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균형·수도권 경쟁력’ 둘 다 살릴 묘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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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리쇼어링 통해 경기회복 급선무
지역 특성산업 배치‧지역 인재 활용 제고 등
‘두 마리 토끼’ 잡을 중장기적 ‘투 트랙’ 필요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08 00:02:01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 경기 회복에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내년 말까지도 계속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V자형’ 반등 전망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탓에 경기가 조기에 회복되리라는 기대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최악 상황을 염두에 두고 다각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주목되는 건 정부가 해외공장을 국내로 유턴시키는 ‘리쇼어링’ 촉진을 위해 수도권 공장입지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수도권 규제는 서울·인천·경기지역의 경제력 집중과 인구 과밀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부작용이 상당한 게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해묵은 규제가 기업과 일자리를 해외로 내몬다는 지적에 정부가 귀를 기울인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수도권 규제가 시작된 것은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분산시키자는 취지로 1982년 수도권 정비계획법이 제정되면서부터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수도권을 떠나 지방으로 간 게 아니라 해외로 공장을 옮겨 가면서 되레 일자리만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런 실정이기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수도권 정비계획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수도권정비계획안을 입안할 때 수도권 내 접경지역의 발전과 지원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해 수도권 내 접경지역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국가 안보상 수도권 외 지역으로 이전이 어려운 공공청사의 신설 또는 증설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 해외 유수의 도시들과 경쟁하려면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경쟁력 있는 산업 유치 등이 가능토록 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 과거 수도권 규제정책을 폈던 영국·프랑스·일본 등이 수도권 경쟁력 강화로 돌아선 걸 눈여겨볼만 하다. 일본의 경우 2000년 초반부터 수도 도쿄에 첨단공장을 허용하는 등 수도권 규제를 풀어 해외로 나갔던 기업의 유턴이 본격화되고 있다.

리쇼어링은 요즘 세계 각국 정부의 화두가 되고 있다.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들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 유인책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말한다. 인재가 풍부한 수도권에 첨단업종이 다시 둥지를 틀고 있다. 특히 미국은 국가전략 차원에서 리쇼어링을 통해 세계의 패권을 지키겠다는 ‘일자리 자석’ 정책을 추진 중이다.

우리의 과제가 적잖다. 법인세 인하, 보조금 지원 같은 인센티브도 필요하지만 획일적인 주 52시간제 보완과 고용유연성,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 철폐 등 환경 개선이 요청된다. 문제는 수도권 규제 완화가 지역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에 비(非)수도권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다. 수도권 집중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 이상이 살고 있고 정부투자기관의 89%, 예금의 70%, 상장회사의 72%가 집중돼 있다. 전국 20대 대학의 80%도 수도권에 몰려있다.

수도권이 돈과 사람·기업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서 지방 경제는 고사(枯死) 직전의 위기상황에 몰려 있는 게 사실이다. 지역 특성을 살린 산업별 배치, 지역 인재 활용 제고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역균형 발전과 수도권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지혜를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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