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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가 국내 판매 차량에 안전 보강재를 장착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기관에서 최우수 안전 등급을 받았다고 광고한 것을 두고 법원이 차주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한국토요타의 SUV RAV4 차주 2명이 한국토요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차량 당 80만원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미국에서 판매된 2015년 RAV4 차량은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전측면 충돌 테스트’에서 Good 등급을 받아 ‘가장 안전한 차량(Top Safety Pick)’에 선정된 바 있다. 또 2016년엔 Superior 등급을 받아 TSP+에 선정됐다.
당시 미국에서 판매된 2015~2016년 RAV4 차량에는 IIHS 전측면 충돌 테스트에 대비해 기존에 없던 브래킷(안전 보강재)이 운전석 범퍼레일에 추가로 장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토대로 한국토요타는 2015~2016년 RAV4 차량을 국내에 판매하며 ‘美 IIHS 최고 안전 차량에 선정됐다’는 내용의 카탈로그를 작성해 판매했다. 그러나 국내 판매 RAV4 차량에는 미국 판매 차량과 달리 안전 보강재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1월 9일 한국토요타가 이 사실을 은폐·누락한 잘못이 있다며 “기만적인 광고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광고 중지 명령과 함께 과징금 8억1700만원을 부과했다.
이후 RAV4 차주 317명은 2019년 5월 한국토요타에 차량 당 재산상 손해 300만원과 정신적 손해 200만원 등 총 14억여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RAV4 차주 315명은 한국토요타와의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아들였으나 차주 2명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소송을 계속했다.
재판부는 “해외 안전도 평가에서 필수적 사양인 안전 보강재가 국내 판매 차량에는 장착돼 있지 않았다”며 “한국토요타는 국내 판매 차량의 경우 해외 안전도 평가에서 우수 차량으로 선정될 수 없음에도 이런 사실을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 소비자로 하여금 국내 판매 차량도 해외 판매 차량과 마찬가지로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다”며 “이는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 기만적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사건 광고로 원고들의 자동차 사용 가치에 손해를 입었음을 뒷받침할 구체적·객관적 자료가 없다”며 “중고차 시세가 종전에 비해 하락했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차주 2명의 재산상 손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이 사건 각 광고를 통해 형성하게 된 신뢰와 기대를 침해당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됐다고 보는 것이 논리와 경험칙에 부합한다”며 차량 당 80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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