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이혁재의 지구촌 IN & OUT

“나라 빚이요? 지금은 선거 신경 쓰느라 바빠서…”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6-08 10:05:19

 
▲이혁재 언론인·전 조선일보 기자
/세금은 현재 세대가 혜택을 누리고
/국채는 미래 세대가 부담을 짊어져
/한일 양국, 닥칠 위기 뻔히 알면서
/“내 때만 아니면 된다”며 미루기만
 
요즘 우리나라는 일본과 사이가 나쁘다. 그런데 그런 두 나라가 묘하게 닮은 점이 있다. 첫째 나라 빚이 엄청 많다는 점, 둘째는 그런데도 정권 잡은 사람들은 빚 갚을 생각을 안 한다는 점이다. 후세와 다음 정권으로 돈 갚는 문제를 떠넘기려 한다. 돈을 막 뿌려대는 그들 머릿속엔 선거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로 급격히 늘어버린 나라 빚.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충실하고 차분하게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기본이란 명명백백하다. ‘빚은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원한 진리 “꾼 돈은 갚아야 한다”
 
“안 쓰면 썩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이건 국가건 꾼 돈은 갚아야 한다. 공짜는 없다. 이념과 정치성향, 나이, 국적 등등 그 어떤 것과도 상관없다. 꾼 돈 갚아야 한다는 것은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진리다.
 
나라가 돈을 못 갚는 사태를 디폴트라고 한다. 우리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를 겪어 그 비참함을 안다. 돈을 안 갚을 것이 뻔해 보이는 사람에게 돈 꿔주는 사람은 없다. 모르고 꿔줬다가 한번 당하고 나면 다신 안 꿔준다. 꾸는 사람이 믿음을 잃으면 돈을 마련할 방도가 없어지는 것이다.
 
“국가는 개인과 달리 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랏빚, 즉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 국가가 돈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또 다른 진리는, 모든 국채에는 ‘이 돈은 언제 언제까지 갚아야 한다’는 만기가 달려있다는 사실이다.
 
갚을 날이 돌아오지 않는 ‘영구 국채’ 따위는 없다. 만기는 반드시 있다. 만기가 다가오면 국가는 국채를 갚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자금이 안 모이면 금리가 더 높은 새 국채를 발행한다. 그런 식으로 하다가 빚이 쌓이고 쌓이면 ‘자전거 이론’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페달 밟는 것을 멈추는 순간 자전거가 넘어지듯 나라도 넘어간다’는 이론이다. 나라가 넘어가기 전에 빚을 갚는 현실적인 방법은 몇 가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두 가지다.
 
가장 정직한 정책은 증세
 
첫째 ‘하이퍼 인플레이션’ 정책. 국민이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는 술책이다. 쉽게 설명해보자. 인플레가 발생하면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그러면 채무자가 사실상 이득을 본다. 채무자는 인플레 전에 100원을 갚는 것보다, 인플레로 돈 가치가 떨어진 뒤에 100원 갚는 것을 당연히 선호한다. 실제 인플레가 발생하면 돈을 빌려준 채권자에게서 돈을 빌린 채무자 주머니로 돈이 옮겨가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런데 인플레의 정도가 극도로 과격한 것이 하이퍼 인플레이다.
 
한국과 일본의 최대 채무자는 국가다. 채권자는 국민. 그러므로 하이퍼 인플레가 일어나면 국민 돈이 정부 주머니로 대거 옮겨가게 된다.
 
둘째 방법은 세금을 왕창 올리는 것이다. 이건 정치인들이 꺼리는 정책이다. 실제 세금 올리고 선거에서 승리한 여당은 없다. 세금은 현재의 세대가 돈을 내고 현 세대가 혜택을 받는다. 반면 국채는 현 세대가 혜택을 누리지만 상환 부담은 미래 세대에게 넘어간다. 세금을 올리면 선거에선 지겠지만 국가로서 가장 제대로 된, 정당하고 양심적인 방식이다. 국민이 입는 피해도 다른 방법에 비해 제일 작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세금을 올린 이유
 
기축 통화국, 즉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나라인 미국은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 지 살펴보자. 기축 통화국 이라면 조금 과다하게 국채를 발행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조 바이든 정권은 증세 정책을 택했다.
 
바이든 정권은 3월 향후 8년간 2조 달러를 쏟아붓는 장기 경제정책을 발표했다. 정책에 사용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로 내렸던 법인세율을 28%로 올린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15년간 2조 달러 이상의 세금이 확보된다. 1년에 평균 약1600억 달러 정도다. 올해 일본 법인세가 900억 달러 수준이니 어마어마한 액수다. 세금 인상을 통해 정부 쓸 돈을 마련하는 걸 보니 그래도 건전한 나라인 셈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증세를 꺼린다. 우리 정부는 증세와 관련해 그럴듯한 표현만 쓴다. 바로 서민보다는 돈이 넉넉한 부자한테 세금을 많이 걷겠다는 ‘부유층 증세’다. 하지만 지난해 국세 수입 285조원 가운데 부유세의 상징인 종합부동산세는 1.3%인 3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대신 소득세(32.6%), 부가가치세(22.7%), 법인세(19.4%) 등 3대 세목이 전체 세수의 74.7%에 달했다. 증세로 빚을 줄이려면 이 3대 세금을 늘려야 하지만 국민들의 반발과 고용 위축 위험 때문에 대통령과 여당은 입을 닫고 있다.
 
일본사회의 특징이자, 한·일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자꾸 ‘미루는’ 것이다. 자신이 책임질 자리에 있을 때 위기를 맞는 것을 두려워하며, 엉뚱한 이유와 술책으로 증세를 연장한다. 그래서 어떤 결과가 빚어졌을까.
 
대한민국 국채 갚아야할 20‧30대
 
우리나라 사례를 보자.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채 대부분은 만기일인 2050년 쯤, 즉 30년 후에 갚아야 한다. 지금의 30세 이하가 환갑 언저리가 되는 시기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국채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국가 신용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여전히 증세보다는 돈 뿌리는데 바쁘다. 기초연금, 아동수당, 실업급여, 건강보험 등 복지 관련 지출을 마구 확대하면서 재정 지출이 통제 불능 상태로 커졌다. 타당성 조사조차 무시하고 전국에 토목 건설 예산을 퍼부으려 한다. 작년 총선을 전후해 전 국민에게 4인 가구당 1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뿌렸다.
 
적폐 쌓여가는 것도 닮은 한·일
 
하지만 씀씀이에 비해 들어오는 세금이 적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조원 넘는 빚을 내야 한다. 대부분 만기 30년 짜리 국채다. 그러면서도 방만한 씀씀이를 막을 제동 장치인 ‘재정 준칙’은 임기 후인 2025년부터 적용하겠다고 한다. 뒷감당을 다음 정부, 다음 세대에게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2018년 사망한 경제명문 히토쓰바시(一橋) 대학 학장이자 일본 재정학계의 거물 이시 히로미쓰(石弘光)가 우리가 아닌 일본 정부에 한 말이 있다.
 
“국민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고통을 분담하자고 솔직히 말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말도, 그런 정책도 안 나온다. 장밋빛 정책을 제시하고 인기만 누리려 한다. 그건 바로 포퓰리즘이다. 자기 때에 경제가 붕괴되지만 않으면 만사 OK다. 하지만 그러다간 후세의 누군가가, 우리 자녀와 손자가 당한다. 그걸 알면서도 아무 짓도 안하는 것, 그게 바로 모럴 해저드다.”
 
우리 식으로 표현 하자면 적폐다. 적폐가 쌓여가는 것도 일본과 우리는 닮았다.
 
 

  • 좋아요
    0

  • 감동이예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1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달 개봉한 영화 ‘이번엔 잘 되겠지’에서 특별 출연으로 영화를 빛내고 있는 배우 '오지호'가 사는 동네의 명사들
구상욱
배재대학교 아펜젤러국제학부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오지호
이엘라이즈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1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고인의 마지막 흔적 정리하며 생명도 살리는 일이죠”
특수청소, 죽음에 대한 경각심과 생명을 지키는 ...

미세먼지 (2021-07-28 19:3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