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운전대 문화…‘몰상식의 평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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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13-07-20 00:01:58

▲우리나라는 교통사고 건수나 사망자 등이 인구비율 대비 최고수준의 국가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교통사고는 22만3656건을 나타내 1시간에 25.5건의 사고 발생건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5392명으로 2시간에 1.23명꼴로 운명을 달리했다. 부상자는 34만4565명에 달해 2분에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중상을 입을 사람들은 평생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불구자의 몸이 되기도 했다. ▲2011년 기준 OECD 회원 32개국 중 우리나라의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4명으로 거의 최고 수준이다. 대부분의 국가가 1명 이하이고 2명 이상인 나라는 3개국에 불과하다. 소중한 목숨을 이처럼 어이없게도 교통사고로 많이 잃고 불구의 몸이 된다는 것은 개인과 가족의 큰 불행이기도 하지만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인명 손상으로 인해 유무형의 경제적 직·간접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문화적으로는 후진국 형 사고이기에 안타깝고 민망하기까지 한 자화상이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점잖고 학식 있는 사람도 두 가지 상황에만 처하면 속된말 ‘망가지는 인품’이 된다는 속설이 통한다. 하나는 운전대를 잡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예비군복을 입는 것이다. 예비군 복은 ‘몰상식 제복’이라거나 ‘사회적 평준화복’이라는 우스갯 소리까지 있을 정도다. 운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 법조인·의사·교수·CEO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조차 여차하면 막말을 하거나 접촉사고라도 나면 큰 소리를 내면서 싸우기도 한다. 1970~80년대만 해도 ‘마이카 시대’를 상상할 수 없었던 자동차 교통혁명이 몰고 온 씁쓸한 산업사회의 그늘이다.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30% 줄이기 위한 의욕적인 ‘교통사고 사상자 줄이기 종합대책’이라는 프로젝트를 내놨다. 이를 위한 대책으로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주간주행등 장착 의무화, ‘긴급구난자동전송시스템(e-call)’ 도입, 지방자치단체에 교통안전담당관 지정·운영 등의 실행계획을 추진한다. 5대 전략도 설정했다. 사람우선의 교통안전문화 정착, 안전지향형 인프라 확충, 교통약자에 대한 맞춤형 대책 마련, 사업용 차량 교통안전 강화 및 사고대응체계 고도화, 교통안전정책 추진체계 개선 등이 그것이다. 이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교통사고가 30% 감소하면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1.6명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이 조차도 OECD 회원국 중 상위권이다. 따라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근본 대책은 ‘교통문화의 개선’에 둬야 한다. 운전대를 잡으면 ‘몰상식의 평준화’가 되는 잘못된 문화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우리 스스로 가장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없다는 인식을 절치부심 가져야 한다. 이 같은 자성은 번드르르한 정부대책 보다 몇배 효과가 있다.

▲ 지난 2011년 기준 교통사고로 인한 총 비용이 12조7601억원에 달했다. 인적피해 비용 3조 3328억원(26.1%), 물적피해 비용 8조4237억원(66.0%), 사회기관 비용 1조36억원(7.9%) 등이다.

▲ 정부는 ‘사람 우선의 교통문화정착’을 위해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를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모든 도로로 확대하는 하편 음주운전 등 교통사고에 직접적 원인이 되는 법규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 정부는 전국 국도 중 교통사고위험구간 210개소를 대상으로 3150억원을 투입해 개선하고, 시설이 열악한 지방도를 중심으로 교통사고가 잦은 곳의 개선사업을 지속 추진한다. 대형 교통사고의 경우는 이처럼 위험구간에서 빈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통학차량 안전을 강화하고, 워킹스쿨버스 운영을 확대하는 등 통학로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 최근 늘어나고 있는 65세 이상 어른신들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맞춤형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을 수료한 어르신이 교육수료증을 제출하는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보험과 연계하는 사업도 진행될 계획이다.

▲ 2011년 기준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 수는 2.4명으로 OECD 32개국 중 30위다. OECD평균 1.2명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10.7명으로 OECD 32개국 중 29위, OECD평균 6.2명에 비해 1.7배 이상 높다.

▲ 자료:국토교통부

▲ 도표: ⓒ스카이데일리 최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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