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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처벌 강화에도 관행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제네릭 과잉 경쟁이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신약 중심의 산업 주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6일 제약업계와 검찰에 따르면 불법 리베이트가 고질병으로 재확인되고 있다. 최근 검찰과 경찰 수사망에 다수의 제약사들이 줄줄이 포착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퍼지고 있다.
의료계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중견 제약사 3곳과 소속 직원들이 기소됐다. 대웅제약의 리베이트 영업 의혹도 재수사에 들어갔다. 고려제약은 의사 319명, 제약사 관계자 21명 등 총 340명이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적발됐고 이 중 2명은 구속됐다.
JW중외제약은 리베이트 자금을 복리후생비로 둔갑시켜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회사 관계자가 기소됐으며 첫 공판에서는 혐의를 부인한 상태다. 이 외에도 경보제약 안국약품 등 여러 제약사들이 관련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정부의 처벌은 계속 강화돼 왔다. 2010년 도입된 ‘쌍벌제’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뿐 아니라 수수한 의료진도 함께 처벌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그러나 의료계와 업계는 처벌 수위보다는 구조 개선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리베이트 문제를 수사기관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특별사법경찰관이 전문적으로 수사에 나서고 내부 고발자 보호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리베이트의 근본 원인으로 ‘제네릭 경쟁 과열’을 지적한다. 동일 성분 복제약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가격·광고 외 차별 요소가 부족한 약가 구조 속에서 영업 활동이 경쟁의 핵심 수단이 됐다는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직접 홍보가 어려운 구조에서 경쟁 약이 넘쳐나면 결국 ‘누가 더 많이 밀어주느냐’가 판매를 좌우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제품 품질보다는 영업력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현실에서 단순한 규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리베이트 구조를 분산하기 위한 방안으로 CSO(영업대행업체) 활용과 성분명 처방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CSO는 외부 인력을 활용해 제약사 직접 영업을 줄이고 성분명 처방은 의사의 브랜드 선택 권한을 제한해 리베이트 유인을 줄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CSO가 실질적 책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고, 성분명 처방이 확대될 경우 오히려 약사까지 리베이트 타깃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는 복제약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약 개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021년 시행된 ‘1+3 제한’ 약사법은 동일 생동성 자료를 이용한 제네릭 허가를 최대 4개사로 제한했지만 제네릭 공급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품목 수가 일부 줄긴 했지만, 여전히 공급이 과잉 상태”라며 “제약사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R&D 투자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많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에 비해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 투자 수준은 너무 낮다”며 “신약 중심으로 산업 체질을 바꾸려면 R&D에 대한 실질적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정부의 제약·바이오 연구개발 예산 중 산업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비중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후기 임상과 상업화 단계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를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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