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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 프로그램 챗GPT가 일반에 출시된 지 1년도 안 돼 많은 사람의 관심을 그러모으며 바야흐로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초거대 AI 도약 회의에서 AI 주권 확보를 강조한 것은 초거대 AI가 양보할 수 없는 ‘미래 먹을거리’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짜뉴스 등 거짓 정보에서 비롯되는 보안 문제 대응에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언어를 만들어내면서 인간과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챗GPT는 등장하자마자 디지털 문명을 획기적으로 진화시키는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픈AI에 뒤이어 구글·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카카오·KT 등이 초거대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AI 기술 경쟁에 가속도가 붙었다.
AI 기술 경쟁 분야는 흔히 ‘승자독식’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만큼 선도적 지위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자체 기술로 초거대 AI 모델을 보유한 국가가 10개 미만이다. 그중 강력한 초거대 AI 모델을 확보한 건 6개국이고, 여기에 초거대 AI 생태계까지 갖춘 나라는 한국·미국·중국 3개에 불과하다. 우리가 이 분야에서 글로벌 톱3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위상에 걸맞게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뉴욕에서 ‘디지털 변화를 수용하면서 자유·인권·연대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디지털 질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뉴욕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올해 1월에는 다보스포럼에서 디지털을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규정하는 ‘디지털 권리장전’을 마련할 것을 제시했고, 4월 하버드대에서도 디지털 심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규범과 질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의 디지털 위상은 어느 정도 확인된 셈이다. 이제는 국내에서 정부와 기업의 협업으로 지속적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심화 시대 핵심은 AI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은 필수”라면서 “정부는 마중물 역할을 담당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과감한 투자와 도전에 나서야 초거대 AI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민·관 협력 중요성을 역설했다.
AI 주권 확보는 디지털 시대 국가 경제·안보와 직결된 중요한 과제다. 특히 가짜뉴스와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도 “가짜뉴스가 AI와 디지털을 이용해 빛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우리 미래를 망칠 수 있다”며 위험성을 지적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는 중국 사이버 공격자들이 미국에 불리하고 중국에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위한 가짜뉴스를 퍼트린 것을 메타가 적발해 모두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공격자들은 발틱해를 지나는 노드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파괴한 것이 미국이라는 가짜뉴스를 여러 SNS 및 블로그 플랫폼을 통해 퍼트렸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른바 ‘세종대왕 맥북 던짐 사건’이 반복적으로 언급되자 이 허위질문에 챗GPT가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답해서 가짜뉴스의 파급력이 증명된 바 있다. 이후 AI가 학습을 통해 개선된 답변을 내놨지만 아직은 가짜뉴스에 취약하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첨단 기술은 자칫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첨단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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