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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 <디모데후서 2 : 15>
코로나19에다 집권당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고소로 촉발된 ‘민주당만 빼고’ 운동의 확산에 이어 대통령이 방문한 식품가게, 대통령에게 꽃을 전달한 꽃가게, 국무총리의 막말 등 굵직굵직한 뉴스가 연일 쏟아지면서 이 나라가 온통 좀비, 기생충, 애완견, 개돼지가 득실거리며 시끄럽게 짖어대는 동물농장을 보는 것 같다. 정상과 상식은 도저히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질서와 증오가 난무하는 무법천지가 됐다.
이 와중에 대통령을 광적으로 열렬히 지지하는 일명 문빠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이니(문재인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쪽은 피아(彼我)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공격적이다. 여당조차도 조리돌림이 두려워 비판을 꺼리는 등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문빠는 이제 하나의 사회현상이 됐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집권당마저 문빠의 눈치를 보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벌어지고 맘카페에서 정권을 비판했다가 강퇴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자신들을 비난하는 칼럼을 썼다는 이유로 선거법 위반이라는 올가미를 씌워 임 교수를 고발했다가 여론을 의식해 마지못해 취하한 민주당을 대신해 ‘우리가 대신할 게요’하면서 임 교수 신상 털기, 선관위 고발 등 무차별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사과와 반성은 커녕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비판 여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폭력 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집권당의 이미지와 평판에도 결코 이롭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런 대응으로는 오히려 성난 여론을 잠재울 수는 없다. 소위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투쟁했다는 이들이 과거 독재 정권보다 더 잔혹한 압제적 수단을 동원하는 모습에 많은 국민들은 현기증이 날 정도다. 대통령에게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적으로 몰아 난도질하는 문빠의 행태가 갈수록 심해지는 등 이제는 상대 정파의 정치인들도 모자라 일반 서민까지 자신들의 사냥의 먹잇감으로 삼는다. 갈수록 정권의 부담이 되는 문빠 현상은 왜 심화되고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일까.
문빠의 뿌리는 노사모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노사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탄핵위기에서 열린우리당 창당의 공신이기도 했다. 이들은 정권 출범 이후엔 자신들의 정체성을 노감모(노무현 감시 모임)로 바꾸며 비판적 지지를 선언하는 이들도 나왔다.
그러나 문빠는 다르다. 반대의견을 용납하지 않고 SNS로 가혹한 공격을 퍼붓는다. 그 뿐만 아니다. 일반서민도 공격대상이 된다. 지난 9일 문 대통령이 충남 아산의 전통시장에서 한 반찬가게 상인을 만나면서 상인이 하소연하듯 “(경기가)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가 안돼요”라고 한 장면이 방송에 그대로 보도되자 문빠들은 각종 비난도 모자라 개인의 신상까지 털면서 압박을 가했다. 이 상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장사가 안 돼 솔직히 말한 게 무엇이 잘못이냐. 사람 만나기가 두렵고 무섭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에 대통령에게 꽃을 달아 준 꽃집 주인은 칭찬을 받았다.
앞서 임 교수에 대한 문빠 지지자들의 행태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오죽하면 진보지식인과 친문시민단체와 민변까지 나서서 한 목소리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민주당 행태를 비판했겠는가. 이런 일이 반복되는 근본원인은 내부의 견제가 사라지다보니 일어나는 현상이다. 정권 출범 이전에만 해도 당내 비판이 존재했지만 요즘엔 민주당이 오히려 극렬지지자들을 역이용해 상대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
또한 문 대통령이 문빠의 일탈을 사실상 묵인한 영향이 크다. 문빠의 맹목적 지지는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해, 대깨문께 모든 권한을 양도했다고 할 정도로 극성을 부린다.
이 같은 광신적 팬덤은 문대통령 스스로 초래한 측면이 크다 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4월 민주당 경선 때 안희정 전 충남지사,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쏟아진 문자폭탄 사건에서도 그들을 나무라기보다 “경쟁을 흥미롭게 만드는 양념”이라며 지지자들을 감싸고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문빠들은 자신의 폭력을 대통령에게 공식 추인 받았다는 오판으로 확신을 갖게 된지도 모른다.
아주 자연스럽게 지식인들 특히 여권인사들의 입까지 재갈이 물려지고 있다. 많은 지식인이나 언론이 문빠를 지적하면 공격의 화살이 쏟아질 것을 두려워하며 비판을 꺼린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적폐나 토착왜구로 낙인찍고 선악의 이분법을 적용, 건전한 내부비판도 용인하지 않는 등 한국 사회를 재단하며 일부의 과격행동으로 사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 이런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은 홍세화·진중권·김경율 같은 진보 인사들까지 등을 돌리게 했다.
대통령을 절대적 교주(敎主)로 여기는 극렬 지지자들의 행태는 이번 총선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현 정권의 자멸을 자초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조국의 범죄 혐의조차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검찰개혁의 희생양으로 승화시켜 조국을 그만 놓아주자며 조국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했던 문 대통령, 그런 대통령이 위기감을 느꼈는지 이젠 “미애야, 너만 믿는다. 날 지켜줄 사람은 너 뿐이다”란 말을 했다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
이에 앞서 조국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였던 금태섭·조응천 의원은 지난 15일 단수공천에서 제외됐다. 강성지지자들의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 갑에 <조국백서> 필자인 변호사 김남국을 전략공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금의원의 대항마를 자처했던 정봉주 전 의원의 후보부적격 판정으로 낙마하자 금 의원과 선명한 대립구도를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강서 갑을 추가 공모하는 형식을 취해 조국 전 장관 테마가 새롭게 부각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민주당 덕분에 의석수 하나를 더 얻게 된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출마를 자처한 김남국 변호사는 조국백서를 집필할 만큼 조국을 숭배하고 있는 조국맨 이다.
또 조국 저격수로 명성을 떨친 미래통합당 주광덕 의원(남양주병)과 맞대결할 1차 전략공천 후보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임 시 법무부 산하 법무,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민변출신이자 대표적인 친조국인사인 김용민 변호사를 선정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민심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이번 선거를 아예 조국 선거로 만들 작정인가”라며 한탄하는 민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기가 찬 건 코로나19 공포엔 메르스 사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한다며 전 정부와 비교하며 전 정부를 탓하는 인상을 주었다. 과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엊그제 문 대통령은 경제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며 정보는 투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맞는 말이다. 이벤트만 써먹어선 될 일도 없다. 울산 시장 선거 개입 사건이 불거진 지 벌써 석 달이 지나갔고 청와대 비서관 등 13명이 기소됐다. 8개 부서가 개입되고 공소장엔 대통령이 수차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과 법무부가 갈등으로 추태를 보이고 있다. 이쯤에서 검찰수사의 어느 부분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지시하며 뭔가를 설명해야하지 않을까? 문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 뒤늦게 무거운 입을 열어 “정부 홍보 방식에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특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취임사에선 “수시로 중요사항에 대해서는 기자회견을 갖고 현안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직접 국민들에게 설명하겠다”고 약속도 했다.
맞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가뜩이나 지금 청와대에 범죄혐의로 기소됐거나 기소를 목전에 둔 사람이 재직하고 있고 또 총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검찰이 목적을 갖고 수사를 기획했다거나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싸잡아 공격만 할 때가 아니다.
더 이상 문빠의 눈치를 보거나 이용하려는 마음은 버려야 한다. 떳떳하다면 숨길 게 없다. 그래야 대통령의 침묵은 묵시적 혐의 인정이란 야당의 주장을 불식시킬 수 있다. 그래야 공정하고 거짓 없는 정부란 말에 쑥스러움이 없어진다.
그런데 숨기지 말라면서도 해명은 없다. 듣는 사람들이 어리둥절해지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른다. 지난 2017년 5월 10일 취임사에서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섬기겠다”했다. 앞서 반찬가게 주인이나 비판 칼럼을 쓴 임 교수나 광화문 광장에서 문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는 국민도 문 대통령이 섬기겠다는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오는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의 현명한 심판이 기대된다.
“의로운 입술은 왕들이 기뻐하는 것이요. 정직하게 말하는 자는 그들의 사랑을 입느니라.”<잠언 16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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