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현장, 의료봉사 누가 간들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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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업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12 00:42:1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우한코로나)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증가폭이 조금 꺾이긴 했지만 확진자 수는 어느 덧 8000명을 내다보고 있다. 전체의 90%에 이르는 확진자가 대구·경북에서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 진료를 하는 의료진이나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는 시민이나 생지옥이 따로 없다. 한마디로 아수라도(阿修羅道) 같다.

이런 곳에도 도움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의 기부행렬이나 의사와 간호사의 의료봉사가 그렇다. 직접 도울 수 없는 사람은 멀리서나마 대구‧경북이 우한코로나를 딛고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 현장에서 환자를 살피는 의료인은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에게서는 흡사 20세기를 살고 간 한 위인이 연상되기도 한다.

‘비록 작은 것이라 해도 당신은 남들을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한다.’ 독일계 프랑스 의사인 알버트 슈바이쳐 박사의 말이다. 1875년생인 그는 38세의 늦은 나이에 의사가 됐고 프랑스령 아프리카의 랑바레네(가봉공화국)에 병원을 개설한 최초의 의사이기도 했다. 높은 온도와 습도 등 최악의 환경에서 진료를 해야 했다. 하지만 상처가 곪아 고생하던 환자가 진료 후에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는 행복해했다. 진정한 인류애를 보여준 위인으로 추앙받는 이유가 그것이다.

여야 정치인도 우한코로나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최근 ‘국민의당’으로 돌아온 안철수 대표가 눈에 띈다. 의사 출신인 그는 직접 우한코로나 창궐지역에서 옷소매를 걷어붙였다. 대구동산병원에서 그의 부인과 함께 의료봉사에 참여한 것이다.

우한코로나 집단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신천지교회를 압박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우한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정확한 명단이 필요했다. 그는 2월25일 신도명단 확보를 위해 신천지 총회본부로 직접 찾아갔다. 이달 2일에는 신천지교회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우한코로나 검사를 위해 신천지연수원을 급습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월22일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고 있던 대규모 광화문집회를 막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대규모 집회로 우한코로나가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었다. 현장에서는 물세례를 맞고 야유를 들었지만 실보다 득이 많았다는 평가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우한코로나 검사결과 음성판정이 나오자마자 2월25일 새마을 조끼를 입고 서울 종로의 한 건물을 찾았다. 직접 대형 분무기를 메고 소독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최근까지 이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일각에선 이들이 우한코로나를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감염병은 모두 함께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서 긍정 에너지를 전파했다고 본다.

누구이든 우한코로나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여야 정치인은 물론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 내부에서는 조금 씁쓸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의계와 의료계간 갈등이 그것이다. 한의계는 우한코로나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신청한 한의사들이 진료 등을 포함한 다른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배제돼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의료계는 우한코로나 진단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는 한의사의 영역이 아니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보면 감염병환자를 진단하는데 의사와 치과의사는 물론 한의사도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여기에 코(비강인두)와 입(구강인두), 객담 등을 통해 진행하는 검체 채취는 일선 한의과대학에서 실습을 하고 있는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한의계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