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칼럼] 역대 최강 ‘선거방송심의위’가 위험하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민주당 등 범 좌익 세력은 선방위 무력화 노린 총공세 중
원칙 살아 있는 심의 활동으로 해방구 방송 MBC 견제 앞장
방송 정상화에 찬물 끼얹은 홍철호 정무수석부터 잘라 내야

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07 06:31:01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좌익 세력의 화력이 초집중되고 있는 사안은 둘이다. 하나는 채상병 특검이고, 또 하나는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 무력화 작전이다. 둘 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한 포석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저들의 무차별 공세에 비해 우리 대응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둘이 무력화될 경우 방송 질서가 뒤집힐 수 있는데도 이렇게 한가하다.

더 놀라운 건 채 상황 파악을 못하는 윤석열정부의 허접한 실력이다. 그걸 새삼 보여 준 게 정무수석 홍철호의 해프닝이다. 그가 지난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 방송에 무더기 징계를 때린 방심위·선방위 활동이 “국민에게 대통령을 좋지 않게 보이게 할 수도 있다”고 헛소리를 했다. “(방송 징계에) 신중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있을 것이란 황당한 발언도 곁들였다.

어이없고 참담하다. 엄연히 민간 독립기구인 방심위·선방위에 어떻게 정부가 관여한단 말인가? 지난주 이재명을 만날 때 윤석열 대통령은 “민간 독립기구인 방심위에 대해 관여한 바 없다”고 밝힌 바도 있다. 당시 배석했던 홍철호는 대화 내용은 물론 업무 파악도 채 안 됐다는 뜻이다. 게다가 좌익은 두 기구 무력화에 돌입했는데 그에 동조하는 듯한 ‘자책골 발언’은 또 뭔가?

세상이 알 듯 좌익은 선방위 무력화에 목숨을 걸었다. 선방위는 총선 기간을 전후한 방송 내용 심의를 위한 한시적 심의기구다. 모두 9명으로 구성된 선방위는 행정지도(의견 제시·권고 등)나 법정 제재(주의·경고·관계자 징계·과징금 등)의 법적 권한을 갖는다. 지난 5개월 활동 중 대표적인 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악의적 보도에 매달렸던 MBC를 줄징계해 온 것이다.

뜻밖인 건 그동안 선방위의 눈 밖에 났던 MBC·YTN·CBS 등의 역공이다. 저들은 좌파 시민단체와 함께 돌연 선방위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저들의 표현으론 선방위가 ‘입틀막 제재’를 했다고 난리다. 과도한 심의로 언론 자유가 위축됐다는 후안무치한 주장도 곁들였다. 그와 별도로 MBC는 재심의를 요구해 놓고 있다. 명분을 쌓아 놓고 나중에 치겠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저들은 왜 저렇게 날뛸까? 민주당의 총선 압승 이후 저들은 선방위 심의 불복 투쟁으로 싹 돌아선 것이다. 그와 별도로 범 좌익 세력의 선방위 심의 불복 투쟁 배경엔 올해 말로 예정된 MBC 재허가 취소를 선제 차단하겠다는 큰 그림도 있다. 현재까지 MBC에 쌓인 벌점으로 보아 그 끔찍한 해방구 방송은 방송사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물론 그건 방심위·선방위의 냉정한 심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그중 컸던 게 ‘김만배·신학림 허위 녹취록 보도’나 ‘바이든 날리면’ 그리고 ‘날씨1’ 같은 왜곡·편파 보도 등에 대한 제재였다. 방심위와 선방위는 이들에 법정 제재인 과징금 4500만 원과 관계자 징계·경고·주의 등 법정 제재를 수차례 의결했다.

여기에 더해 선방위는 총선 기간 MBC의 편향 보도가 사실상 선거 개입에 해당된다는 지적을 해 왔다. 좌파는 MBC 중징계가 터무니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그건 말도 아닌 소리다. 이 모든 상황을 자초한 건 바로 저들이다. “선거 방송 사상 이처럼 악의적이고 노골적인 불공정 보도 사례는 없었다”는 얼마 전 공정언론국민연대 성명이 백 번 맞다.

오늘 진실을 말할까? MBC의 선거 보도는 방송이 아니었다. 방송을 가장한 민주당 정치 하청업자의 선전선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선방위는 그 무법천지를 다스린 최강의 심의기구였다. 새삼 박수를 보내는 건 예전의 선방위처럼 물방망이 징계를 반복하지 않은 점이다. 총선에서 누가 승리할지를 곁눈질하면서 어울렁더울렁 넘어가는 대신 그들은 원칙있는 심의라는 정도를 선택했다.

요즘 누구나 말한다. 어수선한 방송가에서 그나마 중심을 잡아 온 건 류희림이 버티고 있는 방심위였고, 이번 선방위의 활동이었다. 좌파가 9명인 위원 중 백선기·권재홍·손형기·최철호·김문환 등 다섯 명을 고발한 것도 실은 훈장감에 다름 아니다. 그들이 원칙에 충실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좌익의 방심위·선방위 무력화 작전이란 것도 그들의 활동이 얼마나 눈엣가시였고 아팠던가를 재삼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거듭 견해를 표명한다. 향후 선방위원들이 ‘중징계를 남발했던 눈치 없는 역적’으로 내몰리는 일이 결코 없길 바란다. 그들을 지켜 주지 못한다면 방송가는 무법천지의 혁명적 상황을 맞게 되며 법치마저 무너진다. 윤 대통령 탄핵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피아(彼我) 구분도 못하는 바보 수석 홍철호부터 깔끔하게 정리하길 바란다. 그게 방송 정상화의 의지를 보여 주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