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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한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불법행위에 강력히 대응하라”고 지시하며 대북전단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더불어민주당도 관계 당국에 “엄중한 처분”을 요구하며 정부의 강경 기조를 뒷받침했다. 통일부는 16일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 살포의 예방 및 사후 처벌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번 사안을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대북 전단 규제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 25주년을 맞아 “중단된 남북 대화 채널을 신속히 복구하겠다”며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를 연이어 중단시키는 조치는 이러한 대북 유화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대북 전단 규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미 예고된 흐름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접경 지역에서 진행되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킨 데 이어, 13일에는 파주시를 방문해 접경 지역 주민들에게 “헬륨가스를 사용하는 것은 가스관리법 위반이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이던 2020년에도 대북 전단 살포를 적극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당시 재난안전관리법, 고압가스안전관리법, 해양환경관리법 등 7개 법률을 근거로 전단 살포를 단속했다. 이번에도 정부는 당시와 유사한 법적 근거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북 전단 규제를 두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새 정부의 대북 유화책이 지나치게 성급하고 일방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북한의 요구를 반영해 제정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은 국제사회에서 인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고, 위반 시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으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대법원 역시 과거 판결에서 “대북 전단 살포는 북한 주민에게 실상을 알리는 공적 역할이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헌재 결정을 존중해 대북 전단 살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남북관계발전법이 아닌 다른 실정법을 적용해 전단 살포를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며 이를 뒤집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열릴 유관 부처 회의에서 항공안전법, 재난안전관리법, 고압가스안전관리법 등 현행 법령을 통해 대북 전단 살포를 실질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쟁점이 된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법적·사회적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가 남북 간 과도한 긴장과 대결을 초래하고, 접경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엄정 대응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도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긴장 완화 조치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납북자가족모임 등 대북 전단 살포를 지속하려는 단체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납북자 송환 및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은 제시하지 않은 채, 피해 가족과 탈북민에게 집회 중단만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대북 전단을 보내온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금까지 516명의 대한민국 국민을 납치해 갔다”며 “나는 브로커도, 외부 지원을 받는 사람도 아니며, 오직 납북자들의 생사를 밝히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가 보내는 전단에는 납북 피해자 7명의 얼굴과 납치 경위, 북한을 향한 생사 확인 및 송환 요구 메시지, 경고성 문구도 포함됐다. 납북자가족모임은 14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납치된 가족 소식 보내기’라는 이름으로 임진각 평화랜드 인근에서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전날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 헬륨가스를 반입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된 이후 “파티용 소형 헬륨가스도 압수 대상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라며 “이를 두고 입건하려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그는 “납북자 가족을 외면하고 억압한다면 조만간 현충원에서 김정은과 그 추종자들을 상징하는 인형 화형식을 진행하겠다”고도 밝혔다.
한편, 정부의 대북 전단 살포 금지 기조에 따라 경찰은 파주 등 접경 지역에 기동대와 순찰대를 24시간 배치해 관련 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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