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노사가 정부의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과 관련해 전기차 등의 보급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국금속노조연맹 등 3개 단체는 자동차 산업 생태계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030년 무공해차 보급 속도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탄소중립위원회에 제출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어 노동자 보호, 부품 업체 지원, 국내 생산 여건 조성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근 탄소중립위는 2030년 NDC 목표를 2018년 대비 당초 26.3%에서 4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 노사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2030년 친환경차 누적 생산 능력은 차량 부품 개발 소요년수, 시설 투자 등의 여건을 고려할 경우 300만대 이내다”며 “그 이상의 목표를 설정할 시 대규모 수입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NDC 목표가 26.3%일 당시 2030년까지 385만대 가량의 전기차 등을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업계 노사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등 외국계 기업은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어 2030년까지는 생산이 불가능하다”며 “이들은 2030년 전기차 등을 전량 수입해야 하고 이 경우 내연기관차 생산 위축으로 인해 부품 업체들의 경영 악화와 고용 불안을 야기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450만대 수준 이하의 합리적인 전기차 보급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며 “직무 교육, 이·전직 지원 강화, 미래차 전환을 위한 금융·연구개발(R&D) 지원 확대, 전기차 수요 확대 여건 조성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사는 “당초 계획인 전기차 등 385만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산업 생산 약 3조원, 부가가치 약 1조원의 감소와 고용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450만대 이상의 보급 목표가 제시될 경우 산업 생태계가 와해되고 일자리가 급감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전기차 부품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줄어들면서 생기는 인력 감축에 대한 대안도 요구했다. 자동차 업계 노사는 전기차 특성 상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와 작업공 수 감소로 인력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고 진단했다. 이에 △부품 업체 대상 고용유지지원금 조건 완화 △부품 업체 노동자 대상 고용유지지원금과 실업 급여 지급 확대 △직무 전환 대응을 위한 직업 교육·훈련 확대 △이·전직을 위한 수요 조사 △일자리 알선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D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 노사는 “부품 업체의 미래차 전환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나 투자 여력 부족, 투자 후 매출 발생까지 장기간 소요,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부품 업체들은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며 “국내 중형차 업체 3개사의 협력 업체 등 미래차 준비가 미흡한 부품 업체들이 적극 사업 재편에 나설 수 있도록 신차 개발 R&D 프로그램, 부품 업체 사업 재편 R&D 프로그램, 환경 규제 대응 R&D 프로그램 신설 등 R&D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한 소비자 수요 확대를 위한 여건 조성과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며 “전기·수소차 운영 보조금 지원 기간을 2030년까지 연장하고, 세제 혜택 확대에 따른 소비 수요 지속 창출, 생산 기반 구축 소요 기간(5~7년)을 고려한 국내 생산 특별 보조금 제도 신설, 운행 단계의 개별소비세·취득세·등록세 혜택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 주유소 개념의 공공 중심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정책을 휴대폰과 같이 집에서 충전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며 “약 2000개에 달하는 LPG 충전소 수준으로 수소 충전소 및 전기차 충전기 구축을 추진해 전기·수소차가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충전 편의성이 확보되도록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전기차 보급은 탄소 감축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지만 문제는 속도다”며 “하나의 목소리를 낸 경험이 없는 사용자 단체와 노조가 같은 목소리를 낸 것 자체가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또 “탄소중립위는 급속한 보급 목표 설정이 부품업계 와해와 노동자 대규모 실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 450만대 이하의 합리적 전기차 등의 보급 목표를 설정하고 부품 업계와 노동자 지원책도 실효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