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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편드는 발언 등으로 코너에 몰리자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같은 당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공약을 비판하고 나섰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지지율 조사에서 박 전 장관이 우 의원을 크게 앞서고 있다. 10일 리얼미터가 지난 7~8일 조사해 발표한 TBS·YTN 의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26.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여야 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범여권 후보군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박 전 장관이 32.8%를 기록한 반면 우 의원은 11.7%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는 20%p 이상으로 벌어졌다.
특히 우 의원은 최근 박 전 시장 관련 발언으로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우 의원은 10일 자신의 SNS에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 제가 앞장서겠다”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전 시장의 정책을 계승한다고 하셨는데 공무원이 시장의 속옷을 정리하게 하고 시장 가족들이 먹을 명절 음식을 사는 일들도 정책으로 계승할 것인가”며 “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다. 이 글 덕분에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은 다시금 가슴을 뜯으며 명절을 맞이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박 전 시장을 계승하겠다던 우 예비후보가 어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노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하겠다고 나섰다”며 “전직 대통령의 올바른 뜻을 계승하겠다는 것에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을 계승하겠다며 피해자에게 또 다시 아픔을 주고서는 사퇴는커녕 사과한마디 없이 불평등하지 않은 서울, 누구나 꿈을 꾸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노 전 대통령의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우 의원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시장을 3번씩이나 당선시킨 사람으로서 쓸쓸히 보내는 유족들을 위로할 마음이었다”며 “피해자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박 전 시장) 유가족에게도 울고만 계시지 말고 정상적 생활로 돌아오시길 양쪽에 다 기원한다”고 해명했다.
앞서 우 의원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가 발표한 공약들은 구체성이 결여된 추상적 영역에 머물러 있어 오늘부터 날카롭게 정책역량 검증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1분 도시 공약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민주당 다운 공약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주 52시간제 도입에 반대한다고 하신 분이 느닷없이 5일도 아닌 4.5일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과거의 발언을 수시로 바꾸는 일관성 없는 행보로는 정책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장관이 이달 초 창동 차량기지를 방문해 ‘1000만원 공공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가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의 비판에 다음날 정책을 급히 수정한 사례를 언급하며 “서울시 행정은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 구청장, 시의원 등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데 협력과 소통의 도시정책을 펼치기에 부족한 후보가 아닌가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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