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빚투’… 신용잔고율 10% 이상 종목, 2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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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잔고율 10% 이상 종목 21개 중 코스닥 소속 13개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26 10:50:58

▲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신용잔고율이 10% 이상인 종목 수는 총 21개로 작년 말(9개)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전날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빚투(빚을 내 투자)’ 거래를 의미하는 신용잔고율이 10%를 넘긴 종목들이 올 들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잔고율 외에도 신용거래융자 잔고 등 ‘빚투’ 과열을 의미하는 지표들도 잇달아 올라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신용잔고율이 10% 이상인 종목 수는 총 21개로 작년 말(9개)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신용잔고율이 5%를 넘어선 종목 수도 269개로 상당했다.

신용잔고율은 신용거래 매수량을 총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상장된 주식 중 신용으로 산 주식이 많다는 뜻이다. 예컨대 상장주식수가 100만 주이고 신용으로 매수한 주식 수가 10만 주인 경우 신용잔고율은 10%다.

코스닥 종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용잔고율 10% 이상 전체 종목 중 13개가, 5% 이상 전체 종목 중에서는 228개가 코스닥에 속한 종목이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영풍제지의 신용잔고율이 15.99%로 가장 높았고 다올투자증권(14.78%)·우리넷(12.68%)·선광(12.59%)·세방(12.17%)·빅텍(11.9%)·제주반도체(11.59%) 등의 순이었다. 이들 종목은 각각 종이·목재, 증권업, 통신장비, 운송 등에 속해 업종 상 아무런 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

신용거래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해당 종목의 업황·성장성 등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고려하기보다는 수급상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용잔고율이 높은 종목은 수급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돼 투자자는 손실을 볼 수 있고 주식시장이 하락할 땐 추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한다. 24일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도 신용잔고율이 평균보다 높았다.

다올투자증권(14.78%)와 셋방(12.17%)을 비롯해 삼천리(10.65%)·서울가스(7.64%)·대성홀딩스(6.79%) 등이 신용잔고율 5%를 넘겼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개인투자자들이 투매 물량까지 던지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는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을 나타냈다.

증시 지표 곳곳에는 ‘빚투’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16조5000억 원에서 24일 20조4320억 원으로 5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 중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5600억 원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증권가 내부에서는 ‘빚투’ 양상이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빚투 경고음으로 인해 최근 증시에 유입됐던 매수 흐름이 끊기고 시장이 다소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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