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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0~70년대 우리 국민들은 끼니 때우기도 급급했던 가난한 시절을 보냈다. 국민들은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급하다 보니 위생과는 동 떨어진 생활을 해야 했다. 따라서 당시에는 소위 ‘후진국형 질병’인 폐렴, 결핵, 디스토마 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흔한 일이었다. 이후 산업화를 거치면서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국민들도 점차 위생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하자 관련 제약사들이 직·간접 수혜를 입었다. ‘기생충 약물 개발’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신풍제약’도 그 중 하나다. 1962년 창업주인 장용택 회장이 설립한 신풍제약은 과거 ‘프라지콴텔’이라는 기생충 특효약을 개발해 큰 성공을 거둔 후 사세를 확장시켰다. 현재는 해외현지법인 등 국내외 총 5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매출 2211억원(2012년)을 올리는 중견 제약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1996년 창업주가 제약 외 타 분야에 진출하는 무리한 경영으로 신풍제약에 1166억원의 보증 채무를 남겼다. 결국 1997년 12월 IMF 직후 신풍제약은 부도를 맞았다. 장 회장은 2006년 보유한 신풍제약 지분을 대물변제 형식으로 갚으면서 최대 주주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장 회장의 아들 장원준 사장은 최대주주에 올라 업계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부도 직후 장 사장은 장내 매입을 통해 신풍제약의 지분율을 꾸준히 올려 자연스럽게 후계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장 회장이 부도를 낸 후에 오히려 아들이 의욕적인 주식 매입 행보에 나선 것은 충분히 논란이 될 사안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2009년 사장직에 오른 장원준 사장은 분식회계 혐의가 금융당국에 적발돼 경영 일선에 나선지 불과 3년 만에 물러나는 부침을 또 겪었다. 그 후에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리베이트 관련 비용 문제로 의사들로부터 거센 지탄과 송사에 휘말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가 신풍제약의 성장과정 및 경영현황과 지배구조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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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19080년대 국내 제약산업은 호황기를 누렸다. 신풍제약도 꾸준한 매출과 함께 ‘기생충 약물’ 개발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혈전용해제 ‘명심’, 종합비타민제 ‘바로코민’, 소염진통제 ‘로시덴 겔’ 등을 잇따라 히트하면서 성장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창업주인 장용택 회장의 보증 채무 위기로 부도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장 회장은 본인이 보유한 지분 전부를 대물변제하는 등 부침을 겪는 와중에 그의 아들인 장원준 사장이 최대주주에 올라 업계와 증권가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은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신풍제약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국내 제약산업은 오늘의 많은 대기업들이 성장하기 전인 지난 1960~80년대 최고의 호황을 구가했다. 당시만 해도 주요 상위권 제약기업들은 오늘의 대기업으로 인식될 만큼 국민적 인식이 좋아 젊은 층에게는 취업 1순위로 제약회사들이 꼽혔다.
제약산업의 호황은 전 산업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대중광고 물량에서도 그 입지가 확고했었다. 하지만 물질특허가 도입된 1987년 이후 국내 제약산업은 ‘지적재산권’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계기를 맞게 됐지만 성장한계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카피 또는 복제약 위주의 소위 ‘약장사’ 마케팅에 의존·성장해 온 제약산업은 신약개발 여력이 부족해 선진 외자제약사들에게 시장을 빼앗기기 시작했다. 아울러 그 사이 다른 업종인 전자, 조선,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의 분야는 제약산업과 비교가 안 될 만큼 비약적적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제약산업의 역사를 함께 호흡하고 지켜봐 온 회사 중에는 신풍제약도 있다. 이 회사는 1960년대에서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제약산업 호황기를 타고 꾸준한 성장을 지속했다. 특히 ‘기생충 약물’ 개발로 이름을 알린 신풍제약은 혈전용해제 ‘명심’, 종합비타민제 ‘바로코민’, 소염진통제 ‘로시덴 겔’ 등도 잇따라 히트하면서 호황기를 누렸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지난 6월 말 기준 신풍제약(주)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수단, 필리핀 등에 4개의 해외 현지법인을 보유해 총 5개의 계열사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신풍제약의 계열사(연결기준)들은 총 매출액 약 2297억원, 영업이익 약 385억원, 당기순이익 약 249억원을 각각 시현했다.
또 2012년에는 매출액 약 2211억원, 영업이익 약 242억원, 당기순이익 약 143억원 등을 시현해 전년에 비해 매출과 이익 모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기생충 약물 개발 주목, 매출 꾸준한 성장 이뤄
▲ 신풍제약은 창업주의 장남인 장원준 사장이 지분의 18.92%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또 최대주주 외 특수 관계자 13명은 지분의 15.37%를 보유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신풍제약은 지난 1962년 창업주인 장용택 회장이 설립한 신풍제약사가 그 전신이다.
장 회장은 회사 설립 후 기생충 약물 개발에 주력했다. 1974년 원료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취득했고, 비슷한 시기 ‘프라지콴텔’이라는 화합물이 간디스토마, 폐흡충 등 여러 기생충에 특효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주목을 받았다.
198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간·폐디스토마 치료제인 ‘프라지콴텔’ 원료 합성에 성공했다. 이 약물은 외국 제약사의 기존 방식과 달리 새로운 방식의 제조법으로 만들어져 이목을 끌었다.
1984년 반월공단에 KGMP(한국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공장을 준공했고, 같은 해 제약업계 최초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기도 했다.
이후 1986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고 1988년 중앙연구소, 아프리카 수단에 합작회사인 GMC를 설립했다. 또 1990년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며 상장회사로 거듭났다.
이어 1995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고, 1999년부터 본격적인 의약품 현지 생산·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2009년 창업주의 외아들인 장원준 사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고, 2008년 반월공단에 항말라리아제 전용공장을 준공했다.
또 2011년 유럽연합의 GMP(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인증을 획득했고, 이듬해인 2012년에는 말라리아복합제가 EMA(유럽의약품청)의 신약 허가 승인을 받는 성과를 이뤄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6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신풍제약의 최대주주(보통주 기준)는 지분의 18.92%를 보유한 장원준 사장으로 나타났다. 또 최대주주 외 특수 관계자 13명은 지분의 15.37%를 보유했다. 이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들의 총 지분율은 34.29%(1441만4672주)에 달했다.
특수관계인이 아닌 주요 주주 중에는 개인 자격의 대주주인 민 모씨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신풍제약 지분의 7.19%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개인 자격의 투자자인 정도로만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는 것이 증권가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너 부자(父子), 부도·분식회계 연이은 구설수
▲ 신풍제약은 과거 장용택 회장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약 1166억여원의 보증 채무를 서게 됐다. 하지만 1년여 후 부도를 내는 상황에 이르렀다. 장 회장은 자신이 가진 주식으로 대물변제 했지만 부실계열사 보증채무를 회사에 부담시킨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기소됐다. ⓒ스카이데일리
신풍제약은 설립 후 지금까지 꾸준한 실적을 기록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그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창업주인 장용택 회장은 지난 1995년 식품업 등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큰나무그룹을 설립했다. 하지만 무리한 확장과 경영부진으로 도산 위기에 빠지자 1996년 1월부터 8월까지 총 1166억여원의 보증 채무를 신풍제약에 부담토록 했다.
IMF한파가 불어 닥친 1997년 신풍제약은 결국 부도를 내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듬해 6월 수원 지방법원으로부터 화의개시결정을 받아 정상화에 나서는 행보를 보였다.
부도에 내몰렸던 신풍제약은 결국 정상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장 회장은 예금보험공사, 정리금융공사 등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의해 2006년 10월 자신이 보유한 지분 전량인 14.6%를 대물변제하고 최대 주주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3년 6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당시 장 회장이 보유한 신풍제약의 주식은 보통주 49만8819주, 우선주 2만877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16억2500만원 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2006년 11월 장 회장은 부실계열사 보증채무를 회사에 부담시킨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기소됐다.
장 회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대물변제하고 구속기소 되면서 경영상의 공백이 생겼다. 이에 2009년 장 회장의 외아들인 장원준 사장이 신풍제약의 경영 전반에 나서며 2세 경영이 시작됐다.
하지만 2011년 5월 장 사장의 회계처리 위반 사항(분식회계)이 적발돼 신풍제약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자 장 사장은 경영권을 내려 놓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 후 지금까지 전문경영인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신풍제약은 최근 리베이트 비용처리 문제로 고객인 의사들로부터 거센 지탄과 송사에 휘말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올해 6월 신풍제약에 대한 세무 조사를 실시하던 중 ‘접대성 경비’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신풍제약은 세금추징을 덜 당하기 위해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 명단과 1인당 얼마씩 지급했는지 등 금액까지 기재해 국세청에 제출한 것이다.
이에 국세청은 명단의 사실여부 확인에 들어갔고, 해당 의사들은 접대성 경비를 받은 적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불매운동을 하는 등 맞대응에 들어갔다.
부도 이후, 창업주의 아들 주식 매입 행보 ‘눈총’
▲ 1997년 신풍제약이 부도를 낸 이 후 장원준 사장의 지분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장 사장은 장용택 회장이 지분의 전부를 회사에 대물변제한 후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의혹의 목소리를 냈다. ⓒ스카이데일리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장용택 회장이 경영권을 내려 놓고 보유 주식 전부를 대물변제 했지만 경영권과 소유권이 그대로 그의 장남인 장원준 사장에게 이어진 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에 스카이데일리가 지난 1999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내용을 전부 확인해 본 결과 눈에 띄는 사안을 확인했다.
이는 1997년 신풍제약이 부도를 낸 이 후 장 사장의 지분율이 꾸준히 상승한 점이다.
▲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999년 6월 말 기준 장 사장의 신풍제약 지분율은 0.35%에 불과했다. 그 후 장 사장은 꾸준히 신풍제약의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고 2003년 3분기 말에는 지분율을 7.21% 까지 끌어올렸다. 또 이듬해인 2004년 1분기 말에는 지분율이 12.20%에 달했다.
이에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부도 이후 대물변제를 염두해 두고 장 사장의 지분율을 꾸준히 끌어 올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창업주인 장 회장의 지분율이 0%가 되는 동시에 장 사장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고 설명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장 회장은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의 빚을 회사에 떠넘기며 단 100억원의 지분으로 대물 변제하는데 그쳤고, 자연스럽게 회사는 아들에게 넘어갔다”며 “과거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부도 전 마련한 자금이 아들의 지분 매입을 위한 고의 부도 등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에 대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장 회장이 부도를 낸 후에 일어난 아들의 의욕적인 주식 매입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오너 일가의 도덕적 책임을 망각한 행위라고 비판 섞인 목소리가 나왔었다”고 전했다.
또한 창업주의 아들인 장원준 사장도 기업의 분식 회계를 일삼은 사실이 적발돼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최대주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도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장 사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15일 종가기준 약 403억원이며, 지난해 말 보유한 주식을 통해 얻은 배당금은 약 4억8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신풍제약 홍보실과 재무팀 관계자는 장 회장의 대물변제 건 및 장 사장의 최대주주 변동 배경에서 나오는 업계와 증권가의 의혹들에 대해 문의하자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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