을 아무 때나 찾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방문하여 서명만 받아가길래 이상하다 생각은 했지만 은행이 설마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며 억울해하시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건 명백히 불완전 판매다. 아니 이 정도면 사기라고 얘기하고 싶다. 고객을 완전히 기망한 것이다. 충분한 설명도 없었고 고객이 요구한 내용과는 전혀 무관한 금융상품을 가입시켰다. 아무리 실적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렇지 본인들의 은행 실적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말고는 해석할 길이 없다. 고객의 약점을 이용하여 본인들의 실적을 채운 것 밖에는 안된다.

이러한 사례는 아직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대출까지 받아가며 생계를 꾸려가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본인들의 이득만 생각하여 보험상품을 충분한 설명없이 가입시키는 은행은 도대체 어떻게 막아야 하는 것인가. 위 상담사례의 경우 가입금액이 월 100만원이었다. 지금 해지를 해도 손해는 500만원 가량 보는 상황이다. 피해는 또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되었다. 지금 금감원에 민원을 넣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마저도 대출 건으로 인해 조심스럽다고 얘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에서의 보험상품 불완전판매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런데 줄어드는 것은 고사하고 갈수록 심각한 피해사례만 늘어나는 느낌이다. 금융당국은 늘 조사한다고 하지만 그 때 뿐이다. 지난해 DLF사태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결국 피해의 책임은 소비자가 받는 것이다. 불완전 판매가 없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줄어들 수는 있다. 고스펙의 유능한 인재들을 은행창구에 앉혀 놓고 고객들의 주머니 돈을 호시탐탐 노리라고 가르치는 것은 이제는 제발 그만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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