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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민주주의와 중국은 갔다…팬데믹 이후의 세계

감염병 대유행(팬데믹, pandemic)에 대한 각국의 대응 실상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4-08 09:13:05

 
▲ 최재기 공화주의 칼럼니스트.
그동안 그 실체를 제대로 가늠하기 어려웠던 각국의 보건의료 제도의 적실성과 위기대응 실력이 이번 우한코로나(covid-19) 사태로 절절히 드러났다. 영국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복지 슬로건을 자랑하며 그 대표 제도인 국민건강보장서비스(NHS) 제도는 인류에게 내세울 발명품이라고 주장했었고, 북유럽국가들은 자신들의 사회민주주의 복지제도를 노르딕 모델이라며 자랑했었다.
 
박은철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일 코로나 확진자가 15000명 이상(1일 기준) 발생한 국가와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의료 시스템에 따른 확진자 수와 사망률을 분석했다. 10개국 중 중국·이란 등 의료 체제가 상이한 국가를 제외한 8개국을 분석한 결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세금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NHS·국민보건서비스)하는 국가의 확진자와 사망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민간의료보험을 채택한 미국도 무너지고 있다. 반면 한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의료보험제도(NHI)를 채택한 나라는 확진자 수와 사망률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박 교수가 분석한 결과, 무상의료 국가 사망률은 9.2%로 의료보험 채택 국가(3.1%)3배를 보였다.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도 무상의료 국가는 139명으로, 의료보험 국가 평균 94명의 1.5배였다. 특히 영국은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가 37명으로, 인구 대비 환자 수가 많지 않은데도 사망률이 7.1%로 높았다. 중증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조선일보, 2020.4.3.)
 
주지하다시피 세계 최초의 사회복지 제도는 19세기 후반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제도화한 의료보험이었다. 후진국들보다 1세기 먼저 시작했음에도 유럽의 의료보장 제도에는 심각한 부실이 내재돼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주사파가 아닌 범 좌파라는 정체성을 내세우며 보건의료운동 하였던 사람들은 유럽 사회민주주의 국가의 보건의료 제도를 롤 모델로 삼자고, 특히 노르딕 모델을 따라해야 한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그 나라에서 실제로 운영되는 복지나 보건의료 제도의 적실성과 실력을 따져본 게 아니라, ‘사회민주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운동권들이 관념적으로 추종했기 때문에 그런 어이없는 주장을 한 것이라 본다.
 
운동권들의 주장과 달리, 사회민주주의 선진국들에서 국민보건 상의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보건의료 제도의 적실성과 위기대응 체제의 부실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경제가 무너진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복지 선진국이라 자부하던 영국이나 북유럽 국가들도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국민보건 상의 위기에 무기력했다. 무상의료 자랑하던 선진국들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국, 이탈리아 등 세금으로 의료를 운영하는 나라들은 공조직으로 움직이다 보니 의사들이 열심히 진료하고 코로나 사태 같은 응급 상황이 와도 제대로 대비할 동인이 없다고 말했다. 전병율 차 의과학대 교수는 영국 NHS 체계가 평상시 가벼운 증상을 관리하는 데는 좋지만 코로나라는 응급 상황에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무상의료라는 것이 껍데기만 남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인들을 공무원으로 만들고 그 재원을 국가 재정에서 조달하다보니, 남유럽 국가들처럼 경제 위기를 겪은 국가는 국가재정의 고갈로 의료계에 투입할 재정이 없어 의료 인력이 다른 나라로 떠나가 버렸다. 한편 경제는 괜찮지만 의료서비스의 국가공급 방식을 고수하던 영국이나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의료인들의 열정을 유인할 체계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름답게 치장됐던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체제와 제도가 존폐의 위기를 맞았다. 평등을 지나치게 제도화해 열심히 노력해도 보상이 없는 사회체제나, 무상의료를 핑계로 의료공급을 사실상 국유화한 나라들에서는, 우리나라 의료인들처럼 자발적 열정과 헌신을 기대할 수 없었다. 인간 본성에 반하는 사회주의 체제나 제도 하에서는 의료인들이 열심히 대비하고, 응급 상황에 대처할 동인이 없었던 것이다.
 
사회민주주의는 갔다
 
인류 역사에 등장한 정치경제체제 중 사회주의만큼 개념이 애매하고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정치경제체제도 없을 것이다.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19세기 말, 20세기 초엽에 맹위를 떨쳤던 사회주의는 신봉하는 사람마다 개념이 따로 있을 정도로 통일된 개념을 세울 수 없었다. 또 동일한 사람이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 사회주의를 다르게 묘사하기도 했다. 당장 과학적 사회주의의 교조라 불리는 엥겔스마저도 때에 따라 사회주의에 대한 묘사가 달랐다고 베른슈타인은 지적한다.
 
엥겔스는 한때 마르크스의 이른바 두 가지 발견’, 즉 유물론적 역사관과 잉여가치설을 통해 사회주의는 공상에서 과학이 되었다고 선언했다. 그때 엥겔스는 잉여가치 이론의 증명으로부터 사회주의의 필연성이 도출되는 것처럼 주장했다. 그러나 1884년에 엥겔스는 사회주의가 잉여가치론의 증명으로부터 과학적으로 따라 나온다는 견해에 강력히 반대한다.
 
사회의 사회주의적 변혁에 유리한 근거가 되는 것은 잉여가치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대중이 잉여가치에 가하는 비난이라는 것이다.”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외> 1)
 
결국 잉여가치론은 과학이나 역사의 필연이 아니라, 대중이 현 세계에 대해 비난할 수 있도록 하는 논리였던 것이다. 마르크스는 대중의 비난을 이끌어내기 위해 잉여가치론이라는 거대한 사기 도식을 만들었고, 이 사기 도식을 이용하여 레닌 일당은 권력욕에 사로잡힌 집단들을 모아 공산당을 구성한 후 대중을 선동해 권력 장악에 성공한 것이다.
 
사회주의의 본질은, 권력욕에 사로잡힌 공산주의자들이 잉여가치론과 같은 이데올로기로 대중의 시기심을 선동해 국가권력을 장악한 후, 자신들이 새로운 대중 착취 계급으로 등극하는 것이다. 공산주의자들은 권력 장악 과정에는 평등이나 민주, 공정이나 공화 등 온갖 미사여구를 슬로건으로 내세우지만, 일단 독재 체제를 구축한 후에는 이런 가치를 전면 부정하고, 전체주의적인 지배계급이 되는 것이다.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체제의 경직성을 기반으로 성립한 사회주의(내지 공산주의)는 자본주의 1.0 시스템에 대응하는 정치경제 체제였다. 공산당의 일당독재 철권통치 때문에 수정자본주의라는 자본주의 2.0 시스템이 작동하던 1970년대까지는 겨우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으나,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체제를 유지할 동력이 없어 스스로 해체됐다.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정치경제체제는 유지될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이후에도 유럽의 일부 인텔리들은 사회민주주의라는 변형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오랫동안 주장했다. 국민국가 시스템이 붕괴해 대량 난민이 발생하고 세계는 지식경제 시대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는데, 낡은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유럽 일부 인텔리들은 현실을 외면하고 헛된 관념만 붙들고 있었던 것이다.
 
유럽의 일부 인텔리들은 2년 전 트럼프가 낡은 세계주의(globalism)를 버리고 자국민은 자국 스스로 책임지는 애국주의(patriotism)를 주장했을 때도, 사회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오만한 자세를 견지했었다. 그러다가 이번 감염병 대유행 사태를 맞아 낡은 관념의 산물인 사회민주주의 체제가 얼마나 무기력한지 세계인들이 목도하게 됐다. 이제 사회민주주의는 존재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최고의 감염병 대유행(pandemic) 위기 대응 국가 타이완(대만) 
 
우리 의료인들의 헌신적 노력과 기업가들의 발 빠른 진단 키트 개발과 마스크 생산, 그리고 수준 높은 국민들의 협조 덕분에 감염병 사태가 다소 진정되자, 문재인 정권은 우리나라가 방역의 모범국이라고 자화자찬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국제적 평가는 다르다.
 
최근 외신들은 타이완(대만)pandemic 위기대응 모범국으로 규정하고 심층 분석 기사를 연달아 보도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2003년 사스(SARS) 경험을 통해 다음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공중 보건 대응 메커니즘을 확립했다. 잘 훈련되고 경험이 풍부한 공무원 팀이 위기를 신속하게 인식하고 긴급 관리 체계를 활성화해 새로운 비상 발병 상황에 대처했다. 일부 사람들은 중국과 같은 독재국가만이 그러한 급속하게 퍼지는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만의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은(의료 공무원들이 매일 사태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민주주의국가도 전염병에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사례로 꼽힌다.”
 
즉 대만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은 경험 있는 전문가가 의료위기 사태의 전면에 나서 나라 전체를 직접 통제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나 어설픈 정치인들이 설치다가 초기 방역에 실패한 우리나라와 대조된다. 그런데 이 칼럼이 꼽는 두 번째 요인은 의외이다.
 
왜 서방 국가들이 여전히 기회가 있었을 때인 1월과 2월에 대만의 선도 사례를 따르지 않았는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많은 관찰자들이 지적한 잠재적인 한 가지 요인은 대만은 다른 대부분의 정부와 달리 세계 보건기구 (WHO)의 구성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James Griffiths, CNN 2020.4.5.)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초기 대처에는 문제가 많았다. 세계보건기구의 경비의 상당부분을 제공하고, 사무총장 선출에 큰 역할을 한 중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다가, 필요한 조치들을 제때 내놓지 못해 WHO가 위기를 전 세계적으로 키웠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이런 WHO에 대처 판단을 맡기지 않아 대만은 방역의 모범국이 된 것이다.
 
중국은 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과 언제 발병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체주의 중국 정권의 공식 발표를 전 세계가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미 작년 10월에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발병했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
 
중국 공산 정권은 자국의 젊은 의사 리원량(李文亮)201912월 신종 바이러스 감염을 폭로하자 그의 입을 틀어막고, 경찰이 체포해 유언비어를 퍼트리지 않겠다(즉 진실을 말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강제 징구했고,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다. 감염병 대유행 사태가 정권의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사태를 감추는 데 급급했다.
 
또 중국 이외 지역에서 초기부터 대량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란 이탈리아 등은 모두 일대일로 사업으로 중국과 연계가 깊은 나라들이었다. 감염병 대유행은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외면하고 돈만 보고 중국과 엮이는 국가들은 조심하고 대비하는 게 좋을 것이다.
 
사회 제도(institution)는 인간의 본성에 거스르지 않고 그 본성이 자연스레 발현될 수 있도록 설계돼야,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사회주의는 인간의 생명과 자유에 대한 열망, 자유의 연장인 재산 소유에 대한 인간의 본성을 권력으로 개조할 수 있다는 위험한 발상을 가진 사고체계이다. 재산을 국유화하고 인간 정신을 단순화해 인민을 국가의 노예로 부리려는 거대한 사기극이다.
 
그러나 18세기 이래 세계 경제는 시장경제, 자본주의 경제가 아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가뜩이나 21세기는 지식 경제 시대이다. 공화주의와 시장경제만이 생산력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다.
 
이번 감염병 대유행(팬데믹, pandemic) 위기 이후 사회민주주의 제도와 관념은 사멸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탈 중국 현상이 현저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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