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 “李 대통령 직접 위로시 대북 전단 살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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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vs. 접경지 안전… 대북전단 살포 논란 재점화
납북자 가족단체 “정부 요청 불구 전단 살포 강행할 것”
정부, 전단 살포 방지 대책 논의…경찰·지자체 현장 대응 강화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16 15:51:19

▲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 이유와 내용 등에 대해 설명하며 납북된 가족들의 생사 확인요청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납북자 가족 단체가 전단 살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납북 피해 가족을 위로하고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면 이를 중단하겠다는 조건을 내놓았다.

16일 최성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남북 대화를 통해 납북자의 생사 확인만이라도 해달라”며 “납북자 송환보다는 생사 확인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고교 시절 납북된 피해자 어머니들을 만나 위로한다면 전단 살포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전단 살포 과정에서 항공안전법에 따라 전단 무게를 2kg 이내로 제한하고, 고압가스관리법에 의거해 지방자치단체 등록 없이 헬륨가스를 운반하지 않는 등 법적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정부 조치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6·25 전쟁 이후 공식 인정된 납북 피해자가 총 516명이며, 이 중 5명은 1977년과 1978년 선유도와 홍도 인근에서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된 사례라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납북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할 예정”이라면서도 “한반도 정세와 국민 안전을 고려해 전단 살포 중단 요청은 헌재 결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서 최 대표는 “바람 조건이 적절한 1년에 약 15회 전단을 띄울 수 있다”며 “몰래 보내거나 드론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단 살포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납북자 가족을 직접 만나 위로하고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면 살포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특히 최 대표는 1997년 전남 홍도에서 수학여행 중 납북된 홍건표 씨와 이민교 씨 어머니인 김태옥, 김순례 씨를 이 대통령이 직접 만나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그는 “정부가 납북자 생사 확인을 하지 못한다면, 법을 내세워 가족들의 활동을 막지 말아야 한다”며 “납치를 저지른 범죄자를 잡아야 할 공권력이 오히려 피해자 가족들을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날 통일부 주재로 ‘대북전단 살포 중단 관련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 방지 대책과 사후 처벌 방안을 논의했다. 전후남북자피해가족연합회는 지난 14일부터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전단 살포를 예고하며 헬륨가스를 반입하려 했으나, 파주경찰서는 대북전단 살포 물품 반입을 금지하는 제한 통고를 내린 바 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 표현의 자유와 접경 지역 안전 문제를 함께 고려하는 균형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대북전단이 북한 주민에게 실상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접경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점을 이유로 전단 살포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과도한 규제는 국민 권리 침해라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취지를 존중하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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