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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일류 국가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삼류 국가서 벗어나려면 국민적 결단 필요, 지금이 그 시점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6-21 11:05:13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일류 국가로 가는 여정은 멀고도 험난하다. 절대 왕정이 무너지고 시민 계급이 정치적 주체 세력이 되면서 17세기에 근대 국가가 태생했다. 그 이후 현재까지 상당수의 나라가 국가의 존립과 형태를 두고 많은 우여곡절과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앞서간 서구 국가들도 국가에 따라 현재 처한 상황이 각기 다르다. 수백 년에 걸쳐 일류가 된 국가가 있지만 아직도 이류 혹은 삼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가가 허다하다. 드물긴 하지만 비교적 인구가 적은 소규모 국가 중에 수십 년이라는 단기간에 모범적인 국가로 부상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일류 국가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는 경제적 풍요와 도덕적 우위를 근간으로 한다. 상식과 이성이 통하고 법과 제도가 잘 백업되면서 구성원 간의 갈등이 적고, 문제에 대한 해결이 원칙적이면서 깔끔하다. 삼류 혹은 후진국가는 정확하게 이와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어떤 요소가 있으면 다른 요소가 부족해 전체적으로 평균에 미달하는 국가들이 지구촌에 절반 이상이나 된다.
 
왜 오랜 기간에 걸쳐서도 국가가 일류로 도약하지 못하고 중도에 후퇴하거나 좌절하고 마는가. 대개 국가 내부의 상층부에 자리를 잡은 기득권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지위와 특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갖은 편법과 탈법을 자행하는 것이 원인이다. 그들은 태생적으로 투명하고 간결한 것을 거부한다. 장막을 치고 허들을 만드는 데에 분주하다. 혼탁한 물에 더 많은 물고기가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보다는 개인이나 진영의 이익에 탐닉해 현재에 안주하면서 변하는 것을 경계한다. 미래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고 당장 잘 먹고 잘 살자는 한탕주의가 판을 친다. 국가의 파이를 늘리려는 노력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는 파이를 나눠 먹기에만 급급하다. 이런 정치 포퓰리즘에 선량한 국민이 동조하면서 무책임과 무능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타락한 국가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들이다. 결국 국민이 정신을 차리게 되지만 이미 많은 것을 잃고 난 후다. 그렇다고 바로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보장이 없다. 반발과 저항은 여전히 치밀하고 거세다.
 
요즘 우리 내부에서 목격되는 현상들을 보면 기대 반 걱정 반이다. 2030세대가 주축이 돼 철밥통으로 전락한 몰염치한 정치권에 채찍을 들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마침내 올 것이 왔다. 방향과 방법을 두고 보면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 이들의 선한 동기와 결의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다는 점에서 좌절과 분노를 적극적인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실의에 빠져 냉소적으로 돌아섰던 기성세대들도 이들의 반기에 적극적으로 동조한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절박감이 점점 힘을 얻어간다. 한편으론 이를 저지해보려는 온갖 모략과 선동이 꿈틀거린다. 그러나 대세는 굳어졌고, 되돌리기에는 힘이 절대적으로 미치지 못한다. 만약에 실패한다면 국가는 더 큰 수렁에 빠지고, 선진 국가로 올라갈 기회를 영영 놓치고 만다. 지난 수십 년간 피와 땀으로 축적한 경제적 파이와 사회적 자본을 여기서 탕진하면 모두가 끝장이다. 우리가 가진 것이 불완전하고 자칫하다간 일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아직은 미완이다.
 
형식과 내용이 모두 중요, 공과 사를 구별하는 인식의 전환이 출발점이 돼야
 
시작이 절반이지만 자칫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켜보는 처지에서도 초조하다. 젊은 피 수혈이 개혁의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기수를 돌렸다고 하지만 현재 나오고 있는 물꼬를 보면 불안감이 없지는 않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구 시대의 유물인 좌충우돌이나 돌격부대 같이 밀어붙이는 방식은 더욱 곤란하다. 일방적인 결정보다는 공론화 과정을 통한 의견 수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절대적인 전제 조건은 가치의 공유와 균형적 접근이다. 일시적인 민심 회유나 표를 의식해서 남발하는 편중된 정치적 꼼수를 지양해야 한다. 일례로 지역균형발전을 핑계로 호남이나 충청 지역에 대해 과다한 선심을 베풀고 있지나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객관적으로 가장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은 경북과 강원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멸 위험이 가장 큰 전국 10대 기초 지자체에 무려 6곳이 경북(전남 2곳, 경남 1곳)에 있다. 정치적 편향성이나 집단이기주의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또 하나가 '이대남'과 '이대녀' 이슈다. 젠더 갈등으로 부추겨 이를 통해 정치적 이해득실을 노린다. 지나친 페미니즘으로 전자를 보수, 후자를 진보로 몰아가려는 위험한 경향까지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고민을 안고 있는 이들을 갈라치게 해서 얻고자 하는 이익이 무엇인가? 양자의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들여다보고 균형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면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문제의 발단은 이대녀에 대한 할당제와 가산점 부여에 대한 이대남의 불만이다. 실제로 각종 시험과 고시, 취업 시장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이 남성보다 훨씬 높은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궁여지책으로 면접 기능을 통해서 남녀의 비율을 조정하는 행태까지 벌어진다. 물론 입사 이후 승진과 급여 체계 등은 별개 문제다. 일자리와 부동산 정책뿐 아니라 결혼과 출산, 보육 등에 관한 양성평등을 원칙으로 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 차원에서 사회 전체의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획기적인 인식의 개선과 더불어 다른 나라의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해묵은 과제들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시동을 걸지 않을 수는 없다. 아침에 눈 뜨기 무섭게 갖은 사건·사고들로 뉴스가 도배한다. 엽기적인 범죄와 더불어 각종 인재(人災)로부터 편한 날을 셀 수 없을 정도다. 선동적 정치는 이미 공해가 되고 있고, 잇따른 정책 실패는 국민의 피로감을 누적시킨다. 소탐대실과 임기응변으로 일관하다 보니 부작용과 후유증, 폐해가 너무 크다. 국면 전환을 위해선 파격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형식과 내용이 모두 중요하다. 진정한 개혁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허례허식과 특권을 걷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부조리의 근원은 공(公)과 사(私)를 구별하지 않음에서 비롯된다. 글로벌 신조어가 된 ‘내로남불’ '아시타비'도 여기서 기인한다. 제대로 된 일류 국가에서는 절대 용인되지 않는 보편적인 공감대다. 벌써 30대 신임 야당 대표의 지하철 이용과 따릉이 행보를 깎아내리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당연히 공적 업무 수행을 위해선 공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러한 면모일신이 질적인 내용의 변화를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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