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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의 세계] 동화책 ‘서해 바다를 지킨 영웅, 한상국’ 프로젝트 황인희 작가
텀블벅 시작 닷새 만에 목표액 1211% 달성
한상국 상사 유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2 16:08:44
 
▲ 황인희(사진) 작가를 주축으로 한 ‘한상국을 기리는 친구들’이 한영대역 ‘서해 바다를 지킨 영웅, 한상국’(양문출판사) 펀딩을 시작했다. 윤상구 사진작가
 
2002년 한일월드컵이 막바지에 이른 629일 연평도 근해 북방한계선 이남 지역에서 북한의 무력 기습도발이 있었다.
 
대한민국 해군 참수리급 고속정 357호는 교전수칙에 따라 차단기동(뱃머리로 상대 밀어내기)으로 대응했지만 북한 해군은 집중 함포 사격을 퍼부었다. 치열한 격전 끝에 우리 쪽 해군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조타장이던 한상국 상사는 조타실 키를 놓지 않은 상태에서 참수리 357호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참사가 일어난 지 41일 만인 89일의 일이다.
 
서해 바다를 지킨 영웅, 한상국프로젝트
 
연평 앞바다에서 일어난 이 비극적인 사건은 2015년 영화 연평해전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2024년 연평해전의 영웅 고 한상국 상사를 기리는 동화책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황인희 작가를 주축으로 한 한상국 상사를 기리는 친구들67일부터 텀블벅을 통해 한영대역 서해 바다를 지킨 영웅, 한상국’(양문출판사) 펀딩을 시작한 것이다.
 
멤버 중 황인희 작가가 글을 맡았다. 황 작가는 2010년 조선일보 논픽션 대상을 수상한 저력 있는 역사칼럼니스트로 ‘6.25가 뭐예요?’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잘 생겼다 대한민국등의 저서를 갖고 있다.
 
그린이 김경숙은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후 여덟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한 그림 작가다. 옮긴이 김철호는 카투사 출신으로 지금도 카투사가 하는 일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윤상구 사진작가는 사진 및 영상 촬영과 편집을 맡았다. 아내인 황인희 작가와 함께 여러 권의 책을 공동 작업했고 2009년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사진 콘테스트에 입상한 경력이 있다.
 
한편 텀블벅은 책 출간이나 영화 제작을 위한 소액 펀딩으로 목표액이 달성되면 도서나 영화 관람권 형태로 투자금을 돌려준다. 제작비 조달의 목적도 있지만 그 자체로 홍보가 되기 때문에 최근 각 출판사와 영화사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황인희 작가는 본지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기도 하다. 스카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황 작가는 큰 기대 안 하고 시작한 일이다. 그런데 텀블벅 시작 닷새 만인 12일 애초 목표액의 1211%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된 데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컸다.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영대역 서해 바다를 지킨 영웅, 한상국펀딩 사실을 알리면서 대중의 호응도가 올라간 것이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영웅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연평해전이 영화로는 나왔지만 어린이를 위한 영상물이나 출판물은 없다. 또 한영대역을 통해 세계에 한국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싶었다.”
 
황 작가는 동화책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에게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악플로부터 한상국 상사와 유족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월드컵 관전하느라 대통령도 외면
 
▲ 한영대역 ‘서해 바다를 지킨 영웅, 한상국’ 책 표지. 양문출판사
 
한 상사는 그해 71일 중사 진급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진급 당일 그는 실종 상태였다. 그의 사망이 확인된 것은 한참 뒤의 일이다. 그러므로 그는 중사로 사망한 것이 맞다. 이 사실을 인정받기까지 16년이 걸렸다.
 
상사 진급이 확정됐으면 연금 지급도 그에 준해야 하는데 현재 한 상사는 중사 연금을 받고 있다. 유가족이 이 부분을 시정해 줄 것을 여러 차례 건의했음에도 바로 잡히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아내 김한나 씨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시위를 한다.”
 
이를 두고 일부 사람들이 김씨를 돈에 눈이 먼 사람으로 몰아갔다. 사실 연금 액수는 중사나 상사나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한 상사의 연금은 김한나 씨가 아닌 부모님이 수령하고 있다고 한다.
 
순수하게 사실을 바로 잡고 싶은 마음, 고인의 명예를 지키고 싶은 마음을 나쁘게만 몰아가는 것을 보다 못한 사람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나섰다.
 
황 작가와 김한나 씨와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가 제2연평해전의 영웅들을 기리는 영웅은 없었다’(기파랑)를 출간할 당시 황 작가가 책 발간을 도왔다.
 
“김한나 씨는 한 상사가 실종됐을 때부터 남편 시신을 찾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청와대에도 진정을 넣었다. 아무리 그래도 소용이 없자 이 나라에서 못 살겠다 싶어 미국으로 떠났다. 3년 정도 떠나 있다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다시 돌아왔다.”
 
귀국한 뒤로도 김한나 씨는 남편의 명예 회복을 위해 많은 활동을 벌였다. 덕분에 전사자 특별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영화 연평해전에도 나오지만 전사자 장례식 때 대통령(김대중)은 일본 천왕과 월드컵경기장에 있었다. 웃는 얼굴로 관전에 몰두하는 모습이 방송을 탔다. 그때 유가족들 심정이 어떠했겠나.”
 
죽어서도 조타실 키를 꼭 붙들고 있던 두 손
 
▲ 충남 보령 무창포 해수욕장에 위치한 고 한상국 상사 흉상. 보령은 그의 고향이다. 양문출판사
 
아무리 월드컵 기간이라지만 한 상사를 실종 상태로 방치할 이유가 없었다. 김한나 씨가 청와대건 국방부건 해군이건 좇아다니며 도와달라고, 남편을 찾아달라고 호소했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응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떤 사람은 김한나 씨를 미친 사람 취급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당신 남편 시체 건지다가 전쟁 나면 책임지겠느냐?”며 도리어 큰소리를 쳤다. 함정이 침몰한 곳은 수심이 깊긴 했지만 전쟁을 우려할 지역은 아니었다. 우리 해역에서 우리 함정을 건져 올리는데 전쟁 핑계를 대니 듣는 입장에서 황당할 뿐이었다.
 
오히려 당시 한 상사가 조타실 키를 꽉 잡고 있어 함정이 북한 해역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만약 함정이 해류에 떠밀려 그리로 넘어갔더라면 북한이 자기네 해역을 침범했다는 억지 주장을 펼 수도 있었다. 죽어서도 최악의 사태를 막아 낸 한 상사였다.
 
▲ 한영대역 ‘서해 바다를 지킨 영웅, 한상국’ 본문. 양문출판사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은 서해 수호의 날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으로 희생된 55명의 용사를 기리는 날로 2016년부터 정부 주도로 추념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또한 정부는 제2연평해전에서 산화한 여섯 영웅의 이름을 이어받은 6척의 유도탄 고속함 즉 한상국함·윤영하함·조천형함·황도현함·서후원함·박동혁함을 건조해 순국선열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서 거행된 이번 제9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과 서해수호 전사자 유족이 참석했다
 
이날 김한나 씨는 한동훈 당시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명함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동화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 사실을 한 위원장에게 알렸고 한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동화책 프로젝트를 올린 것이다.
 
▲ 평택 해군 2함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남편 윤상구(오른쪽) 사진작가와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황인희 작가. 양문출판사
 
이전 출판사에서 텀블벅 펀딩을 해 봐서 안다. 일반 출판사는 100% 달성하기도 어렵다. 그런 마당에 닷새 만에 1211%를 달성이라니 굉장한 성공이다. 하지만 5월 진행한 고 노무현 대통령 관련 영화인 노무현과 바보들: 못다한 이야기4629%까지 달성했다. 2연평해전의 숭고한 가치가 더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해 바다를 지킨 영웅, 한상국의 출판 공정은 90% 가까이 진행된 상태다. 책이 출간되면 한 번 더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하고 이쯤에서 이야기를 마쳤다.
 
지금은 문화전쟁 시대다. SNS의 파워가 커진 만큼 셀럽의 한 마디 한 마디가 큰 힘을 발휘한다. 문화전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아니 승리를 거머쥘 수 있도록 더 많은 셀럽이 선한 일에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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