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단일화 불발될까’ 발동동…급기야 내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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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정치공학적 논의 피로…단일화 응하지 않겠다”
국힘 “당권 제안” 구애, 이준석 “관심 없다” 일축
“김문수, 단일화 러브콜 위해 직접 이준석 만나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2 13:50:01

▲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2일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가 열린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를 방문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을 열흘 앞두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보수 진영의 표 분산을 막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대선에서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준석 후보가 젊은 층과 개혁 보수 표심을 일부 흡수하고 있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보수 표 결집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특단의 대책은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 등도 이 후보를 직접 찾아가 단일화를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김문수 후보다 유세 보다 이준석 단일화를 위한 달래기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 김문수 후보의 열화와 같은 구애가 표심을 향방을 바꾸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당권을 줄 테니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제안까지 이준석 후보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대부분 친윤계 인사들이 ‘들어와서 당을 먹어라’는 식의 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단일화 제안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관련자 고발 방침을 밝혔다.

실제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전날 직접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을 찾았다. 안 위원장은 이날 경기 성남시 가천대학교에서 진행된 이준석 후보의 ‘학식 먹자’ 캠페인에 참석해, 점심을 함께 하며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논의했다. 안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의 상처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고 진정으로 도와드릴 수 있다”며 단일화 논의를 위한 만남을 제안한 바 있다.

현장에서는 약 20~30분간 비공개 간담회가 이어졌으며, 안 위원장은 “단일화를 직접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능성에 대해 조언을 건넸다”며 “최종 결정은 이준석 후보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또한 “필요하다면 김문수 후보와의 직접 만남도 주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안 위원장은 과거 여러 차례 야권 단일화 시도와 관련해 복합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의 단일화 공식 제안에 대한 진정성이 부각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준석 후보는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 측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명확히 선을 다시금 그으며 이날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정치공학적 단일화 이야기 등 불필요한 말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모든 전화에 수신 차단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단일화 논의 자체에 피로감도 드러냈다. 그는 “큰 변화는 없다. 이기는 전략에 주목하지, 정치공학적으로 단일화니 이런 거에는 전혀 시간을 쓰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권을 대가로 한 단일화 제안에 대해서도 “제가 국민의힘 대표를 해본 사람인데 당권이니 뭐니에 대해 환상이 없다”며 일축했다. 이준석 후보는 선거일까지 단일화 논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이준석 후보 측이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로부터 ‘당권을 대가로 한 단일화’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서 “친윤들이 우리 당을 통째로 팔아넘기려 한다. 구태를 청산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친윤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입장도 못 낸다”며, 윤석열·김건희의 뒷배가 없어진 친윤계가 당권 약속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대선은 이런 친윤 구태를 청산하는 혁신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계 인사들은 “실체 없는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친윤계 의원들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당권을 어떻게 주나. 납득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은 “거래를 제안한 ‘친윤’이 누군지 밝히라. 못 밝히면 자작극으로 간주한다”고 경고했다. 단일화 추진본부장 유상범 의원은 “이준석 후보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대선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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