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년 소상공인 은행 대출 6조8000억 공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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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대출 은행 7곳으로 확대… 중소·중견기업 정책금융 지원 규모 302조원
은성수“취약부문 지원 힘써 달라… 신혼부부·청년 대상 저금리 정책모기지 공급”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21 15:00:52

▲ 21일 금융위원회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사진) 주재로 ‘코로나19 대응 정책 평가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내년 금융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벼랑 끝에 몰려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중소기업에게 유동자금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실물경제를 회복하고 금융사의 건전성 악화를 최소화하는 금융정책도 구상한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21일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권 및 유관기관과 함께 ‘코로나19 대응 정책 평가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내년 금융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올해 코로나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성과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지원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내년에도 소상공인에 대한 시중은행 제2차 대출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면서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신속하고 안전하게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비대면 대출 비중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제2차 대출은 코로나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저금리로 유동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신용보증기금(신보)이 대출금의 95%를 보증하기 때문에 신용등급 8등급 수준인 소상공인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에서 집행된 2차 대출 승인액은 약 3조2000억원으로 집계돼 남은 6조8000억원을 내년 초에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중소·중견기업 정책금융(대출·보증) 지원 규모도 올해보다 16조9000억원 증가된 302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부는 3월 16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중소·중견기업에 우대 대출을 시행하도록 해 목표치(29조1000억원)를 초과한 32조5000억원 규모를 지원했다.

또한 방역의 성공이 경제를 회복시키는 지름길이라며 금융권에서 비상업무체계 등 방역의 성과가 극대화 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수도권 등에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본점 인력은 대체로 30% 수준에서 재택·분산근무를 시행 중이다. 3단계로 격상될 경우 이 비중을 40%로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 위원장은 “사회적 이동이 최소화되는 최악의 코로나 상황에서도 금융권은 최소한의 인력으로 금융시스템 기능을 유지하면서 필수적인 고객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전 금융권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업무체계를 점검해 주시고 시나리오별 비상업무체계를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향후 코로나 상황에 따라 한시적 금융지원 조치를 정상화하기 위한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실물경제의 건실한 회복을 뒷받침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4월부터 시작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이자 상환 유예 금액은 11월말 기준 8424건, 957억원으로 늘었다.

은 위원장은 “민간부문의 부채 증가는 실물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규모 금융지원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다”며 “산업별, 기업규모별, 고용시장별 회복속도에 차이가 예상되는 만큼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실물경제 동향을 촘촘히 모니터링 하면서 금융지원 정상화의 영역·시기·순서·방식 등에 대한 최적의 정책조합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코로나 이후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금융권이 앞장서 줄 것으로 요청했다. 특히 저출산 기조에 대응하고 고령사회에 대한 적응성을 높이는 것이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주요 정책과제라고 했다.

은 위원장은 “신혼부부, 청년들이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보금자리론 등 저리의 고정금리 정책모기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며 “어르신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고령자 친화적 금융환경 조성에도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금융위원회가 서민의 주거 안정화를 위해 40년 이상의 장기 모기지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 위기 대응과정에서 늘어난 시중 유동성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동성리스크란 거래량 부족 또는 시장 붕괴 등에 따른 시장가격 하락으로 은행 보유자산의 현금화 과정에서 손실 발생이 불가피해지는 리스크를 의미한다.

그는 “과도한 레버리지 확대는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경제의 활력을 저해할 수 있다”며 “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가 후유증을 겪지 않도록 고위험 자산으로의 지나친 쏠림 등 자산시장의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확대된 유동성이 질서있게 조정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