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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人)스토리] -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

“고양이도 사회 구성원… 가장 힘없는 아이 위해 애써요”

학대 받는 고양이를 구조·보호하는 동물보호 운동가

기사입력 2022-05-28 00:03:00

▲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는 고양이 구조 및 TNR, 입양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종원 대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며 동물권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동물 학대 및 동물권의 범위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동물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유주연(49) 나비야사랑해 대표를 찾았다. 유주연 대표는 안정된 미래를 포기하고 동물 보호 및 구조 활동에 뛰어들었다.
 
부모님 회사 그만 두고 구조 활동 투신… ‘고양이 공장’ 잡아 내기도
 
나비야사랑해는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들을 구조해 치료하고 새로운 집으로 입양 가기 전에 잠시 머무는 곳이다. 유주연 대표는 처음부터 동물보호단체까지 만들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길고양이 밥을 주면서 시작했다가 TNR 활동에 뛰어들었다. ‘TNR’은 길고양이를 안전한 방법으로 포획(Trap)한 뒤 중성화 수술(Neuter)을 시켜 포획한 장소에 다시 방사(Return)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로서는 길고양이 개체수를 조절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인도적으로 방식으로 인정되고 있다.
  
유 대표가 처음부터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기를 원한 것은 아니었다. 외국에서 대학을 다닌 유주연 대표는 귀국하자마자 부모님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유주연 대표의 눈에 회사 근처의 고양이들이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고양이 밥을 주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밥을 주다 보니 고양이 속도가 급속하게 불어나는 거예요. 밥만 주면 되는 게 아니겠구나 해서 찾다 보니 TNR을 발견했어요. TRN은 길고양이를 잡아서 중성화시킨 다음 그 애들만 살게 하는 건데 외국에는 TNR 프로그램이 많더라고요. 포획한 고양이를 TNR 연계가 돼 있는 병원에 가서 중성화하는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는 2003년에 도입됐는데 그때는 제대로 활성화가 안 돼 있었어요.”
 
그러나 동물 구조에 발을 깊이 담글수록 회사 일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구조 활동을 했지만 고양이가 점심시간에 맞춰 잡혀줄 리가 없었다. 점심 먹으러 나간다고 하고 3~4시에 들어오거나 아예 거기서 퇴근하는 일이 반복되자 부모님도 더 이상 참아주지 않았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얘가 종교단체에 빠졌나 하고 걱정하셨어요. 그러다가 동물 구조한다고 하니까 더더욱 회사에서 나가야 한다고 하셨죠. 다른 직원도 있는데 계속 봐 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쫓겨났고 회사 일은 동생이 하고 있어요.”
 
▲ 유주연 대표가 이끄는 나비야사랑해는 편집적으로 고양이를 모으는 애니멀 호더나 ‘고양이 공장’을 잡아내고 고양이들을 구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회사에서 쫓겨난 유 대표는 동물 구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열세 마리 정도로 시작했지만 한 마리가 두 마리를 부르고 두 마리가 세 마리를 부르면서 점점 규모가 커졌다.
 
“TNR을 하다 보니 백 마리 있는 데에서 한두 마리 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져요. 일단 거세를 하니까 힘이 없어지잖아요. 그때 회의감을 좀 느꼈는데 구조한 애들 중에 착한 애들이 있어요. 그런 애들을 입양 보내기 시작하면서 TNR 할 아이와 입양될 아이를 구분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 이제 입양되기 전에 잠시 머물 곳이 필요했고 이게 나비야사랑해의 모태가 된 거죠.”
 
“원래는 잠시 있어야 하는 곳인데 요즘에는 여기서 생을 마감하는 아이도 많아요. 고양이가 친화력 있는 애들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아직 야생성이 남아 있거나 사람이랑 잘 어울리지 못하는 고양이는 치료를 마쳐도 밖으로 다시 나갈 수가 없거든요. 그러면 걔네는 여기서 평생 사람하고 교감하는 법만 배울 수도 있는 거죠.”
 
유 대표는 고양이 구조 활동을 하면서 고양이 학대 사례도 많이 접하게 됐다. 학대받는 고양이들을 보호소로 데려와 안전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유 대표가 하는 일이다.
 
“지금 보호하고 있는 고양이 중에 동탄 학대묘라고 이슈가 됐던 사건에서 심한 일을 당한 애도 있어요. 어떤 사람이 고양이를 막 때리고 죽이고 하면서 문제가 됐는데 그 중 한 마리죠. 애가 너무 착해서 입양을 갈 수도 있는데 사람들한테 뭇매를 맞고 안타깝게 살고 있다는 제보가 와서 구조했어요.”
 
나비야사랑해는 고양이를 편집광적으로 모으는 애니멀 호더나 통칭 ‘고양이 공장’이라고 불리는 곳을 찾아내 중단시키고 입양 절차를 진행하는 일도 하고 있다. 유 대표는 고양이 공장에서 고양이를 구출해 온 것이 나비야사랑해 활동 중 특별하고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종을 가리지 않고 계속 교배시키면 태어난 아이들이 아파요. 심장에 기형이 생기거나 손이 뒤틀리거나 하는데 하다 보면 예쁜 애들이 나오니까 계속하는 거예요. 대량으로 교배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 되죠. 밥을 제대로 안 줘서 심지어는 자기 새끼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어요. 예쁜 애 몇 마리만 팔면 돈이 되니까 한두 마리 죽는 건 상관 안 하거든요. 이런 아이들을 구조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공존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 더 많이, 안정적으로 구하고 싶어요”
 
유 대표에게 최근 고양이에 대한 인식 악화에 대해 물었다. 유주연 대표는 이전에도 비슷한 말을 들었지만 최근에는 고양이를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옛날에도 고양이에 대한 학대나 괴롭힘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그래도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는데 요즘에는 고양이 밥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고양이 숫자가 증가하면서 주변에 고양이가 많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렇다 보니 학대 정황이나 사례도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제가 명쾌하고 확실하게 답을 드릴 수는 없어요. 그래도 이런 활동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개나 고양이가 반려동물로 받아들여지고 있잖아요. 개나 고양이가 사회 구성원으로 취급된다고 하면 저는 그냥 말도 못 하고 힘이 없는 약자를 보살피는 사람이다 정도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피라미드 가장 아래에 있는 생명체와 공존하고 같이 가자는 거죠.”
 
유 대표는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도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과 공존할 수 있도록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고양이 밥 주는 정의로운 사람이니까 너도 같이 해라’ 식의 접근은 억지라는 것이다.
 
▲ 유주연 대표는 고양이 밥을 주는 사람들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저도 고양이 밥 주는 입장이지만 밥 주시는 분들도 우리가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가 고양이를 좋아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해도 거기까지는 아니다 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강요하는 건 공존이 아니에요.”
 
“싫어하는 사람을 설득할 수도 있겠죠. 자리를 깨끗하게 하고 물도 갈아주고 토한 것도 치우겠다 이런 식으로요. 그래도 정말로 안 된다고 하면 이쪽에서 옮기는 게 맞아요. 고양이 밥 주는 장소를 조금 옮긴다고 고양이가 잘못되지 않아요. 싸움을 일으키고 문제를 만드는 주체가 고양이가 되면 안 돼요. 결국 피해는 고양이가 보게 되거든요.”
 
유 대표는 사람들의 인식에 의한 어려움 외에 경제적인 어려움도 언급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고양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가지기도 어렵고 위탁비나 입양을 보내면서 받은 소정의 사례금으로 꾸려가는 경우가 많다. 정 안 되면 그나마 사정이 좋은 곳에서 사료 등을 지원받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동물보호단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는 상당히 행운아라고 생각하는 게 부모님이 재력이 있고 미리 물려주신 재산이 있고, 일하면서 모은 돈도 있다보니 그걸 사용할 수 있었어요. 그렇다고 해도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2014년쯤에 나비야사랑해를 사단법인화 했어요. 후원금이 더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실제 후원금은 그대로이고 월세나 인건비 등을 지출해야 해서 비용만 늘었네요. 그나마 시간이 지나면서 나비야사랑해가 했던 활동이 알려지면서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지금까지도 어려운 건 맞아요.”
 
유 대표는 2019년에 행정안전부의 ‘국민추천포상자’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많은 어려움에도 고양이 구조 활동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서 묻자 그는 구조한 고양이가 잘살고 있는 모습이 활동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거창한 생각으로 시작한 게 아니기 때문에 왜 고양이를 위해 이렇게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입양 보낸 고양이들이 잘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힘이 나요. 13년 전에 프라하로 입양을 보냈는데 문득 생각이 났는지 편지를 보냈더라고요. 너희가 구조해 줘서 내 반려묘로 잘살고 있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으로 유주연 대표에게 앞으로의 목표 혹은 포부에 대해 물었다. 유주연 대표는 더 많은 고양이를 안정적으로 구조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제가 나이도 있다 보니까 한 10년 정도 지나면 나비야사랑해 활동을 계속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지금 상황이 조금 버겁다고 느끼는 것도 있고요. 이 단체가 금전적인 면이나 다른 여건에서도 넉넉해져서 더 많은 고양이를 입양 보낼 수 있게 한 다음 좋은 사람에게 나비야사랑해를 넘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양준규 기자 / jgy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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