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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칼럼

위기의 롯데 운명 쥔 ‘황각규 파트너’ 송용덕

임기만료 앞둔 롯데그룹 핵심인사 대거교체 예상

안살림 도맡은 부회장 자리, 임기만료 1년 남아

5살 많은 송용덕, 이동우 쇄신행보 걸림돌 우려

김신기자(s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1-23 00: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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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신 편집인.
차가운 겨울과 함께 연말 임원인사 시즌이 찾아왔다. 매 년 임원인사 시즌이 그랬지만 올해는 유독 냉랭한 기류가 흐른다. 급변하는 기업 환경과 글로벌 경기침체, 코로나 사태 등으로 거의 모든 기업이 비상체제에 돌입하면서 대규모 쇄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탓이다. 이미 일부 기업에선 핵심 요직에 앉아 있던 인물들이 짐을 싸기도 했다.
 
향후 2~3주 사이가 특히 주목된다. 위기의 정도가 심각한 기업들의 임원인사가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이미 대대적인 쇄신 시그널이 엿보였던 기업들도 포함돼 있어 관심은 더해진다. 롯데그룹이 대표적이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유통구조의 변화, 코로나 사태 등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 롯데그룹은 앞서 그룹 2인자로 꼽혔던 황각규 전 부회장이 전격 사퇴했다.
 
그룹 오너인 신동빈 회장이 구치소에 수감됐을 시기 홀로 기업을 이끌며 명실공이 롯데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황 전 부회장의 사퇴는 롯데그룹 안팎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위기의 심각성이 남다르다는 의미로 여겨졌다. 이후 관심은 ‘황각규 다음’에 쏠렸고 그 결과는 몇 주안에 나올 예정이다.
 
현재 가장 많은 시선이 몰리는 곳은 임기 만료를 앞둔 핵심 인사들의 자리다. 현재 롯데그룹 내 핵심이라 불리든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롯데쇼핑 부회장),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롯데케미칼 사장), 이영호 롯데그룹 식품BU장(롯데제과 사장),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이사(부사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부사장),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호텔롯데 부사장) 등이 그들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인사들은 대부분 책임지고 있는 사업 부문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에서 향후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설령 자리를 지킨다 해도 입지가 영향력 측면에서 어느 정도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새로운 인물과 투톱 체제를 이루거나 책임·권한의 분산 등의 방식이다.
 
그나마 이들 인사들의 경우 ‘임기만료’라는 강력한 명분이 있어 교체나 변화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더욱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임기가 아직 남아 있는 핵심 인사들의 거취 문제다. 대대적인 쇄신을 위해 교체가 필수이긴 하나 아직 임기가 남은 임원의 교체는 신 회장 입장에서도 적잖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오너라한들 임기가 남은 핵심 인사를 무작위로 교체했다간 내부의 혼란과 불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 롯데그룹과 신 회장의 진짜 고민은 송용덕 부회장의 거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 부회장은 앞서 황 전 부회장과 함께 롯데그룹 투톱체제의 한 축을 차지해 온 인물이다. 올해 1월 취임 후 눈에 띄는 활약 보다는 조용한 행보를 보여 왔다. 황 전 부회장 퇴진 이후에는 이동우 부회장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다만 ‘쇄신’에 방점을 둔 새로운 인물과 기존 인물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다소 의구심이 남는다. 송 부회장의 나이가 무려 5살이나 많은 점은 ‘쇄신’을 주도할 적임자로 발탁된 이 부회장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안으로부터의 쇄신이 절실한 상황에서 송 부회장이 그룹 안살림을 전부 도맡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송 부회장의 임기만료 시점은 2022년 3월이다. 원래대로라면 올해 임원인사 대상자 명단에선 제외돼 있어 내년에도 이 부회장과 손발을 맞추게 된다. 만약 핵심 BU장들이 대거 교체된다면 사실상 ‘황각규 체제’ 하에서 활약하던 인물은 송 부회장 한 명만 남게 된다. 사업 수장들이 전부 교체됐어도 그룹 살림을 책임지는 예전 인물은 건재한 셈이다.
 
과연 이 경우 롯데그룹과 신 회장이 원하는 대대적인 쇄신과 이를 통한 과거의 영광 재현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재무·인사 등 그룹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의 쇄신 없이 사업 부문만 쇄신하는 것은 내부 체질개선 없이 단순히 겉모습만 바뀌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쇄신이 가능하다한들 그것은 언제든 원상 복귀될 수 있는 억지 쇄신 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롯데그룹 쇄신의 키는 송 부회장이 쥐고 있다. 개인의 거취인지 그룹의 운명인지 선택은 자유지만 대승적 결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권한을 이임하거나 축소해야 한다. 과감한 용퇴 결단도 선택지에 둬야 한다. 롯데그룹, 나아가 국내 유통산업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올해 롯데그룹 임원인사의 주인공은 다른 누구도 아닌 송 부회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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