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SK그룹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온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기획 체포설’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종로구 서린동에 있는 SK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전격 체포된 것과 관련해 이른바 ‘기획 체포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전 고문은 ‘SK그룹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왔다.
9일 검찰과 SK측에 따르면 대만경찰은 지난달 31일 대만 북부 지룽시에서 김씨를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 이를 한국 사법당국에 통보했다.
당시 김씨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함께 있었고 대만 경찰은 최 부회장을 함께 경찰서로 연행했다가 신분증과 항공권을 확인한 뒤 풀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최 부회장과 함께 긴 시간 동안 저녁식사를 한 뒤 함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최 부회장의 출입국 기록 등을 통해 당시 최 부회장이 현지에 체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일종의 ‘말 맞추기’ 정황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담당 재판부에 제출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김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검찰에 배당된 지 하루 만에 김씨가 체포됐고, 현장에 최 부회장도 함께 있었다는 내용이 연이어 알려지면서 기획 체포설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 부회장이 지난달까지 김씨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져왔다는 사실까지 더해 보면 이들이 서로 최 회장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기로 말을 맞췄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앞서 최 회장은 항소심 재판에서 “투자금은 김씨에게 속아 보낸 것이고, 자금을 횡령한 것도 김씨가 계획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SK 측은 “최 부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해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 김씨와 종종 만남을 가져왔다”며 “선고 공판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한 번 더 증인 출석을 종용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이 같은 일을 기획할 능력이 있었으면 이미 김씨를 한국으로 데려와 재판에 참여시켰을 것”이라며 “김씨가 체포된 것은 검찰과 정부가 대만 측에 요청해 이뤄진 것인 만큼 그룹이 체포 과정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씨는 2005년부터 SK그룹 최태원(53·구속) 회장으로부터 선물옵션 투자금 등 명목으로 수천억원을 송금받은 인물로 최 회장 측이 항소심 재판에서 “김씨에게 속아 투자금 보냈고 그가 횡령 범행을 계획했을 것”이라고 주장해 이 사건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김씨의 체포 소식 이후 SK측이 신청한 변론재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방대한 기록을 검토하고 판결문 작성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선고 공판을 내달 13일로 연기했다. <뉴시스/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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