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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한국 경제에 더는 기적이나 요행수가 없다

부동산 대책으로 ‘천민자본주의’ 민낯 드러나, 냉소주의만 키워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8-02 17:25:50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요즘처럼 미래에 대해 예측을 하기 어려운 시절도 없었던 것 같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미궁이다. 가끔 섣부르거나 설익은 예측 혹은 막연한 자신감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팬데믹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글로벌 경제는 언제 정상화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뉴노멀(New Normal)’의 본질적 의미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글로벌 표준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미 일상이 되고 있는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뉴노멀의 정중앙에 있기도 하다. 이 거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는 줄에 서 있는 주자와 죽는 줄에 서 있는 주자의 명암이 뚜렷이 구분된다.
 
정부는 물론이고 심지어 기업이나 개인도 이 생존의 경쟁에서 예외가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쪽이 있는 반면에 위협이나 고통을 감내하지 못하고 결국 패퇴하고 마는 쪽이 있다. 구름이 걷히고 나면 각 주자들이 전혀 다른 위치에 가 있을 것이다. 누구나 승자의 편에 서려고 하지만 치열한 경쟁 구도 하에서는 패자가 더 많이 나오기 마련이다.
 
최근 정부에서 한국 경제가 기적적으로 선방하고 있고, 3분기부터는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발표해 깜짝 놀라게 했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하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상황이 상대적으로 경쟁국보다 낫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OECD가 발표한 회원국들의 금년도 경제 전망 예측치에서 비롯되고 있다. 정확하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에 지나치게 고무돼 마치 경제 우등생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지나친 낙관은 또 다른 화(禍)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주어진 환경이나 여건이 모두 다르므로 경제 성적표만을 두고 일희일비하는 것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다. 경제의 지속가능성 혹은 경제 주체들의 미래에 대한 비전 등의 측면에서 보면 과연 우리 경제가 긍정적인 궤도를 달리고 있냐는 점에서 의구심이 많이 든다. 특히 외생 변수에 민감한 구조적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정치적 프로파간다로만 들릴 뿐이고, 국민은 크게 실감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지수는 아직도 바닥이다. 재난지원금으로 반짝하던 소비심리도 다시 가라앉았다. 제조업의 시름은 더 깊어만 간다. 경제의 기초 체력이 무너지고, 여기저기서 둑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정부가 무슨 근거로 그런 낙관을 하는지에 대해 반문한다. 경제가 나빠도 계속 좋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허언(虛言)에 다시는 속지 않겠다는 반발 심리도 작동하고 있다.
 
실제로 실물경제의 현장에서 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과거의 IMF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경기회복 속도가 훨씬 더 더디다. 설상가상으로 갈수록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악화일로다. 수출 길도 막히고, 내수도 꽁꽁 얼어붙고 있으니 출구가 없다. 이들에게 OECD의 발표는 단지 뚱딴지같은 소리에 불과하다. 정부가 수시로 비상경제 대책 회의를 한다고 하지만은 시장이 반길만한 소식은 거의 없고, 마지못해서 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지 오래다.
 
최면에 걸린 듯 횡행하는 마녀사냥, 기업은 성장판 닫고 개인은 변칙과 비시장 요소 집착
 
선거 압승으로 초유의 거대 정부가 만들어졌다. 중앙과 지방에 더해 의회 권력까지 장악함으로써 무소불위의 전횡을 저지를 수 있는 여건이 생겨났다. 전통적 정치적 기반인 경제적 약자들의 지지를 업고 벌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상이다. 정부의 이런 행위에 대해 내심 손뼉을 치고 있는 부류들도 많다. 세금을 올리고, 추가적인 부(富)의 창출을 차단하기 위해 갖은 수단들을 동원한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 사태가 악용되기도 하고, 힘을 가진 집권 세력들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후퇴시키고 있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한국판 전체주의가 기승을 부린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막강한 국가 권력이 국민의 일상을 간섭 혹은 통제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적폐와 낡은 관행을 바로 잡는다는 차원에서 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나치면 오히려 시장이 왜곡되고, 모두가 패자가 되는 게임으로 전락하기 쉽다. 마치 최면에 걸린 듯처럼 횡행 되는 마녀사냥식 정책으로 경제는 활력을 잃어가고, 민심은 이반돼 국가의 동력이 상실된다.
 
연일 쏟아지는 부동산 대책과 동시에 부수적으로 대한민국 천민자본주의의 민낯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 가진 자들을 범죄인이나 도둑으로 취급하는 언행들이 거침없이 튀어나온다. 재력이나 권력을 동시에 가진 자들도 도마 위에 올라가고 있다. 부동산을 팔지 않으면 자리도 보전하지 못하고, 쫓겨나야 할 판이다. 어떤 시민단체에서는 다주택 국회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이제 이들도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국회 상임위에서 배제할 모양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식으로 서로 물고 물리는 추태들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해결은커녕 갈등과 불신의 폭만 더 키우고 있다. 사회적 격차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행위들이 그것을 부담해야 하는 부류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을 무시하거나 비웃는 반작용이 더 크게 작동한다. 누가 백기를 들게 될지는 시간이 더 지나고 봐야 결과가 나오겠지만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백해무익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경제는 심리다. 실의에 빠진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긍정적 선순환 구조로 반전시키기가 여간 쉽지 않다. 특히 위기의 상황에서는 시장에 대한 통제나 간섭보다는 더 많은 자유와 사기를 북돋워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 충분한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기업은 성장판을 닫고, 개인은 변칙이나 비(非)시장적 요소에 더 집착하게 된다. 돈이 많이 풀렸지만, 이 돈이 생산적인 곳으로 흐르지 않고 증시나 부동산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의 연장선에 있다.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대책을 내놓고, 낙관론을 제시하는 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이에 걸맞은 후속 조치나 촘촘한 그물망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냉소주의나 대중영합주의적 매너리즘만 확대 재생산할 뿐이다. 정치판은 경제 살리기와는 전혀 무관한 패싸움이 점입가경이며, 정부는 말만 번지르르하게 내놓고 손을 놓고 있는 듯하다. 경제에는 절대 요행수라는 것이 통하지 않는다. OECD 발표를 두고 우리 경제에 마치 기적이라도 생겨날 것처럼 호도하는 만큼 더 뒷걸음칠 수 있다는 경고음을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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