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 마칠 것”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정치

美인·태사령관 “中, 육·해·공 무기 비축량 크게 늘려”
“中해방군 필리핀에 공격적 위험 활동… 나쁜 상황 초래”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1 08:18:35

▲ 20일(현지시간) 존 아퀼리노 美 인도·태평양사령관이 하원 법사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의 2027년 대만침공설에 무게를 실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관련한 미군 인도‧태평양(인‧태) 사령관 발언이 주목된다. 중국은 2027년까지 대만 무력통일 역량 확보를 위해 대대적으로 군사력을 증강 중이라는 게 골자다. 존 아퀼리노 인‧태 사령관이 20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분명한 시각을 드러냈다.

주한미군의 의미 역시 재인식하게 만드는 대목이며 2차 대전 이후 세계질서 속에 우리나라의 번영을 가능하게 한 미국 제해권(制海權) 즉 ‘항행의 자유’을 향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아퀼리노 사령관에 따르면 중국은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도 공격적인 군사력 확대·현대화와 강압적인 ‘회색지대’ 작전을 계속해 왔다.

즉 “모든 징후가 2027년까지 대만 무력 접수 준비를 마치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를 이행하고 있음을 말하며 시 주석 필요 일정에 맞출 능력을 갖췄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평화통일을 선호한다면서 ‘무력 사용을 포기한 바 없음’도 지적됐다.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에서 유례 없는 규모로 지상‧해상‧항공‧우주‧사이버‧정보 영역 군사력을 확충한 게 근거로 제시됐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부임 이래 지난 3년간 중국이 전투기 400대 이상, 주력 군함을 20척 이상 늘렸으며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 비축량을 2배 이상 확보했다고 짚었다. 특히 “중국이 핵무기를 2020년 대비 100% 늘린 게 가장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이날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이 남중국해 내 영유권을 주장하며 역내 필리핀 선박을 물대포·레이저로 공격하거나 선박으로 들이받는 등 공격적·호전적 행동을 벌여 왔다고 증언했다. “우리의 동맹 필리핀을 향한 호전적‧공격적 위험 활동을 볼 때 정말 위태로운 분쟁 지역이다. 나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나쁜 상황’이 급작스럽게 초래될 수 있음을 일깨웠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만약 필리핀의 선원이나 군인이나 그들의 구성원 중 한 명이라도 목숨을 잃을 경우 상호방위조약 5조가 발동될 수 있다”며 “우리 정책‧의사 결정자들이 매우 힘든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달 미국 주도의 새로운 3국(미‧일‧필) 정상 협의체 출범을 앞둔 만큼 태평양은 미‧중 대결의 주 전장(戰場)으로 떠올랐다. 2차 대전의 동아시아판인 태평양전쟁 종전 6년 만에 미국‧필리핀 상호방위조약이 맺어졌다. 1951년 8월 워싱턴DC에서 체결돼 1년 후 발효된다. 태평양 지역 내 미국의 첫 상호방위조약(군사동맹)이었다.

식민지와 식민 종주국 간 동맹이라 필리핀에 반미정서가 강했다. 그 결과 1992년 미국 철수를 실현했으나 중국의 부상과 함께 실질적 위협이 대두됐다. 유명무실해졌던 미·필 상호방위조약은 2020년대 들어 재강화 추세다. 8개 항으로 구성돼 양국 어느 한 쪽이 외부의 무력 공격을 받을 시 서로를 지원할 의무가 있으며 기한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처럼 무기한이다.

50여 년간 미국의 자치령이던 필리핀이 1946년 7월 필리핀 공화국으로 독립했다. 독립 후에도 수빅만(灣) 등 다수의 필리핀 내 군사기지에 미군이 주둔했다. 1950년 6·25전쟁 발발에 따라 아‧태 지역 내 미 우방국들과의 상호방위조약 필요성이 제기됐다.

필리핀은 베트남전쟁에도 약 1만 명의 군대를 파견했다. 다만 1970~80년대 미군에 의한 범죄가 부각되면서 우리나라 1990~2000년대처럼 반미감정이 증폭된 바 있다. 2014년 심화방위협력협정에서도 미군·필리핀군 간 상호교류 역량을 강화한 내용은 들어갔으나 미군 재주둔이나 핵무기 반입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이후 친중‧비동맹주의 성향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시 미국과의 관계가 더 불편해졌다. 2018년 필리핀 국방장관 명령으로 상호방위조약의 유지‧강화‧철폐 어느 쪽으로 갈지 검토할 목적의 용역이 주문되기도 한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마찰이 늘자 태도가 일변했다. 2023년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은 주필리핀 미군의 부활‧확대에 합의해 태평양 내 존재감을 높였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