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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예술과 인생

‘자선 어보’ 조선의 귀양과 현대의 적폐청산

영화 ‘자선어보’의 철저한 분석과 논평

스카이데일리(cjkim@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4-26 16:41:30

▲ 김수영 서양화가
이준익 감독, 설경구 주연의 영화 자산어보를 봤다. 영화는 역사 공부에서 익히 알고 있던 정약용과 정약전 형제의 파란만장한 슬픈 인생사를 담담하고도 아름답게 그리고 당시대의 상황을 푸짐하게 잘도 그렸다. 거기에 조선시대 양반과 상놈의 신분 계층의 충돌, 바닷물고기에 대한 자세하고도 철저한 연구를 한 정약전의 흑산도 유배생활이 흑백 영상으로 수묵화처럼 그려 진 아름다운 서사시였다.
학창시절에 반드시 읽어야 할 독서 목록에 파브르 곤충기, 이순신의 난중일기, 삼국지 등과 더불어 목민심서 또한 포함됐다. 그 유명한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는 정약용의 최고의 실학서다. 그는 조선시대 가장 위대한 과학자이자 실학가인 동시에 그 일가의 수난과 부침은 실로 역사를 배우는 어린 학생들의 가슴에 파노라마처럼 다가 온 위대한 학자 가문이었다.
 
영화는 1801년 조선시대 ‘신유사화’ 때부터 시작한다. 서학에 심취한 정약용과 정약전 형제의 천주교 박해사태에서 천주교를 믿는 126명의 신자가 처형을 당하고 간신히 사형을 면한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이 전라도 강진과 흑산도로 유배를 당하는 것이 영화의 시작이다.
 
1801년이 신유(辛酉)년, 그 전 해에 49세의 학자이자 조선 최고의 군주이던 정조대왕이 재위 24년째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노론 벽파의 호위 아래 11세의 어린 순조가 왕위에 오르고 실제의 정권은 노론 벽파의 손안에 들어가고 말았다. 시파로 남인이던 다산 일파들은 권력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으나 천주교도라는 누명을 쓰고 그렇게 혹독한 탄압을 받을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조선시대나 현재나 정권이 바뀌면 전 정부를 옳게 봐 주거나 용서하거나 묻어두는 것은 가당치 않은 나라였다. 11살 밖에 되지 않은 순조가 이 나라를 통치하면서 서학에 물든 천주교 신자를 몰살하려는 혹독한 판단이 어디에서 생겼을까? 당시 노론의 권력이 휘두른 박해의 당사자는 침묵으로 한양에서 땅 끝에 가까운 전라도 강진과 바다 멀리 흑산도까지 유배를 가게 된다.
 
유배 도중 동생 정약용은 ‘목민심서’ ‘흠흠신서’ 같은 수많은 책을 썼다. 이는 한국 실학의 금자탑을 세운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고, ‘자산어보’를 쓴 흑산도 유배지 정약전 또한 한국 최초의 물고기 백과사전을 펼친 위대한 서적을 남긴 유배 속 고통의 산물이었다.
 
자산어보에는 바닷물고기와 해조류 등과 관련한 226가지의 자세한 기록과 물고기 요리 및 약용으로서의 가치까지 기록돼있는데, 다만 안타까운 것은 물고기를 그림으로 기록하지 않고 다만 문서로만 섬세하고 철저하게 기록하여 후대에 남긴 것이다.
 
학창시절 아동도서로 인기가 높던 프랑스의 생물학자 파브르의 저서 ‘파브르 곤충기’가 1879년에서 1907년에 출판됐는데 자산어보는 1814년에 저술하였으니, 80여년이 앞선 셈이다. 정약전의 자선어보는 어류도감으로는 얼마나 서양보다 빨리 저술 되었는지 이 책의 위대함이 나타난다.
 
아울러 설경구의 무게감 있는 연기와 이정은의 소박하고도 초라한 흑산도 여인의 연기, 변요한의 현지 젊은 어부 창대 연기는 영화를 실감나게 하는 분위기인데 더구나 흑백영화라서 오히려 현장감이 나게 만든다.
 
필자와 영화팬이라면 흑백영화의 로망과 애정이 있을 것이다. 그 옛날 한국 영화 1960년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라 하던 시절 찬란한 국산영화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면 장면이었다.
 
눈부시게 화려한 컬러풀한 영상에다 눈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스피디한 빠른 전개가 주가 되고, 주인공의 행동과 화면 변화가 번개처럼 변하는 그런 현대영화를 보다가 이런 묵직하면서도 깊이 있는 영화를 감상하려니 새삼 과거의 추억의 명화 기억이 새롭다.
 
감칠맛 나는 전라도 사투리의 진한 감성에 더해 흑산도 관리의 무식하면서도 기이한 바보 행동에 웃음이 지어지기도 하지만 영화는 당시 양반들의 어색하고도 무지막지한 세금 포탈에 백성들이 피눈물 나는 고통을 그린 것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소시민들의 관리횡포 수난을 잘 그려 냈다.
 
그리고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만들도록 도와 준 현지 어부, 젊은 창대를 빗대어 상놈으로 태어난 비극이 창대의 운명을 슬프게 보여주고 있다. 상민을 대표로 하는 백성들의 비애는 이 영화의 말하고자 하는 의미 깊은 주장을 말한다. 아무리 배우고 똑똑해도 정의로움과 도덕적인 것은 제치고 신분 상승을 위한 추잡한 뒷거래와 관리의 상습화 된 재물 착취는 조선시대의 포악함과 일부 지방 관리들의 몰상식한 관치에 서민의 비극을 낱낱이 보여 준다.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은 아이에게까지 많은 세금을 물려서 기르던 황소까지 수탈해 가는 관리의 횡포에 아이 낳은 자신의 양물을 낫으로 잘라 버리는 백성의 놀라운 참극이 눈물겹고 경악스럽다. 이 영화는 그런 대표적인 조선시대 부정과 탐관오리의 추악함을 잘 나타냈다.
 
흑산도 바다의 몰아치는 파도 모습과 바람에 날리는 정약전의 하얀 두루마기, 허름하고 초라한 어민들의 얼굴과 의복, 거기에 착한 어부 창대의 시대를 잘 못 태어 난 슬프고 한탄스러운 얼굴 표정이 영화의 압권이다.
 
이준익 감독이 ‘왕의 남자’로 2005년 한국 영화계를 휩쓸었던 만큼 자산어보 또한 아름답고 묵직하게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엄중한 시기에 극장 개봉 영화로 필자가 용산 CGV17관에 갔을 때 300석 되는 좌석이 5분의 1정도 채우는 정도였다.
 
하지만 흥행에 대박을 기대하고 잡스럽게 마구 자극적인 스토리로 관객을 유혹하는 그런 영화가 아닌, 잘 만든 보석 같은 영화 한 편을 신경 써서 만들었으며 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서사시이자 잘 그린 아름다운 수묵화였다.
 
10점 만점에 9점이다. 그 부족한 1점은 쌀가마니를 제대로 만들지 않고 지푸라기로 얼기설기 엉성하게 쌀가마니라고 우기는 소품을 만든 실수 때문이다. 돈 때문일까, 아니면 대충 만들어도 너희들 내가 만든 거니까 그냥 보아라, 하는 식인가. 과거를 살아 온 연식이 오래 된 필자로서는 매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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