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픈 마일리지 이대로 소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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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픈 마일리지 이대로 소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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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22 00:13:00

바야흐로 항공권 범람의 시대다. 저비용항공사들이 국내선을 넘어 국제선으로 노선을 확장하면서 해외여행 수요 도한 증가했다. 그럼에도 대형항공사를 고집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대게 그들이 비싼 값을 치르면서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고집하는 데에는 저비용항공사들과 견줬을 때 차별화된 서비스와 마일리지 누적 등이 주된 이유였다. 다만 마일리지 사용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은 고객들의 불만이었다.

일반적으로 마일리지는 항공권 구입 또는 좌석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하지만 막상 이를 통해 구매하려면 지극히 제한적이다. 성수기에는 마일리지 사용이 불가하며 비성수기일지라도 마일리지를 통해 구매가능좌석이 항공편마다 제한적인 탓에 항공권 구입이 애를 먹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이다. 더욱이 항공사 측은 각 항공편의 마일리지 구매가능 좌석 수를 밝히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마일리지 구입을 시도하다 실패해 개인의 일정에 맞게 항공권을 새로 구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게 마일리지를 누적해 온 이들이라면 구입 때에도 해당 항공사의 항공권을 구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항공사의 ‘꼼수영업’ 또는 ‘미끼영업’이라 힐난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간 불만이 대두되지 않았던 배경에는 적어도 적립한 마일리지가 소멸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써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안심했다. 하지만 그 안심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2019년 1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10년 전 적립된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은 2008년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10년으로 못 박는 약관변경을 실시한 바 있다. 이마저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난 10년간 상당한 항공권 구매고객들 대부분이 몰랐던 약관이었다.

최근 내년까지 누적마일리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항공사를 질타하는 목소리 또한 대두됐다. 그간 사용하기 힘들어 누적되기 시작한 마일리지 규모는 대한항공 1조9127억원, 아시아나항공 5476억원 등이다.

마일리지 사용요건을 낮추라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하지만 양대 항공사가 실시를 하던 그렇지 않던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양사 도합 2조5000억원 규모의 손쉬운 사용을 쉽게 허할지도 의문이지만 소멸 시한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하는 것 역시 썩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

사실 양사는 조용히 내년이 오길 바랐을지 모른다. 마일리지 소멸내용을 담은 약관을 변경한 뒤에도 마일리지 사용은 여전히 ‘누군가의 일’이었으며 내가 할인 또는 업그레이드 받는데 늘 제약이 뒤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선 항공권 마일리지 소멸시한이 3~5년에 불과한 외국 항공사들의 예를 들며 충분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물론 맞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기차보다 비행기 삯이 싸지도 않으며 유럽보다 항공기 탑승 빈도 또한 떨어진다.

국토가 좁고 항공기보다 다른 교통수단이 편리한 나라에서 항공권 구매 빈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자연히 마일리지 사용 기회 또한 저조한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데서 그간 항공사들의 이기적 경영이 질타 받는 이유다.

약관변경에 따른 마일리지 소멸의 여파가 항공사의 이익 면에선 분명 개진될 것이다. 잠재적 할인금액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 간과한 것이 있다. 소비자들은 점차 현명해지고 똑똑해지며 기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편은 점차 다양해진다는 점이다.

항공사 마일리지 고객은 어찌보면 충성 고객이다. 창공 위 최상의 서비스를 지향하겠다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신규 고객확대를 위해 애쓰기보다 충성고객을 위한 항공사의 배려 그 자체가 서비스임을 깨달아야 한다.

[김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도현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