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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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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결과를 정치 학술적 의미와 특징 및 쟁점으로 살펴본 후 새 국회에서의 정치 동학의 쟁점에 대해 다차원적으로 짚어보는 학술회의가 3일 개최됐다.
이날 학술회의는 냉전의 사고에서 이념 갈등으로 양분돼 온 여론이 디지털포퓰리즘과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온라인 여론에서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흐르며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에서 어긋난 선거 결과가 나왔음에 주목했다.
또한 총득표율 차이는 5.4%임에도 여당 90석 대 야당 161석이라는 결과로 불비례성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현행 선거제도의 개혁이 정치문화 개선과 함께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정치평론학회(이사장 김창기)가 서울 종로구 관훈클럽 정신용기금회관에서 ‘22대 총선과 새 국회 그리고 다층적 통치성’을 주제로 ‘2024년 춘계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한국정치평론학회와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경희대 공공대학원이 주최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했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지난달 10일 실시 되어 범야권이 191석을 차지하고 범여권이 108석을 얻는데 그친 제22대 총선 결과를 분석하고 이 같은 결과가 기인하게 된 이유를 찾는 전문가 주제 발표로 이어졌다. ‘레임덕’을 넘어서 ‘데드덕’ 상황에 몰렸다는 사면초가의 윤석열정부로 기인하게 한 보이지 않는 한국정치의 민낯에 대한 지적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김창기 한국정치평론학회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지도자와 리더는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여 국민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따라오게 하는 것이며 설득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이끄는 자”라며 “총선 결과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 방향이 매우 왜곡됐고 잘못됐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과 용산 그리고 여권이 얼마나 민심을 읽고 따라가려 했느냐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잘못된 방향을 알면서 같이 가는 건 지식인의 역할이 아니며, 무엇이 우리 정치를 위한 올바른 방향인지 이 자리를 통해 지평이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본 행사는 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의 ‘3·1 운동과 대학민국 : 자유주의적 시민혁명’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으로 시작했다. 정 교수는 “각 정치세력이 추진했던 ‘변화와 개혁’은 본질적이지 못하고 피상적 수준에 그쳤고 광복 이후 현재까지 대립과 국정 난맥이 이어진 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광복 100주년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심각한 대립과 갈등이 극복되지 못하고 남아 있으며 3·1 운동이야 말로 ‘기미독립혁명’으로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에 입각해 국민행복과 평화 통일을 추구하고 있는 데, 이의 정신과 정치적 함의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게 우리 민주주의의 큰 비극인 셈”이라고 짚었다.
첫 번째 세션은 ‘다층적 통치성의 안과 밖’을 주제로 이철순 부산대 교수가 진행했다. 채진원 경희대 교수의 ‘한국 민주주의와 정당공천제도 개방화의 명암’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이화용 경희대 교수의 ‘한국 이민정책의 현황 : 미등록 이주 아동 정책과 유엔 아동권리 협약 중심으로’ 논문 발표가 이어졌다. 김민혁 경희대 교수의 ‘냉전과 자유주의 : 반극단주의와 적정수준의 사회를 향한 지향’이라는 제목의 발표도 이어졌다. 토론은 이경민 교수, 한준성 강릉원주대 교수와 한수경 박사가 맡았다.
‘미국식 오픈 프라미어리(예비선거제)’가 22대 총선 공천에서 이뤄지지 못했음을 지적한 채 교수는 “국민참여경선제 공천이 아닌, 중앙정당이 계파공천을 하면서 정당 위기상황이 커지고 공천의 폐쇄성이 짙어지며 민심과 당심이 민주적으로 발현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정당 공천은 반드시 개방화돼야 하며 공천권 또한 국민에게 분산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민혁 경희대 교수는 한국의 이념 지형이 ‘냉전 자유주의(Cold War Liberalism)’로 구성됐음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이념적 양극화와 정치 타협이 사라진 것 자체가 자유주의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며 “20세기 중반 자유주의와 반공 이념, 자유시장경제가 개인주의적 문화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교조적 전통으로 널리 퍼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모습이 전후 ‘냉전 자유주의’로 귀결됐으며 광신주의와 독선주의 등의 문제가 이념 갈등 심화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개개인이 이 같은 ‘냉전 자유주의’를 경계하고 적정수준 사회로 가기 위한 자유주의적 삶의 방식과 가치를 추구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22대 총선과 한국 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은 손영준 국민대 교수의 진행 하에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의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과 디지털 포퓰리즘의 선거정치동학’ 주제발표와 길정아 고려대 교수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그들의 대표 정치인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2024년 국회의원선거 유권자 설문자료 분석’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로 꾸며졌다.
토론에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 송경재 상지대 교수가 참여했다.
고 교수는 “범 보수 여권이 압도적 패배를 당한 이유의 핵심에는 ‘디지털 포퓰리즘이 난무하는 대중 정치사회의 출현’이 깔려있다”며 “그 근거가 ‘압도적으로 증가한 정당 당원 수’로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급속하게 증가해왔으며 이는 영국과 독일과 단순 비교해도 압도적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의 기반에 놓인 게 ‘초소통 사회의 출현’”으로 “정치적 여론 형성 속도가 압축적이며 폭발적 성격을 띠면서 선과 악의 대결장, 디지털포퓰리즘의 운동장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을 한 고 교수는 “‘조국 신드롬’도 같은 맥락에서 하루아침에 거짓의 아이콘으로 전락하거나 떠오르는 것도 이 같은 ‘디지털포퓰리즘’이 만들어낸 동전의 양면과 같은 현상이며 현재는 그 타깃이 ‘윤석열’이 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참패 원인에 대해 고 교수는 “그가 스스로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은 집권 3년 동안 ‘거짓과 위선’이 됐으며 한동훈 영웅주의까지 결속시켜 86세대를 따라간 것”이라며 “박근혜정부 과오를 딛고 ‘탄핵의 강’을 건너려 했던 보수세력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독선과 국정실정을 반복하며 심판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국민의힘은 현상유지의 소극적 태도만 보여 왔는데, 이제 영남에 의존한 정치적 생존모델은 한계에 다달했다”며 “총 득표율 차이가 5.4%에서 의석수가 161대 90석으로 불비례성이 극단화한 상황에서 시민 지지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지 말고 선거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그들의 대표 정치인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 2024년 구회의원 선거 유권자 설문자료 분석’을 주제 발표를 한 길정아 고려대 교수는 2022년 대선 결과와 2024년 총선 결과에 대한 여·야 후보자에 대한 주요 호감도와 지지도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대해 당 내·외부에서 지지하는 정당과 선호하는 정당을 대표하는 정치인들 간의 지지층 내부에 상이한 태도가 나타났다.
길 교수는 “지지층 상당수가 자신이 지지하는 높은 선호를 가져도 이들을 대표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를 내고 있었다”며 “한국 선거정치와 정당 정치는 다면적으로 정치권력은 다면적인 모습이 많아 정국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정치·당내 민주주의·팬덤 등에 대해서 다양한 이슈를 함께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에서 주목을 받았던 ‘출구조사’와 ‘결과’에 대해 깊은 불신을 나타낸 송편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여론조사 결과가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고 통계도 숫자만 보면 엉망인 경우가 많다”며 “숫자만 보고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는 정치문화에 대한 분석이 없었던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했다. 이어 “단순 통계 숫자에 기인하는 게 아니라 보다 학술적이며 다차원적 분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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