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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북부지역에 반환된 주한미군 공여지의 활용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반환공여지를 공공용도로 장기 임대해 도서관·창업지원센터·공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관련 입법이나 행정 절차가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2일 안보가에 따르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날 오전 제28회 국무회의에서 국방부에 경기북부 반환 공여지의 처리 방안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며 “지역 개발을 포함한 종합적 검토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의정부 유세 당시 “미군 반환 공여지가 개발되지 않고 있다”며 “법을 바꾸거나 장기 임대 등을 통해서라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경기북부는 오랜 기간 미군 주둔의 전략적 거점이었다. 파주·의정부·동두천·양주·포천 등에 집중된 미군 기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반환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반환된 공여지는 총 22개소, 면적은 약 1039만㎡(약 315만 평)에 달한다. 이 중 10곳은 매각을 완료했지만, 나머지 12곳은 여전히 ‘진행 중’ 상태다. 주된 사유로는 △인허가 지연 △환경오염 정화 지체 △지형의 사업성 부족 △징발재산의 소유권 문제 등이 꼽힌다.
국방부·지자체 협의체 검토…법 개정도 불사
“장기임대라도 개발하라”…이 , 전향적 검토 지시
도시 단절·상권 침체…“더는 방치할 수 없다”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이 지연되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병목 요인이 있다. 첫째는 환경오염 정화 문제다. 미군이 장기간 주둔했던 기지들은 토양과 지하수에 벙커유, 납,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스며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반환 이후에도 우선적으로 정화 작업이 필요하며, 이 과정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특히 정화의 주체와 비용 부담을 놓고 한국 정부와 미군 간의 협의가 길어지면서 개발 일정이 뒤로 밀리는 사례가 빈번했다.
둘째는 지형적 한계와 낮은 사업성이다. 반환된 부지 중 일부는 산악 지형에 위치하거나 도심과 떨어진 외곽 지역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 경우 기반시설 투자에 비해 개발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돼, 민간 사업자들이 사업 참여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셋째는 징발재산의 소유권 문제다. 과거 강제로 수용됐던 부지의 경우, 원소유주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원소유주가 해당 부지를 다시 매입할 여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공여지는 법적 소송에 휘말리거나 매각 자체가 지연되면서 장기간 방치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캠프 레드클라우드(의정부)·캠프 카일(의정부)·캠프 게리오웬(파주)·캠프 하우즈(파주)·짐볼스 훈련장(동두천) 등은 반환된 지 10~1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매각 절차나 개발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반환 공여지의 ‘무개발’ 상태가 장기화되며, 경기북부 주민들은 다양한 생활불편을 겪어왔다.
대표적인 문제는 도시공간의 단절이다. 예컨대 의정부시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캠프 레드클라우드가 2022년 반환됐지만, 여전히 높은 철조망과 텅 빈 부지만 시민들을 가로막고 있다. 도시 확장, 도로 연결, 공공시설 확충이 가로막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은 주변 집값 하락, 상권 침체, 인구 유출까지 겪고 있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기지 주변 지역은 여전히 개발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의 부지를 제대로 된 도시계획을 수립하거나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반환 공여지의 환경 정화·용도 변경·민간개발 유도 등을 포함한 범부처 협의체 구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방부와 지자체 간 협의 구조도 조정해, 군사 목적 해소 이후의 부지 활용이 유연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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