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암진단 후 산정특례 혜택 제대로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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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 보상 다 해준다며 암보험 가입 필요 없다는 논리는 너무 극단적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06 17:00:04

“암 걸리면 어차피 나라에서 보상 모두 해주니까 보험 가입할 필요 없는 것 아닌가요?”

필자가 상담 현장에서 15년간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다. 어떤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 내용이 대략 무엇인지 아느냐고 되물으면 대부분 그냥 어디서 들었다는 식으로 답변하며 상세 내용에 대한 부분은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산정특례제도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자칫 암진단 후 잘못 알고 있는 내용 때문에 큰 지출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관련 내용을 제대로 알고 (암)보험 가입 고민을 해야하는 이유다.

먼저 산정특례제도란 진료비 부담이 크고 장기간 치료가 요구되는 일부 질환들에 대해 건강보험에서 급여 부분에 해당하는 본인부담금을 경감하는 제도다. 암과 관련해서는 외래·입원 진료 시 요양급여 비용총액의 5%를 부담하면 된다. 그런데 이 부분을 그냥 나라에서 보상을 거의 다 해준다고 해석하면서 내가 부담하는 병원비는 진짜 얼마 안 되니까 암보험을 비롯해 실손보험까지도 필요가 있냐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암진단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예후가 좋아 치료과정 자체가 복잡하지 않고 대부분 급여치료가 적용이 됐을 때는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의외로 많다. 비급여치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 필자의 고객 사례만 보더라도 암수술은 하지 않고 급여적용이 되는 항암치료만 받고 위암을 완치한 경우가 있는 반면에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하면서 고액의 비급여 항암치료제까지 병행한 경우도 있었다. 이분의 배우자 말에 따르면 나라에서 보상해 주는 부분이 작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급여 치료들 앞에선 무용지물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온전히 개인 비용으로 해당 치료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그 금액은 단순히 백만 원 단위가 아닌 천만 원 단위다.

인터넷에 암치료 사례들을 조금만 찾아봐도 암치료 비용은 병변의 예후에 따라 그 차이가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단순히 산정특례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예후 좋은 암완치자로부터 들은 내용만으로 암보험과 그 외의 보험들을 두고 가입 타당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그리 좋은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보험상품 가입이 개인의 생각이 반영돼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보험 가입 하지 않는 걸 정당화하기 위해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

보험가입은 무엇보다 명확한 이유를 가지고 정확한 셈법을 해가면서 선택해야 하는 문제다. 보험 가입을 해야 하는 것이 무조건 올바르고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큰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 보험인 만큼 극단적인 사례를 보고 가입 또는 가입거절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암치료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 가입 선택을 하는 것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내 주변인의 몫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암치료 산정특례제도에 대한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고 (암)보험가입을 신중히 판단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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