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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박근희 “사망사고 사과…책임지고 재발 방지”

택배 노동자·종사자 거듭된 사망사고에 사과문 발표…“재발방지 대책 마련할 것”

택배 분류작업 별도 인력 4000명 투입…“업무강도 낮춰 노동자 건강·안전 최우선”

오창영기자(cyoh@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0-22 15: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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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사진)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CJ대한통운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최원우 기자] ⓒ스카이데일리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박근희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 보호를 위한 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몇 마디 말로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이은 택배기사님들의 사망에 대해 회사를 맡고 있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코로나로 물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세밀하게 챙기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묻고 살피고 있다”며 “대표로서 책임지고 이번 대책이 확실히 실행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 사과문 발표 이후 CJ대한통운은 택배 노동자들의 작업시간과 강도를 대폭 낮출 수 있는 종합 대책을 내놨다. 택배 분류 작업에 별도 인력을 늘리고 자동화시설을 확대하는 등 작업 강도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당장 다음달부터 택배 노동자들의 인수 업무를 돕는 분류 작업 인력을 4000명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현재 택배 현장에는 자동분류설비인 휠소터(wheel sorter)가 구축돼 있는데 분류 작업 인력 추가로 택배 노동자들의 작업 시간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CJ대한통운의 설명이다. 인력 추가로 매년 500억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류 작업 인력 투입으로 택배 노동자들은 오전 업무 개시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시간 선택 근무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역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오전 7시부터 12시 사이에 업무 개시 시간 조정이 가능해져 전체 근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CJ대한통운은 “업계 최초로 서브터미널에 휠소터를 전국 181곳에 구축했고 현재 전체 물량의 95%를 자동 분류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휠소터와 별도로 소형상품 전용분류장비(MP)를 추가로 구축하기 시작해 현재 35곳의 서브터미널에 설치를 마쳤으며 2022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현재 CJ대한통운이 처리하는 물량 중 소형택배화물 비율은 전체 90%에 이른다. 이에 소형상품 전용분류장비를 설치할 경우 택배 노동자들의 작업시간을 감소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CJ대한통운은 현장 자동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투자를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CJ대한통운은 택배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가입 여부도 직접 조사하고 산재 보험 가입도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택배 노동자들의 복지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CJ대한통운은 택배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장 혁신 및 관련 기술 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이 택배 노동자 근무 환경에 대해 개선 의지를 내비친 건 택배 노동자인 고 김원종(48)씨가 숨진 지 2주 만의 일이다. 지난 8일 서울 강북구에서 택배 업무를 수행하던 김씨는 배송 중 호흡 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일각에선 CJ대한통운의 행보가 한 박자 늦은 감이 없지 않느냐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21일 환노위가 CJ대한통운 강남물류센터를 직접 시찰하자 그제서야 CJ대한통운이 택배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 노동자가 사망한 후 2주 간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던 CJ대한통운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현장 시찰에 나서자 뒤늦게 사과문 발표에 이어 대책까지 내놨다”며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면 더 좋지 않았는지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사과문·대책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숨진 택배 노동자들의 유가족들에게 어떤 보상을 준비하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가족과 협의 중이라는 다소 미진한 답변을 내놨다. 택배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해당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입장을 내놓겠다고 했다.
 
대국민 사과·대책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앞두고도 CJ대한통운의 태도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국민 앞에 진정 있게 사과하겠다는 박 대표와 CJ대한통운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기자회견장을 찾은 사진기자들을 일부 언론만 남기고 모두 내보냈기 때문이다.
 
이에 CJ대한통운은 “기자회견장이 협소한 관계로 불가피하게 사진기자들을 일부만 남기기로 했다”며 “코로나 등 여러 사안이 겹친 만큼 널리 양해 바란다”고 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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