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목숨 앗아간 역주행 사고 1주기, 서울시 ‘방호시설·보행환경 정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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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톤 트럭 충돌도 막는 SB1 울타리 설치…하반기 전면 공사 착수
시민들 “아직도 불안”…맞은편 낡은 울타리에 우려 지속
LED 표지판·석재 화분 등 서울 전역 100여 곳 안전 대책 시행 중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01 14:24:59

▲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 경찰과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70대 남성 운전자가 신호 대기하는 보행자들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 파악 중으로, 사상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1일,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청역 역주행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서울시는 1주기를 앞두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교통안전시설 보강과 보행환경 개선 등 후속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서울시는 사고 현장에 8톤 트럭이 시속 55km, 15도 각도로 충돌해도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SB1’ 등급 차량용 방호울타리를 긴급 설치했다. 역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교통안전시설도 추가로 설치됐으며, 조선호텔 앞에는 운전자의 오진입을 막기 위한 노면 색깔 유도선, 직진·좌회전 금지 노면표시 및 표지판, 신호기 등 다양한 시설이 보강됐다.

시는 또한 서울경찰청,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세종대로18길(시청앞∼조선호텔 구간), 소공로(서울광장∼한국은행 구간)의 보행환경 장기 개선 대책을 추진 중이다. 올해 7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친 뒤 하반기에는 차로 축소, 보도 확장, 횡단보도 신설, 방호울타리 정비 등의 공사가 본격 착수된다.

서울시 전역에서는 사고 위험이 높은 보행 취약 구간 101곳에 SB1 등급 방호울타리 설치가 진행 중이며, 운전자가 방향을 혼동하기 쉬운 58개 구간의 교통표지판은 LED 표지로 교체 완료됐다. 광화문 광장 등 인파가 몰리는 시민 공간 4곳에는 차량 진입 차단용 대형 석재 화분이, 횡단보도 턱 낮춤 구간 163곳에는 볼라드가 설치됐다.

제도 개선도 병행 중이다. 보행 공간이 부족한 도로에는 보도 신설과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가 추진되고 있으며, 정부에는 △조건부 운전면허제 도입 △면허 적성검사 강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제도화 등 제도적·기술적 개선책을 건의하고 있다.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반납을 유도하기 위해 반납 지원금도 기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사고 현장 맞은편에는 여전히 1년 전 부서졌던 울타리와 동일한 구조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 일부 시민들은 실질적이고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사고 예방의 핵심은 단순한 시설 정비를 넘어 운전자의 위험요소를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일본처럼 신차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의무화하거나, 미국과 호주처럼 의사가 고령 운전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평가해 조건부 면허를 발급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시청역 사고 1주기를 맞아 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보행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통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안타까운 사고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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